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방송 얼마나 효과 크길래‥북한 타격 운운 할까?
  • 북한이 우리 군이 대북방송을 위해 설치한 확성기를 표적삼아 포격을 가하고, 우리 군이 대응사격에 나서면서 긴장이 높아졌다.

    20일 북한의 대북 확성기 향한 포격은 역설적으로, 우리 군의 대북방송이 그만큼 북한 정권에 상당히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당초 군 당국이 북한의 DMZ(비무장 지대) 지뢰 도발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겠다고 했을 때, 군 안팎에서는 지뢰도발에 대한 ‘혹독한 대가’치곤 좀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이 대북 확성기를 향해 포격을 가하면서, 우리 군이 지뢰 도발에 대한 ‘혹독한 대가’로 선택한 대북방송 카드가, 기대 이상의 전투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북방송 얼마나 효과 크길래‥북한, 타격 운운 할까?

    대북방송은 일종의 심리전(心理戰)이다.

    심리전은 다른 단어로는 신경전 혹은 선전전으로 불리며 직접적인 전투 같은 물리적 전쟁과 병행하거나, 물리적 전투를 기다리지 않고 특정한 집단의 의식에 영향을 줘, 그 전투 의사를 감퇴·박탈 또는 조작하는 형태의 전술이다.

    북한이 우리 군의 대북방송 재개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북한 주민과 인민군 대북방송에 노출 될수록 북한 김정은 정권이 주민들을 사상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이 북한군에 심리적인 부분에서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평가하고, 당분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심리전을 위한 도구의 종류는 다양하다. 특히 북한이 대북방송보다 더 신경 쓰는 대북전단도 일종의 심리전이다. 흔히 '삐라'라고 부르는 심리전용 전단지는 심리전의 기본적인 도구 중 하나로 꼽힌다.


    ◆“총칼 없이도 적을 무력화 한다” 심리전‥무혈전쟁의 선봉

    심리전이 전쟁의 양상을 바꾼 사례는 많다. 삼국지 재갈공명의 고전적인 전법부터 최근 미군의 아프간 전쟁에 이르기까지 심리전을 전투에 활용한 경우는 무수히 많다. 세계 각국 중 미국은 심리전을 이용하는데 가장 적극적인 국가다.

    심지어 미국은 수송기를 개조한 EC-130이라는 심리전 전용 항공기까지 운용하고 있을 정도다. 미군 심리전의 핵심 전력은 특수전 사령부 예하 제4심리작전단이다. 이 작전단에는 4개의 민사 대대가 포함돼 있다. 주한미군 역시 연합 심리전사령부를 두고 있다.

    걸프전이나 이라크전 당시 미군은, 적 주력군의 사기를 떨어트리고 아군 지상전력이 작전을 수월하게 펼칠 수 있도록, 전단지와 방송, 무력시위 등의 다양한 심리전 전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