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삿님의 ‘공화국’ 방문을 감축드리며...
    여정이 끝날 때까지 북녘 하늘이 내내 쾌청하길

    이 덕 기 / 자유기고가

      존경하옵는 여삿님!!!
      본격적으로 더위가 몰려오고 있습니다. 그간 기체후일향만강(氣體候一向萬康)하셨는지요?
    그렇게 고대(苦待)하시던 ‘공화국’ 수도(首都)와 명승지 방문이 조만간 이루어진다는 기쁜 소식에 몇 자 적으려고 합니다. 
  북녘의 어린 ‘최고 돈엄(豚嚴)’이 여삿님을 초청한 것이 언제적인데,
그 동안 까불대는 시운(時運)이 발길을 어렵게 만들었군요.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 ‘공화국’ 방문이 성사(成事)된다고 하니까
TV에 비친 여삿님 보좌진들의 얼굴에 화색이 완연하더군요.
 고향에 남겨 두고온 토끼 같은 새끼덜 만나러 가는 듯,
알듯 모를 듯한 흥분과 설레임에 들뜬 표정이 역역합디다.

  몇몇 개념없는 이들은 이런 시기에 ‘공화국’을 방문하시느냐고 눈을 흘기더군요.
그러나 여러 계절을 놔두고 이렇게 무더운 한 여름날에 ‘공화국’으로 뫼시는 어린 ‘최고 돈엄(豚嚴)’의 깊은 뜻을, 평범하고 어리석은 궁민(窮民)들이 어찌 알겠습니까?
연로하신 데다가 입맛이 떨어지고 지칠 절기(節氣)가 아닙니까.
그러니 맛깔스런 피양 요리로 몸 보신하시고, 씨원한 곳에서 푹 쉬면서
기분 전환도 하시라는 원려(遠慮)라고 봅니다. 절묘한 택일(擇日)이지요.
  •   지난 2000년 6월 ‘수뇌 상봉’ 때도 경험하셨잖습니까.
     ‘식견(食見)있는 지도자(脂盜者)’의 먹거리를 고르는 안목과 매너 말입니다.
    선대(先代) 천출맹장(賤出盲腸)부터 슨상님과 맺은 인연을 이어가며,
    후대(後代)에 이르러서도 지속적으로 지원과 관심, 그리고 공경의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려.
    역시 소문대로 백도혈통(百盜血統)은 경로효친(敬老孝親)의 가풍(家風)을 대(代) 이어 몸소 실천하고 있네요. 
      그래서 그런지 찌라시 언론에서는 여삿님의 여정(旅程)으로 얼어붙은 북남관계에 훈풍이 불 것이라고 벌써부터 크게 환호하고 있었지요. 더욱이 여삿님께서 어린 ‘최고 돈엄(豚嚴)’을 만나게만 된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들 있답니다. 이런 저런 걸 따져보면 3박 4일은 너무 짧은 기간이라고 생각됩니다.

     쭉 오래 계셔도 좋을 텐데....

  •   그런데 ‘공화국’ 방문에 아주 경미(輕微)한 걸림돌이 있다지요.
    하나는 남녘의 아주 못된, 물론 남녘 당국의 사주를 받았을 것이 거의 확실시 된다는 언론이
    어린 ‘최고 돈엄(豚嚴)’을 모독했다구요. 어이없게도 어린 ‘최고 돈엄(豚嚴)’이 심혈을 기울인
    새 비행장 자랑을 위해 여삿님을 하늘 길로 초청했다고 나발을 불었다지 뭡니까.
    물론 ‘최고 돈엄(豚嚴)’이 쪼잔하게 그 일 때문에 여삿님의 방문을 취소하라고 하진 않겠지요.
     아랫 것들이 좀 오바했을 수도 있답니다. 아니면 토실토실 오동통한 어린 ‘최고 돈엄(豚嚴)’의
    한 번 부려보는 응석이던가. 무척 귀엽지요.

      그리고 조금 의미있는 사안이긴 한데, 아직 명쾌하게 해결이 나지는 않았나 봅니다.
    ‘공화국’을 배신(背信)한 북녘의 무지랭이 인민들 때문이라네요. 
      고기를 잡으러 쪽배를 타고 다섯 명씩이나 어떻게 울릉도 근처 바다까지 나오며,
    왜 재수없게 남녘 해경(海警)에게 구조된답니까?
    그리고 남녘 해경(海警)도 그렇지, 고기잡이 배로 확인됐으면 그 자리에서 풀어줘야지,
    뭐하러 육지까지 끌고 와서 말썽인지 원. 지난해 대형 해상(海上) 교통사고 이후에 남녘 해경(海警)이 엄청 까질해 지고 말았지요. 

      헌데 그 중에 세명이 배신(背信)을 때리고 북녘에 돌아가지 않겠다고 했다지 뭡니까.
    당연히 북녘에서는 배신자를 돌려 보내라고 하는데, 그 무슨 말라빠진 ‘인도주의’를 내세우며,
    남녘 당국이 뻣대고 있답니다. 
      이 세명의 무지랭이들을 북녘으로 무조건 돌려 보내지 않으면, 여삿님의 ‘공화국’ 방문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는데, 이러는 북녘의 깊은 속내를 또 남녘에서는 모르는 거 같네요. 특히 ‘너의도’ 새(鳥)떼들, 그중에서 ‘새(鳥)무리’야 그렇다 치고 ‘새(鳥)연합’은 이것이 ‘최고 돈엄(豚嚴)’의 큰 배려라는 핵심 포인트을 놓치고 있나 봅니다. 
      ‘북악(北岳) 산장’ 여주인을 쎄게 압박해서 ‘공화국’ 배신자들을 몽땅 돌려보내면 여삿님의 ‘공화국’ 방문이 명쾌하게 성사될 것인 즉, 그동안 잠시 ‘새(鳥)연합’을 외면했던 슨상님 고정 지지자(支持者)들도 전폭적으로 ‘새(鳥)연합’에 찬사를 보내지 않겠습니까.
    ‘새(鳥)연합’ 왕초의 ‘북악(北岳) 산장’ 점령전(占領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인데...
    ‘북악(北岳) 산장’ 여주인에 대한 압박이 안 통하면, ‘배신자 몽땅 송환’을 『낙타 고뿔』 ‘추경(追更) 예산’의 국개(國개) 신속 처리와 연계해서 ‘새(鳥)무리’와 빅딜을 해도 좋고. 이런 호기(好機)를 놓치고 있네요, 안타깝게. 
  •   이번에 여삿님께서 ‘공화국’을 방문하면, ‘어린이 집’을 살펴 보신다구요? 아주 잘 하셨습니다. 북녘이야 ‘무상보육(無償保育)의 천국’이니, 여삿님이 거길 가시면 남녘의 보육 시스템도 훨씬 좋아질 겁니다. 자극을 받을 테니 말입니다. 그리고 오래 전부터 손수 뜨개질로 준비하신 털 모자와 목도리도 전달하시겠네요. 뭘 모르는 궁민(窮民)들은 이 삼복더위에 왠 털 모자와 목도리냐고 하겠지만, 모두 여삿님의 혜안(慧眼)에 깜짝들 놀랄 것입니다. 완벽한 ‘무상보육’ 시설의 빵빵 터지는 냉풍기로 인해 냉방병에 걸릴 위험이 있는 북녘의 영유아(嬰幼兒)들에게 털 모자와 목도리 만한게 어디 있나요.

      그건 그렇고, 여삿님 ‘공화국’ 방문 길에 약간 찜찜한 게 있긴 있습니다.
    뭐 별거는 아니지만, 요새 젊은 것들이 하도 드세서. 아 글쎄 십 수년 전에 이미 헤프닝으로 끝난 일을 그 누군가가 영화로 만들었지 뭡니까.
    그 무슨 『해전(海戰)』이라고 제목을 붙였는데,
    그 시절 슨상님의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한 채 욕을 바가지로 먹게하고 있네요.
    철 모르는 젊은 애들이 물가에서 좀 심하게 투닥거린 거 때문에 국제적으로 제일 큰 축구시합을 망칠 수는 없었잖아요. 더군다나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이 되는 걸 막았는데, 그 공(功)을 잊어버리고... 참 한심합니다. 너무 괘념치 마세요. 
  •   요즘 가뭄이 한창입니다. 남녘은 그래도 비가 좀 왔는데, 북녘은 비 소식이 드문 모양입니다.
    하지만 100년만의 가뭄이라 해도 북녘은 끄떡없는 것 같습니다. 남녘은 물론 세계 여러나라에서 돕겠다고 해도 자존심인지 자신감에서인지 필요치 않다네요. 그간 미사일로 우정을 맺은 저 중동(中東)의 석유 수출국에다가는 약간, 그것도 아주 약간의 지원을 부탁했다고 합니다. 그러하니 여삿님의 여정(旅程)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겠지요. 

      가뭄 얘기 나왔으니 말인데, 백도혈통(百盜血統)과 유신혈통(維新血統)이 확연히 비교가 됩디다. 남녘에선 잠깐 가뭄에도 호들갑을 떠는 모습이란... ‘북악(北岳) 산장’ 여주인은 글쎄 경망스럽게 논에다가 소방호스로 물을 뿌려대질 않나 원. 
      백도혈통(百盜血統)의 어린 ‘최고 돈엄(豚嚴)’을 보십시오. 담대(膽大)하고 진중(鎭重)하게 가뭄 같은 건 안중(眼中)에도 없다는 듯이, 피양의 채소농장을 시찰하고 “만족합네다!” 이랬다죠.
    북녘에선 가뭄 같은 거야 인민들의 몫이지 어디 지도자가 관여하나요.
    가만히 있어도 전통적 우방(友邦)이라는 뛔놈들은 물론, 남녘 및 국제사회의 헛똑똑한 이른바
     ‘인도주의자’들이 의례 적당한 시기에 알곡이면 알곡, 물이면 물, 심지어 돈까지 갖다 바칠 테니 말입니다.
     이런 가뭄이야말로 ‘최고 돈엄(豚嚴)’에게는 밑천 안들이고 한 몫 단단히 챙길 수 있는 기회랍니다. 그러니 북녘의 가뭄 같은 것은 일체 신경쓰지 말고 장도(壯途)에 오르십시오. 
  •   옛 어른들이 “7년 가뭄에도 비가 오지 말아야 할 날이 있다.”고 말씀하시곤 했답니다.
    지금부터 여삿님의 ‘공화국’ 방문이 끝날 때까지는 북녘의 날씨가 구름 한 점 없이 쾌청해야 할 텐데... 왜냐구요? 하늘 길로 가시지 않습니까. 
      모쪼록 몸 성히 성히 좋은 여행이 되시길 빕니다.                <더   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