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안용훈 감독 ⓒ콘텐츠온미디어 제공
    ▲ 안용훈 감독 ⓒ콘텐츠온미디어 제공

     

    '어떤 살인' 안용훈 감독이 자신의 연출 철학은 겸손을 근간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어떤 살인'은 세 명의 남성들에게 벌어져서는 안 될 충격적인 사건을 당한 여성이 사회의 도움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스스로 자신을 지키려 엄청난 일을 저지르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 영화를 연출한 안용훈 감독은 최근 본지와의 만남에서 "보통 사람들이 그런 끔찍한 일을 당한 여성을 이해한다고 하는 말은 진심으로 그를 이해하는 게 아니라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흉내 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그런 마음가짐을 가졌을 때 나 스스로 건방지다는 생각을 했다"고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더불어 연출 의도에 대해 "단순히 영화의 흥행만을 위해서 성폭행이라는 소재를 이용하기는 싫었다. 보통 영화들에서 많이 드러나는 노출이나 성행위를 보여주기 보다는 그런 일을 당한 여자의 마음을 팔로우샷으로 담아내려고만 했다"고 말했다.

     

     

  • ▲ 안용훈 감독 ⓒ콘텐츠온미디어 제공
    ▲ 안용훈 감독 ⓒ콘텐츠온미디어 제공

     

    이 영화의 숨은 재미는 영화 속에서 조직폭력배 두목으로 잠깐 잠깐 등장하는 감독의 연기를 캐치하는 것이다. 해당 장면들에서 거친 캐릭터를 보여줬던 안용훈 감독은 사실 여린 면모를 지니고 있었다. 안용훈 감독은 "성폭행 장면을 촬영하면서 나는 괴로워하고 있는데 출연배우들은 서로 농담도 나누면서 분위기가 훈훈하더라"고 촬영 현장 분위기를 전한 것.

     

    안용훈 감독은 자신의 미국 유학 시절을 회상하며 "사실 이런 잔혹한 사건은 미국사람들의 정서로 봤을 때는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선진국은 성범죄 가해자에게는 냉혹한 처벌과 더불어 사회적 분위기도 그들에게 관용을 허하지 아니하고, 피해자를 최대한 보호하려 한다" 며 한국 사회의 성범죄에 대한 인식과 처벌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 그는 "이 영화로 인해 성범죄 피해자들의 리얼한 고통을 조금이라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어떤 살인'에서는 다른 영화에서 익히 보여진 복수를 위한 복수의 행위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주인공의 심리 상태와 행동의 이유를 꽤나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어 그러한 점이 오히려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나 주인공인 지은(신현빈)의 눈을 조용히 클로즈업 한 장면은 지은이 느끼고 있는 분노와 슬픔 등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한다.

     

    한편 언어 장애를 앓고 있는 여인이 세 명의 남자에게 참혹한 행위를 당한 뒤 씻을 수 없는 상처로 인해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다가설 수밖에 없었던 비극을 그린 '어떤 살인'은 오는 2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