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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욱 젊고, 빨라지고, 강해진 슈틸리케호가 한국 축구를 어떻게 바꿀까?

    2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중국 우한의 우한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중국의 2015 EAFF 동아시안컵 1차전 경기에서 한국은 김승대와 이종호의 골에 힘입어 중국에 2대 0 승리를 거뒀다.

    중국 축구는 그동안 한국 축구에게 공한증에 시달려왔기에 이번 승리가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 어찌보면 이기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표팀 구성에서부터 이번 동아시안컵이 쉬운 대회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동아시안컵은 FIFA 주관 대회가 아니다. 때문에 대표팀 구성에 있어 중동이나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차출할 수 없다. 동아시안컵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부 축구팬들은 기성용, 이청용, 손흥민 등 해외파 선수들이 나오지 않은 이유를 알지 못했을 것이다.

    보다 큰 목표를 갖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에게 있어 이번 대회는 닭갈비와도 같을 대회였을지 모른다. FIFA 주관 대회는 아니지만 한국 축구에 있어 중요한 위치에 있는 대회이고, 그럼에도 선수단 구성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동이나 유럽 리그에서 뛰지는 않지만 기량이 검증되고,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을 주축으로 대회를 소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젊은 선수들, A매치 무경험 선수들을 대거 발탁했다.
    이번 대표팀에서 최고 연장자는 1987년 생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다. 필드 플레이어에서는 19988년 생 김주영(상하이 상강)과 김신욱(울산 현대)이 최고 연장자다. 여기에 1994년 생 골키퍼 구성윤과 1993년 생 미드필더 이찬동 등 젊은 것을 넘어 어린 선수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번 동아시안컵 대회는 쉬운 대회가 아니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최상의 전력을 꾸리기 어려웠다. 유럽과 중동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많은 두 팀은 주로 자국 리그 소속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해야 했다.

    반면 해외 진출 선수가 적은 중국은 자국 리그 소속 선수들로만 구성돼 조직력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아예 외국과의 교류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운 북한을 제외하고 말이다.

    결국 슈틸리케가 선택한 아이들이 중국과의 경기에서 일을 냈다. 특히 중국과의 경기에서 골을 기록한 김승대(포항스틸러스)와 이종호(전남드래곤즈)를 비롯해 권창훈(수원삼성)과 임창우(울산현대) 등이 동아시안컵 대회 첫 승에 기여했다.

    그동안 슈틸리케 감독은 국가대표 팀의 경기력은 물론 K리그의 활성화를 역설했다. K리그가 활성화되지 못하면 손흥민, 기성용 등 유럽 진출 선수들의 기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과감한 도전은 성공했다. 상무 소속 이정협에 이어 김승대와 이종호가 슈틸리케의 새로운 황태자로 등극할 전망이다.

    사실 이번 대회 한 경기만을 보고 슈틸리케 감독의 향후 대표팀 운영을 판단할 수 없다. FIFA 주관 A매치 경기에서는 유럽과 중동 리그 소속 선수들을 대거 합류시킬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도 슈틸리케 감독이 자신의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에 들어오는 문은 항상 열려 있지만 나가는 문도 당연히 열려있다. 소속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쨌튼 이번 동아시안컵 대회에서 한국 축구는 해외파 없이 해냈다. 대회 자체의 성격과 수준을 뒤로 미뤄놓고라도 K리그 소속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은 것은 큰 수확이다. 이제 K리그는 약속의 리그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