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현대가 안방에서 알본의 감바 오사카에 득점 없이 비겼다.

    전북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감바 오사카와 0대 0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북은 오는 9월16일 일본 오사카의 엑스포70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8강 2차전에서 이기거나 한 골 이상 기록시 무승부를 거두면 4강에 진출하게 된다. 

    AFC 챔피언스리그는 원정골 우선 원칙이 적용된다. 홈 경기에서 실점하지 않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주도권을 잡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크다.

    비록 무승부에 그쳤지만 전북은 이날 의미 있는 기록을 달성했다. 이날 2만3633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전북의 역대 평일경기 최다관중이다. 최근 전북이 호성적을 이어가는 데다 이날 클럽 한일 대항전이 벌어진 것이 많은 관중을 모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J리그 득점 1위(16골)인 우사미 타카시를 봉쇄하기 위해 측면 수비수 최철순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깜짝 기용했다. 최철순은 이재성과 짝을 이뤄 상대의 패스 전개를 차단했다. 

    최전방에는 이동국이 나섰고 2선에는 레오나르도-이근호-한교원이 포진했다. 포백 수비진은 박원재-김형일-윌킨슨-김기희가 맡았고 골문은 권순태가 지켰다.

    전북은 초반부터 강력한 전방 압박을 통해 기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최철순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한 것은 대성공이었다. 최철순은 우사미 타카시가 제대로 볼조차 잡을 수 없도록 그림자 수비를 펼쳤다. 감바 오사카는 이렇다 할 골 찬스를 잡지 못했다.

    최근 리그 3경기에서 1승2패로 부진한 전북은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자 애썼다. 전반에 좋은 찬스를 몇 차례 잡았지만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전반 8분에는 레오나르도가 오른발 중거리슈팅을 때렸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고 말았다. 

    전반 막판에는 최철순의 크로스를 이동국이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골문 옆으로 살짝 비켜갔다.
    전반을 0대 0으로 마친 최 감독은 후반 12분 활동량이 많은 이근호 대신 개인기가 뛰어난 루이스를 투입했다. 이어 후반 18분 측면 공격수 한교원을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 정훈을 투입했다. 이재성은 측면 공격수로 한 단계 올라섰다. 

    루이스와 이재성을 공격적으로 활용하며 더 나은 찬스를 만들겠다는 게 최 감독의 계획이었다. 최 감독의 교체 카드는 곧바로 효과를 드러냈다. 후반 20분 루이스가 왼쪽에서 상대 공을 빼앗은 뒤 문전으로 쇄도하는 박원재에게 침투 패스를 내줬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볼을 잡은 박원재는 수비수가 따라붙자 측면으로 내줬다. 이를 이동국이 넘어지면서 발을 갖다댔으나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박원재의 마지막 패스가 조금 강했던 게 아쉬웠다. 

    이어진 찬스에서 이재성이 시도한 왼발 슈팅은 골 포스트를 살짝 빗나갔다. 이후에도 전북은 감바 오사카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였으나 골을 넣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