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세력 탄압에 강력 반발 "독재정당보다 못한 이 정당.. 끝까지 싸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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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경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4일 친문(親文·친문재인)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패권화 세력의 부당한 탄압에 맞서 문재인 대표 체제의 독재정당에 맞서 당당히 홀로 싸우겠다고 천명한 것이다.

    조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부산에서 야당으로 20년 정도 정치를 해왔다"며 "독재정당보다 못한 이 정당에 내가 몸을 담아야 하는 회의가 들지만, 선배·동지들이 독재와 맞서 싸웠듯이 저도 이 독재를 척결하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을 계기로 조경태 의원은 어떤 인물이고, 문재인 대표 등 이른바 친노세력(親盧·친노무현)은 왜 조경태 의원에게 각종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인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 ▲ 1996년 15대 국회의원 총선 출마 당시 민주당 조경태 후보 선거 포스터.ⓒ트위터
    ▲ 1996년 15대 국회의원 총선 출마 당시 민주당 조경태 후보 선거 포스터.ⓒ트위터


    조경태 의원은 1968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부산대 토목공학과를 나왔다. 1996년 민주당 부산사하갑 지구당 위원장을 시작으로 열린우리당 원내부대표, 열린우리당 부산광역시당 위원장,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간사, 민주통합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을 역임했다.

    조 의원은 1996년 15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간판으로 부산 사하 을에 처음으로 출마할 당시 상반신 누드 포스터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슬로건으로 내세운 '깨끗한 정치, 감추지 않는 정치', 이른바 새정치의 뜻을 강조하고자 파격적인 포스터를 내걸은 것이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야당의 불모지이자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사하을)에서 당선된 이후 18·19대 내리 3선을 지낸 조경태 의원은 '지역주의 구도 타파의 선봉장'으로도 불린다.

    특히 한때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치인생을 함께했던 조경태 의원은 '리틀 노무현'으로 불렸다. 15대 총선 당시 노무현 후보와 함께 부산에서 지역주의에 맞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고, 2002년 대선을 한 해 앞두고 아무도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조 의원은 노 후보를 가장 먼저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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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의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조경태 의원이 지난 16일 소집된 중앙위원회의에서 손을 치켜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의 의사 진행 절차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1990년 1월 30일 통일민주당 해체식에서 당시 김영삼 총재가 통일민주당 해체를 선언하자 "이의 있습니다" 라고 외치는 노무현 의원.ⓒ뉴데일리-네이버 블로그


    노무현 후보는 2003년 대통령에 당선되자 부산에서 당선된 조경태 의원을 지역주의에 맞서 투쟁한 의원이라고 치켜세우며 '조경태 학습관'을 세울 것을 지시했다.

    일각에선 지금의 친노세력이 조 의원을 시기(猜忌)한 시점이 바로 이때부터라고 설명한다. 이른바 가짜 친노세력이 진짜 친노 인사를 따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원조 친노인 조경태 의원이 "지금의 친노세력은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은 계승하지 않고 '노무현'의 이름만 팔아먹는 매노(賣盧)세력"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최고위원을 지낸 조 의원은 그동안 의정활동을 하면서 기득권에 매몰된 이 같은 친노세력을 향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해왔다. "강경파가 득세하면 나라가 망한다", "무책임한 정치를 중단하고 국민을 바라보는 정치를 하라"며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저서 '소박한 정치, 세상을 꿈꾸다'라는 책에서 민주당의 대선 패배 이유 중 하나로 "이념적 좌클릭"을 꼽으며 "2012년 대선에서 우리 민주당은 좌회전 깜빡이를 켠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였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수시로 정곡을 찌르며 쓴소리를 날리는 조 의원이 친노세력에게는 '눈엣가시'같은 존재였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3년 11월 18일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마치고 퇴장하자 민주당 조경태 최고위원이 야당 의원 중 유일하게 기립해 예의를 갖추고 있다.ⓒ연합뉴스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3년 11월 18일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마치고 퇴장하자 민주당 조경태 최고위원이 야당 의원 중 유일하게 기립해 예의를 갖추고 있다.ⓒ연합뉴스

    조경태 의원의 소신있는 발언과 태도는 의정활동 내내 주목을 받았다.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 후 퇴장할 당시 야당의원 중에서는 유일하게 기립해 예의를 표시했다. 당시 그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원수다. 국가원수에 대한 예의를 표하는 것은 상식이자 도리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다수가 반(反)민주성에 침묵하며 기득권세력에 마지못해 이끌려 갈 때에도 그는 "이의있습니다"를 외치며 묵묵히 정도(正道)의 길을 걸었다.

    그럴 수록 친노세력, 친문세력의 탄압은 더욱 더 거세졌다. 특히 문재인 대표 체제 이후 친노세력은 대놓고 조 의원을 압박했다.

    특히 조 의원이, 지난 4월 재보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셀프 재신임' 등의 뻔뻔한 방법으로 당권을 강화하는 문 대표를 향해 즉각 사퇴를 요구하자, 문재인 대표는 당내 혁신위원회와 윤리심판원을 이용해 가혹할 정도로 조 의원을 괴롭혔다.  

    문 대표는 자신의 측근을 위원장에 앉혔고 위원들도 친노 일색으로 채웠다. 문재인에 의한 문재인을 위한 황당한 혁신위와 윤리심판원이 구성된 것이다.

    이들은 사사건건 '윤리위' 제소 등의 방법을 동원해 조 의원을 압박했다. 강제로 입을 틀어막으려는 반민주적인 발상 행태를 보인 것이다.

  •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차 중앙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마치고 단상을 내려가고 있다.-이종현 기자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차 중앙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마치고 단상을 내려가고 있다.-이종현 기자

    지난 16일 새정치민주연합이 편파적인 혁신안을 통과시키려고 하자 조경태 의원은 공개 토론을 요구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하지만 이른바 친노세력이 동원한 세력은 조 의원의 면전에서 욕설과 고성을 지르며 비공개 통과를 강행했다. 민주적 사고가 전혀 결여된 한심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조 의원은 지난 17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양심도 없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집단이 아닌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당시 반대자가 있었음에도 불구 '만장일치'라고 주장하며 박수치고 통과시킨 친노 행태에 개탄하며 "집단적 광기를 보았다"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자 문재인 대표 측근으로 알려진 안병욱 윤리심판원은 "이 발언이 중앙위원회에 참석한 이들의 권위와 명예를 훼손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며 팩스 한 통으로 직권조사 명령을 내렸다.

    국회의원도 아닌 문재인 호위세력이 국민의 대표이자 중진의원에게 직권조사 운운하며 모멸감을 주려는 의도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이 국회를 구성하는 헌법기관이라는 점에서 헌법기관의 정당한 의사표명을 윤리위원장이 침해하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에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조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국민을 위해 정권과 싸우지 않고, 당의 정체성을 흔들고, 당원을 모독하며, 분열과 갈등을 조장한 조경태 의원을 비롯한 해당 행위자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당에게 요구한다"고 박자를 맞췄다.

    문재인 대표의 비노 학살 의지가 노골화 되자 조 의원은 "더 이상 징계 운운하며 뜸들이지 말고 나를 제명하라"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조경태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공개적으로 저를 해당행위자로 낙인찍었다. 김 위원장과 혁신위원회가 문재인 대표의 전위부대임을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은 정통야당의 맥을 잇는 대한민국의 정당이지 문재인 대표 개인을 위한 사당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당의 분열과 갈등은 지난 4. 29재보궐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독선적으로 당을 운영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며, 문 대표를 향해 "누가 해당행위자인지 당원과 국민들에게 공개투표로 물어보자"고 제안했다.
  • ▲ 조경태 의원이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조경태 의원이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특히 조경태 의원은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쫓아내고 마음에 드는 자신들의 패거리들만 같이 당을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해당행위자라고 낙인을 찍어 당의 조치를 요구했는데 무능하다고 해야 될지 후안무치하다고 해야 할지 도저히 분간이 가지 않는다"고 일침을 날렸다.

    아울러 "문 대표가 정말 민주정당의 대표라면 제가 맞는지 문 대표가 맞는지 공개토론을 신청한다. 제가 해당행위를 했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저를 출당시키고 사실이 아니라면 당원과 국민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문 대표를 겨냥해 "민주주의의 체제에서 모든 당원들과 국민들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로이 발표할 권리가 있다. 어떤 사안에 대해 동의할 수도, 반대할 수도, 비판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반대나 비판에 대해서 신중하게 검토하고 대안을 제시하면 되지 징계하거나 입을 틀어막으려는 행위는 반민주적인 발상"이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혁신위가 문 대표에게 부산 출마를 권유한 것을 두고서는 "제가 연초부터 주장한 바"라며 "문 대표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본인 지역구에 가서 꼭 살아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표의 영도 출마설에 대해서는 "본인 지역구를 버리고 왜 영도구에 나오나. 내년 총선에서 본인 지역구에서 당당히 심판받아야 한다"며 부산 출마를 거듭 요구했다.

  • ▲ 조경태 의원이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조경태 의원은 당 윤리심판원이 '막말 공갈' 파문의 정청래 최고위원을 사면복권한 것에 대해서는 "심판원이 소신발언과 막말발언을 구분하지 못한다. 당의 수준이 이 정도로 추락했는지 참으로 비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일단 조경태 의원이 당내 독선 독재 정치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뜻을 강하게 시사했지만, 친문(親文)세력의 탄압이 계속될 경우 조 의원이 당을 떠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노계의 한 의원은 "그 어려운 부산에서 세 번이나 당선된 중진 의원에게 이런 대접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라며 "비리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실형을 선고받은 것도 아닌데, 쓴소리가 싫다고 당에 꼭 필요한 소중한 사람을 이런 식으로 괴롭힌다면 당에 남아있을 의원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