이의용, "뜨는 도시 남양주에 '종합도시' 방점 찍을 것"

성완종 리스트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던 시기. 

4.29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터진 악재는 여당의 선거 전망을 어둡게 했다. 

선거의 지역특성마저 여당에 불리했다. 관악을, 성남 중원 등 많은 지역구는 전통적인 야당 강세였다. 누구도 여당의 승리를 장담하지 못했던 때였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싸움에서 새누리당이 꺼내든 카드는 '지역일꾼론'이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그간 자신이 공천을 겪으면서 받은 한을 4.29 재보궐 선거에 녹인 듯 했다. 새누리당은 앞치마를 쓰고 장갑을 끼고 지역주민의 살림꾼을 자처했다. 그 결과 당초 예상을 뒤집고 재보궐 선거에서 광주를 제외한 지역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지역일꾼론'의 승리였다.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재미를 톡톡히 본 새누리당이 오는 20대 총선에서도 '지역일꾼론'을 꺼내들 가능성이 큰 가운데, 전략공천이 아닌 지역 일꾼론을 간절히 원해온 지역이 있다. 바로 경기 남양주 을 지역이다.

남양주을은 경기북부에 위치해 선거때마다 여당의 강세가 예상됐지만 새누리당은 이 지역에서 두번이나 전략공천에 실패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었던 박기춘 의원에게 번번히 지역을 내줘야했다.

두번의 선거 패배는 '능력있는 지역의 토박이가 아니면 뽑지 않는다'는 남양주을의 민심을 외면한 결과로 풀이됐다. 20대 총선에서는 묵묵히 일해온 지역 일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런 바람속에서 기초의원과 광역의원을 거치며 정치 내공을 쌓아온 토박이로 평가되는 새누리당 이의용 당협위원장은 남양주을에 가장 적합한 후보로 지목됐다. 그를 남양주을로 찾아가 만났다.

이의용 당협위원장은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에 대해 "2002년에 시 의원중에 19명이 남양주 시의원이었는데 대학을 나온 사람이 2명밖에 없었고, 대학원을 나온 사람은 저 하나밖에 없었다"면서 "그만큼 지역의 토착민들이 여론을 주도했다"고 회상했다.

치열하게 공부해 지역의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지역의 경조사를 열심히 쫓아다니는 사람들이 지도자가 되는 현상을 목격했고, 이를 바꾸기 위해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는 설명이었다.

이어 "시의원에 당선된 이후에는 기초의원 활동을 하면서 단체장에 끌려가지 않고 정책적 목소리를 자주 냈다"면서 "기존 지역 오피니언들에게 너무 튄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당시 실무를 하는 공무원들에게는 역시 다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그는 당시에 실무자들에게 받은 호평과 동료의원들의 미움과 시기어린 질책 사이에서 적절히 소통해가면서 8년간 기초의원 의정활동을 풀어 나갔다. 기초의원들의 지역 정치활동은 중앙정치보다 훨씬 잘 피드백되는데, 이런 풍토가 그의 정치 경험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8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그는 경기도의회 광역의원도 지냈다.

그는 "기초의원 출신 국회의원도 많고, 광역의원 출신 국회의원도 꽤 많지만, 이 둘을 다 거친 국회의원은 별로 많지가 않을 것"이라며 "아직 사례를 못봤다"고 했다. 규모가 다른 두 의회를 거치면서 생활정치부터 중앙정치까지 포괄할 수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 자질을 갖춰나간 셈이다.

이의용 위원장은 남양주 을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는 "예측 가능한 행정이 약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고 밝혔다. 외부 유입 이후 정착 비율이 50%가 넘는 '살기 좋은 동네'인 남양주이지만 아직 '베드타운'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그는 "남양주에 남양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없다"면서 "직업과 주거의 균형을 맞춘 자급자족 가능한 도시로 하루 빨리 거듭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다핵개발에서 벗어나 남양주를 꿰뚫는 중앙 시설이 필요하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광장개념의 큰 공원 ▲ 진접읍 내 구/신도시 인도교로 연결 ▲ 왕숙천 생태하천 개발 ▲ 남양주 문화예술회관 건립 ▲별내신도시 도시지원시설용지 조기 분양 등을 꼽았다.

그는 공원 사업에 대해서는 "광장 개념의 큰 공원이 없어 지역 주민들이 일거에 1000명, 2000명씩 모이면 일대 혼란이 일어난다"면서 "현재 광장을 만들 수 있는 3만평 부지가 있어 충분히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광장 개념의 공원이 야외공연장이나 5일장 등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경제적 효율성도 담보할 수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또 왕숙천 생태 하천 개발에 대해서는 "남양주에는 전국적으로 흔치 않은 크고 넓은 하천이 있는데, 예전에 왕이 잤다고 해서 왕숙천이라 불린다"면서 "지금은 방치 돼 있는 것이나 다름없지만 이 부분을 주민들이 휴식 등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왕숙천은 강 폭이 넓어 청계천이나 한강처럼 도심에 있는 하천처럼 개발하고도 생태를 충분히 살릴 수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개발과 생태 사이에 적절한 균형감을 가지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기자에게 풀어 설명했다.

문화·예술 회관 건립으로 문화시설을 확충하겠다는 방안에 대해서는 "남양주가 시에서도 읍·면·동별로 체육관과 문화시설을 짓다보니 규모가 크지 않다"면서 "500석 이상인 곳이 한 군데도 없다"고 개탄했다. 특히 청소년 문화·예술 관련 시설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별내신도시 도시지원시설용지에 대해서는 "LH가 5만여 평을 미개발 지역으로 방치해 나대지로 놓여있다"면서 "분양가가 높게 책정 돼 있고, 각종 규제로 인해 들어설 기업이 없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LH와 협의기구를 만들거나 기업유치추진위원회 등을 만들어 정치권에서 나서서 논의기구를 만드는 방법으로 압박도 하고 협의도 해보겠다"고 말했다.

빠른 시일내에 남양주가 잠을 자는 주거지역에서 벗어나, 타 지역으로 이동하지 않더라고 문화시설까지 누릴 수 있는 종합도시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복안이다. 지역 토박이자 기초의원출신 답게 생태부터 문화까지 남양주의 미래에 대한 종합적인 밑그림을 그려놓고 있었다.

그는 당과 개인정치 사이에서 갈등이 생긴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원론적으로는 당론을 따라가되 지역 주민 의견을 평소에 잘 청취하고 들었던 이야기들을 충분히 반영하도록 노력하는 방향으로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의용 위원장은 민감할 수 있는 질문인 공천룰에 따른 유불리를 묻는 질문에 관해서는 "어떤 룰도 상관 없으니 경선과정만 거쳤으면 좋겠다"고 답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본인으로 단수공천한다 해도 그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지역민심을 읽어낸 정치인의 자격으로 당당하게 본선에 임하고 싶다고 했다. 소통하는 정치인을 자신하는 그만의 자신감으로 보였다.

이 위원장은 지역주민들에게 기억되고 싶은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는 "술자리를 좋아하는데 꼭 지역에서 먹고 선술집을 선호한다"며 "편하게 주민들과 접촉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도 했다.

또 깨끗한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저도 의원을 12년을 했는데 아직 금전 구설수는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자랑스럽게 생각한적은 없지만 굉장히 떳떳하다. 바보소리도 듣지만 그래도 그 이야기를 계속 듣고 싶다"고 담담하게 털어놨다.

이렇다할 현역 출마 소식이 없어 '무주공산'으로 비쳐지기도 하는 남양주 을. 지역민심을 바닥부터 훑어 올라온 이의용 당협위원장이 당선돼 흩어져 개발돼 있는 남양주를 하나로 묶어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