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보수가 나아갈 길 묵묵히 공부하는 '초심의 정치인'으로 불렸으면
  • ▲ 새누리당 정준길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은 지난 3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서울 광진 을은 잠재력이 많은 지역"이라며 "제대로만 개발하면 잠실이나 강남보다 더 좋은 동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정준길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은 지난 3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서울 광진 을은 잠재력이 많은 지역"이라며 "제대로만 개발하면 잠실이나 강남보다 더 좋은 동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40여년 전에는 잠실과 강남보다도 더 부유했던 동네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주목받지 못하는 지역이 있다. 현재 서울시의 장기적인 개발 플랜에도 끼지 못해 더욱 서러운 곳이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 '야권이 전멸했다'는 푸념이 나올 때 서울 한복판에서 야당의 깃발이 나부낀 장소이기도 하다. 정치적으로 강한 야당세 속에 여성 의원을 다선의 중진으로, 제1야당의 최고위원으로 키워냈지만 얻은 것이 없어 더욱 바람이 차가워 온다.

    서울 광진을과 이 지역의 4선 의원인 새정치민주연합 추미애 최고위원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여기에 한 젊은 여당 정치인이 야심에 찬 두 번째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그간 장기간 주목을 받지 못했기에 광진을은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면서 "이번엔 지난 선거와는 다를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8월에 책을 내고 TV에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한편 지역 행사에도 열심히 '출석체크'와 '눈도장'을 찍고 있다.

    새누리당의 색깔인 빨간색 운동화를 신으며 전투의지를 내비치는 새누리당 정준길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정준길, 개발 요구 견인할 힘있는 여당의 젊은 일꾼

    그는 서울 광진을 지역에 대해 아차산이 있고 한강이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라고 했다. 땅 바닥이 고르고 탄탄해 주거에 적합하며, 지대도 약간 높아 홍수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본인이 초중고등학교를 다녔던 40여 년 전을 회상하며 지역민심에 대해서는 "당시에는 고급 주택지가 많았는데 지내다보니 오히려 그게 더 발목을 잡고 있다"며 "지역주민들의 개발 요구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정준길 당협위원장은 현재 광진을 지역을 지나고 있는 지하철 2호선과 7호선 지하화 문제나 법원 이전 문제 등 지역 개발 사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기반으로 복안을 준비중이라고 했다.

    정준길 위원장은 "지하철 2호선 지하화의 경우 예산이 많이 들어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고, 지하철 7호선의 경우에는 자양 3동과 자양4동 사이를 가로막아 완전히 휴전선처럼 돼 있어 지역발전을 어렵게 하고 있다"면서 "결국 힘 있는 집권 여당이 예산안을 끌고 와 멈춰있던 광진구의 시계를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강북의 새로운 랜드마크 건설 필요성을 강조했다. 소통을 통해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 나갈 것임을 내비쳤다.

    그는 "2017년이나 2018년에 이전이 예정된 법원 땅 주변에는 KT나 우체국, 군부대도 있다"며 "동부지법 이전을 광진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도록 관련자들 간 조율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법원 땅에 무엇을 들일 것이냐는 생각에 그칠 것이 아니라 강변의 시외터미널 등과 연계한 개발도 생각해볼 수 있다"며 "강변역과 동서울버스터미널, 구의공원 아래 지하를 테마지역으로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 ▲ 새누리당 정준길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은 지난 3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서울 광진 을은 잠재력이 많은 지역"이라며 "제대로만 개발하면 잠실이나 강남보다 더 좋은 동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광진과 성동 묶어 문화 콘텐츠로 큰 그림 그릴 것"

    특히 그는 자신의 지역구를 우선시하기보다는 다른 지역을 고려한 개발론을 펴 눈길을 끌었다. 경쟁구도보다는 타 지역과 조화를 꾀하고 시너지를 내는 '큰 그림을 그리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강남과 송파에 맞춰서 대응한다면서도 이들과 비슷한 시설을 유치해 경쟁관계에 서는 것 보다는 문화 콘텐츠를 향유할 수 있는 시설들을 유치함으로서 자연스럽게 상호 발전이 가능하기를원했다.

    그는 "개발을 해서 우리도 여기에 (제2 롯데월드처럼) 123층 짜리 건물을 짓자는 주장은 상책이 아니라고 본다"면서 "여기는 문화라는 콘텐츠로 사람들이 모이기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는 법원과 동서울 터미널을 연계하는 지하 광장을 만드는 한편, 2호선 지하철의 지하화로 인해 더 이상 필요가 없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상에 있는 구조물에 대해서도 부수지 않고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정준길 위원장은 "지상에 나와있는 이 철도길을 그대로 살려서 주변의 지상 건물들과 연결하는 방법도 있다"면서 "이같이 철도길들은 상가로 만들어 사람들을 유인하고 기존 법원 부지는 문화시설을 만들어 이에 호응한다면 충분히 강남이나 잠실보다 더 나은 곳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강남 광진갑·성동갑·성동을 네 지역이 힘을 합쳐 합쳐 강남 한전부지 개발의 효과가 강북에도 미치도록 동이로에 인접한 지역의 개발 방향에 대한 협의도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 모든 것들이 주민들의 마음을 제대로 모아낸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히면서 이제는 광진구에 개발이 필요한 때라고 힘주어 설명했다.

    그는 "서울시 계획에 광진구는 전부 보존으로 돼 있는데 이 의미는 사실상 아차산이 있으니 자연보호를 하고, 한강 조망권을 보존한다는 명분 아래 높이를 제한하면서 새로운 개발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지금의 잠실 처럼 광진에도 저런 아파트들이 들어섰다고 상상해보라. 강남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야당 의원, 개발되면 '여당 표밭'된다는 이유로 소극적

    정준길 위원장은 자신의 지역구가 이같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여태까지 개발에 대해 소극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지역 여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치적인 이유도 분명히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더샵스타시티 같은 경우 개발하고 나니 여당표가 60% 가까이 나온다"며 "(야권에서)개발해놨더니 여당표가 나온다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에서 4선을 한 새정치연합 추미애 최고위원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정준길 당협위원장은 19대 총선에서 추미애 최고위원에 아쉽게 패했다.

    당시 추미애 최고위원은 야권연대 바람 속에 진보진영 단일 후보로 출마했다. 반면 보수진영에서는 자유선진당과 무소속 후보가 출마해 표를 나눴다.

    그는 "(19대 총선에서) 내가 39%고 추미애 의원이 55%로, 16%p 차이니 많이 진 것은 맞다"며 낮은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호남 민심 이반으로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고 전망했다.

    연고가 없던 추미애 최고위원이 이 지역에 뿌리를 내린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 때문인데, 호남 민심이 등을 돌리면서 굳건한 지지세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최근에는 호남 민심을 대변할 적임자를 자처하는 사람도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4선 중진의원이 버티고 있는 지역에서 이같은 현상은 이례적이다. 

    야당의 모양새와는 달리 새누리당은 자유선진당과 합당해 표가 분산될 위험이 적어졌고 지난 번 선거보다 당 내 조직이 강화되는 등 자신감을 얻을 요소가 많아졌다. 상황이 바뀌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 ▲ 정준길 당협위원장은 금태섭 변호사와의 이야기를 원래는 기자들에게 꺼내놓지 않는다고 한다. 그에게서 지난 3년 전과 달리 여유가 느껴졌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정준길 당협위원장은 금태섭 변호사와의 이야기를 원래는 기자들에게 꺼내놓지 않는다고 한다. 그에게서 지난 3년 전과 달리 여유가 느껴졌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정준길 "안철수 금태섭 건, 정치판의 무서움 맛봤다"

    한편 정준길 위원장은 금태섭 변호사에 대한 이야기도 꺼내놓았다. 그는 2012년 금태섭 변호사에게 안철수 의원의 비리문제를 폭로할 것이라는 협박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몸살을 앓은 바 있다.

    안철수 의원의 측근으로 이름을 알리던 금태섭 변호사는 정준길 위원장과 대학 동기여서 그 파장은 컸다. 정 위원장은 당시에 의혹이 있으니 잘 대비하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었다.

    그는 "상대방이 까칠하게 나오니 말이 좀 거칠어졌는데, 그걸 그런식으로 이용할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며 "정치판을 얼마나 무서운지 잘 몰랐던 그 때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나아가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금태섭은 과거를 팔면서 자기가 그토록 모셨던 사람을 또다시 공격하고 있는 반면, 나는 대한민국에서 젊은 보수 정치인이 어떤 삶과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봐고 정치를 해야하는지 고민하면서 '공화'라는 책을 써 냈다"고 비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금태섭 변호사는 지난 2012년 대선 때 안철수 캠프에서 일을 하면서 안철수 의원의 최측근으로 분류됐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안철수 전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다.

    금태섭 변호사는 최근 안철수 의원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현재로서는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앞날이 보이지 않는다"며 "안 의원은 당내 지지 세력도 없이 개인의 이미지와 지지율만 남은 상황"이라고 혹평했다.

    ◆"주민과의 작은 약속도 잊지 않는 초심의 정치인될 터"

    정준길 위원장은 당선 후에 가장 통과시키고 싶은 법안으로 '북한인권법'을 꼽았으며, 내년 총선에서 국회선진화법과 함께 결판이 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북한인권법의 문제는 사실 역사 논쟁과 같은 부분이 그대로 투영된 법안"이라며 "북한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상이한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에 교과서 논의와 연결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 총선에서 180석을 차지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정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5분의 3을 넘으면 선진화법 개정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여당은 과반 의석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국회선진화법에 막혀 통과시키고 싶은 법안을 야당과 협상을 해야했다. 국회 선진화법을 개정하려면 전체 의원의 5분의 3에 해당하는 18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때문에 국회선진화법이 개정되거나 폐기되면 19대 국회에서 야당의 반대로 3년 가까이 계류됐던 관광진흥법과 같은 경제활성화 법안등이 통과될 것으로 예측된다.

    끝으로 그는 자신이 "초심을 잃지 않는 정치인"으로 기억되기를 희망했다. 동네 주민들과 선거가 끝날 때까지 '술을 마시지 않기'로 약속했다는 그는 163일째 금주중이라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의아하게 생각했던 주민들이, 점점 약속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고 긍정적 평가를 내려줄 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으로 "한 때 술 좀 먹었다"고 말할 정도로 술을 좋아했다는 정준길 당협위원장. 총선 결과에 대한 윤곽이 나오는 4월 13일 23시 30분부터 다시 술을 마실 수 있다고 했다. 그날이 기다려진다는 그의 술잔이 축배가 될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