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 안도의 목소리… 사필귀정 "설훈 1년, 막말밖에 기억 안 나"
  • ▲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신임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13일 교문위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신임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13일 교문위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이 신임 교문위원장 자격으로 1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전체회의를 주재했다.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새로 교문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 첫 전체회의다.

    박주선 의원은 사임한 같은 당 설훈 의원의 뒤를 이어 교문위원장으로 선출돼, 19대 국회 임기 만료까지 남은 1년간 국회 교문위를 이끌게 된다.

    본래 국회 상임위원장의 임기는 2년이다. 하지만 설훈 의원과 박주선 의원은 19대 후반기 원구성 과정에서 이를 1년씩 나눠하기로 합의를 봤다. 박주선 의원의 교문위원장 선출은 이러한 합의에 따른 결과다.

    박주선 신임 교문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에 앞서 각 교문위원들의 자리를 일일이 돌며 의원들과 악수를 나눴다. 새누리당 이종훈 의원의 "9일 본회의에 결석해 위원장님을 찍지 못했다"는 농담에는 파안대소하기도 했다.

    이후 위원장석에 착석한 박주선 위원장은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이며, 문화·체육·관광은 국민 행복의 원천"이라며 "19대 국회 남은 1년 동안 여러 의원님들과 함께 과제 해결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한민국 국민이 편안하고 건강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고, 국가를 좀 더 자랑스럽게 만드는데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며 "진심어린 조언과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고 선출 인사말을 했다.

    이에 이날 국회에 출석한 김종덕 문체부장관 등 관계자들과 여러 의원들은 일제히 힘찬 박수로 박주선 위원장의 선출을 축하했다. 박주선 위원장은 "뭘 박수까지 쳐주시고… 고맙다"고 화답했다.

    같은 당 이상일 의원 대신 이날부터 교문위로 배정된 새누리당 문대성 의원도 인사말에서 "사필귀정"이라며 "앞으로 박주선 위원장을 잘 모시고 대한민국 교육·문화·체육·관광의 진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주선 위원장은 새정치연합 소속의 광주 동구 3선 의원으로, 정치권에서는 경륜과 능력, 의욕을 두루 갖춘 중진 의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현재는 지역구에서 열리고 있는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 ▲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신임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13일 교문위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신임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13일 교문위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큰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경험을 갖춘 교문위원장이 부임한 것에 대해 체육계의 기대가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전 합의에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설훈 의원이 1년 만에 교문위원장에서 물러나고 박주선 의원에게 자리를 물려준 것에 대해 교육 현장에서는 안도의 한숨이 나오고 있다.

    설훈 의원은 교문위원장이라는 막중한 직책을 맡고서도 신중치 못한 언행으로 악명을 떨쳤다. 지난해 10월에는 교문위 회의 도중 윤종승 한국관광공사 감사를 향해 "79세면 은퇴해서 쉴 나이"라며 "60세를 전후로 정년을 하게 돼 있는 제도는 판단력이 떨어지니까 쉬도록 하는 것"이라는 노인 폄하 발언을 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설훈 의원 자신도 62세"인 점을 지적하며 "판단력이 떨어져서 나온 망언이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올해 3월에는 TV 출연 직후 "북한이 천안함을 폭침했다는 사실을 사실로 믿고 싶지 않다"며 "국민들이 천안함 조사 결과를 신뢰 못한다는 여론조사가 있는데 난들 어떻게 하겠느냐"고 재차 망언을 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에 의해 교문위원장 자격으로 초청됐던 지난해 9월 국회 상임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청와대에서 7시간 동안 뭐했느냐"며 "대통령이 연애했다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고 내뱉었던 것은 '막말의 정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의화 의장이 "잠깐만…"이라고 제지했음에도 아랑곳 않고 막말을 이어가, 국회 상임위원장의 품격마저 떨궜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정 의장도 "의장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이러한 교문위원장의 막말 행진은 그 자체로 비교육적이었다는 게 교육 현장의 목소리다. 아울러 '설훈 교문위'가 교육 정책 분야에서 이렇다할 치적을 쌓지 못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막말만 기억에 남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형곤 21세기미래교육연합 대표는 "교육정책적 과제가 산적해 있음에도 심도 있게 다루지 못하고, 있는 듯 없는 듯 유야무야 넘어갔다"며 "그래서 그런 (설훈 의원의) 막말 밖에 기억이 안 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