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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N '택시' 방송 화면
'택시'가 연예인 게스트의 초호화 집을 공개, 현장 토크쇼라는 정체성을 잃고 도 넘은 위화감만 조성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낳고 있다.
지난 2007년 첫 승객을 싣고 시청자들을 찾았던 tvN 케이블채널 예능프로그램 '택시'에서 패널들의 진솔한 이야기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당초 해당 방송은 기획의도를 통해 '도로 위에서 펼쳐지는 공감 토크쇼'라는 것을 부각하며 안방극장을 찾은 바 있다.
이후 장기간 달린 탓인지 해당 방송은 '공감'이라는 초심을 잃은 채 연예인들이 누리고 있는 부와 화려한 생활에 집중, 최근 들어 '이슈 낳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방송된 tvN 케이블채널 예능프로그램 '택시-글로벌 특집 편'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날 방송에는 태국 재벌과 결혼한 배우 신주아가 출연, 그 토크의 중심에는 그의 남편 라차나쿤이 주된 화제가 됐다.
신주아는 방송을 통해 라차나쿤과의 핑크빛 로맨스를 소개, 그로 인해 겪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는 등 그동안 대중들의 궁금사로 떠오르던 '재벌과의 러브 스토리'에 대해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그는 자신의 초호화 주택을 공개, 그 과정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택시' 제작진 측은 지나친 자막으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30채 정도의 고급 주택이 모여사는 단지', '차로 한참을 달려도 집 한 채', '신세계 경험 중', '영화 속에서나 나올법한 초호화 집' 등의 자극적인 문구를 내보낸 것.
급기야 해당 방송은 헬리캠까지 동원해 대주택 단지 속에 위치한 신주아의 집을 포착, 장시간 도로를 달린 것과 같은 편지본을 내보내며 그의 집에 들어서는 과정까지 30초 이상의 전파를 소비했다. 또 신주아의 집을 바라보는 MC들의 감탄하는 표정을 집중적으로 화면에 내보내는 등 상류층 생활 부각하기에만 급급, 신주아의 진솔한 모습은 사라진 채 '상류사회 엿보기'라는 호기심 충족만 채웠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그간 한국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라차나쿤을 최초 공개, MC 이영자는 다소 흥분 섞인 말투로 "잠깐만. 남편을 드디어 공개하냐"라며 이어 "신주아는 다 봤다. 필요 없다. 한국에 가도 된다"라고 진담 아닌 농담 같은 발언을 해 시청자들의 헛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방송 말미에 등장한 라차나쿤은 얼굴이 끝내 가려진 채 등장, 다음 회를 기약하라는 문구가 나와 시청자들을 허탈감을 금치 못하게 됐다.
이러한 '택시'의 행보는 7년의 세월을 동고동락한 애청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기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택시'는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던 기존의 토크 프로그램 형식을 탈피, 택시라는 독특한 공간을 이용해 고정 시청자들을 확보한 바 있다.
이후 최근 방영된 '택시'를 살펴보면 시청자들을 웃고 울게 만들었던 '공감 토크쇼'는 사라지고 호화로운 연예인들의 사생활만 부각, 소비성 짙은 콘텐츠로 인해 초심을 잃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택시' 제작진 측이 우려의 목소리를 뚫고 더욱 참신한 콘텐츠로 승부를 걸 수 있을 지 앞으로의 행보에 시청자들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