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에 "X까네 미친X" 해학 잃은 막말 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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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눈먼 자들의 도시' 포스터. ⓒ네이버 영화
    ▲ '눈먼 자들의 도시' 포스터. ⓒ네이버 영화

     

    <눈먼 자들의 도시>(Blindness)라는 영화가 있다.

    포르투갈의 작가 주제 사라마구(Jose Saramago)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신종 바이러스와 전염으로 인해 수많은 이들이 갑자기 앞을 볼 수 없게 되고, 이후 인간들의 잔인한 본성이 드러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발병 원인을 알 수 없다.
    또한 접촉자들까지 쉽사리 실명(失明)시켜버리는 병의 특성 때문에 공포와 불안은 급속도로 확산된다.
    정부는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환자들을 수용소에 격리시킨다.
    앞을 볼 수 없는 사람들만 모여 있는 수용소는 혼돈 그 자체다.
    총을 가진 한 남성이 급기야 왕처럼 행동하기 시작한다.

    내부 권력을 쥔 무리들은 강간(強姦)과 약탈(掠奪)을 일삼고 힘의 논리로 수용소를 지배하게 된다.
    그러다 반기를 든 수감자가 방화를 하게 된다.
    수용소가 혼란에 빠지자 환자들은 탈출을 감행한다.
    그리고 수용소를 빠져나간 이들은 자신들을 감시하던 군인이 모두 전염의 공포로 도시를 떠나버린 것을 알게 된다.

    전염병에 대한 공포가 불러온 사회적 혼란과 인간의 본능을 정확하게 그려내, 영화를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인간의 본능에 의해 처절하게 파괴된 사회성의 끝을 보여준다.

    영화의 끝에서 환자들은 다시 시력을 회복하게 된다.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깊은 상처가 남아 있다.
    공포와 불안이 불러온 인간의 추악한 단면은 그들의 머리 속에 영원히 각인됐을 것이다. 

    <눈먼 자들의 도시>를 곱씹어보면, 메르스(MERS) 공포에 빠져 갈 길을 잃어버린 우리 사회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조선일보> 등 유력 언론매체들이 앞다퉈 사회불안을 조장하고 있다.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도 [광우뻥 거짓말]을 능가하는 각종 괴담과 루머가 양산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메르스 사태를 키우면서 언론사의 제1의 광고주인 삼성을 타깃으로 삼았다.
    [좌파언론]이야 '이게 웬 떡이냐'면서 당장 나라가 망하길 기도하는 것처럼 책임추궁에만 여념 없다.
    <조선일보>와 [좌파언론]이 모처럼 의기상통하는 형국이다.
    TV에서도 온통 메르스 소식으로 가득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가늠할 수 없을 지경이다.

    언론매체들이 이 정도니 인터넷 공간은 안 봐도 뻔할 정도다.

    "박근혜가 중동에서 낙타고기를 먹고 와서 메르스가 퍼졌다."

    "탄저균과 부정선거를 덮기 위해 정부가 세월호 사건과 메르스 사태를 일으켰다."

    "미군이 한국에서 인체실험을 하기 위해 메르스를 퍼뜨렸다."

    "박근혜 정부가 무능해서 국민들이 죽어나가는데 대통령은 스스로 사퇴하라."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도 덩달아 신이 났다.

    "남조선이 오늘과 같이 죽음의 공포가 떠도는 수라장으로 된 것은, 전적으로 박근혜패당의 부패무능과 반인민적통치가 가져온 필연적 결과이다."


    이런 주장과 흡사한 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손잡고 메르스라는 난관을 극복해야 할 시기에, 누군가는 국론분열과 남남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 김씨왕조 뺨치는 비난과 앞뒤 없는 루머를 대체 누가 무슨 목적으로 퍼뜨리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들이 유포하는 루머와 괴담이 선동(煽動)의 방아쇠를 당기고 있다는 것이다.

    불안을 파고드는 언론메체의 과잉보도와 말도 안 되는 SNS 괴담이 맞물려, 나라가 혼돈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여기에 메르스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의 부채질이 더해지면서, 그야말로 나라가 엉망진창이 돼버렸다.

     

  • ▲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메르스 대응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메르스 대응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반면,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나라를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는 세력은 신이 난 모양이다.

    <박근혜 번역기>라는 황당한 프로그램이 최근 좌파진영 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프로그램 제작자의 페이스북 배경화면은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를 패러디한 '내 말을 알아듣는 나라'다.
    여기까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 문제를 꼬집은 풍자(諷刺)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 제작자의 페이스북을 읽어내려가 보라.
    도를 넘어선 수위에 점점 눈살이 찌푸려질 것이다.
    조롱을 떠나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댓글 범벅이다.
    프로그램 제작자는 30대 초반 남성으로 알려졌다.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내용을 버젓이 올려놓은 것으로 보아, 정치성향도 짐작할 수 있다.

    제작자는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유체이탈 + 메멘토 화법 번역]이라는 글을 16일 페이스북에 올렸다.

    "제(박근혜 대통령)가 더욱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개하도록 지시했어야 했습니다.
    심각한 것은 빨리 국민께 알려 나갔어야 했습니다.
    정보는 공유하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박원순 시장과 이재명 시장을 보고 알았습니다.
    앞으로는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여 '정부에서 나오는 것이 팩트다'라고 국민이 믿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태 대응을 에둘러 비꼰 것이다.
    여기에 한 네티즌은 이런 댓글을 달았다.

    "하..X까네 미친 년"

    박근혜 정부가 메르스 사태 초기대응에 실패했다는 것은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다.
    시국(時局)이 시국이다.
    사태를 서둘러 수습하고 국가를 정상화하기 위해 모두가 격려해야 할 시기에,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나 싶다.

    또한 좌파 커뮤니티 <직썰>은 <제1회 그네문학상>을 열겠다고 했다.
    <직썰>은 <그네체>란 다음과 같은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무념무상의 상태로 창안하신 마성의 화법으로 말하는 사람은 아무 생각 없이 뱉어내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그 해독의 난이도가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보다 높아 언어학자들도 혀를 내두른다는 궁극의 화법이다."


    나름 고도의 비유를 동원한 풍자라고 자화자찬하겠지만, 우리가 보기엔 결국 조롱과 비난으로 점철된 말 장난일 뿐이다.
    이는 저질 욕설과 저급한 풍자로 한때 인터넷을 달궜던 <나꼼수>의 또다른 형질변이다.
    <사스> 바이러스의 부모인 <코로나> 바이러스가 출산한 또 다른 변종이 <메르스> 바이러스다.
    <직썰> 역시 <나꼼수>가 형질변이한 이복형제일 따름이다.

    <나꼼수>는 스스로의 저질 욕설 문법을 [포스트 모더니즘]으로 분장했다.
    이는 [포스트 모더니즘] 출생지인 프랑스에 사는 길거리 개가 웃다가도 정색할 노릇이다.
    <직썰> 또한 스스로를 [포스트 모더니즘]이라고 호도할 지도 모르겠다.
    [포스트 모더니즘]을 창시한 철학자들은 에이즈 걸려 죽고, 높은 곳에서 뛰어 내려죽고, 동성애를 높이 평가하고, 어린 소녀들과 섹스하는 것을 법으로 막지 말라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는 것만 말해두겠다.
    그래도 "우리는 포스트 모던이야!!!"라고 말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은 없겠다.

    모두가 가볍게 웃고 넘어가야 할 해학(諧謔)을 저질 분노로 선동질 하고 있다.
    좌파는 좌파대로 정부를 향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고, 우파의 맡형이라고 스스로 자칭하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주류언론은 중심을 잃고 자사 이기주의에 눈이 시뻘개져 있다.
    <눈먼 자들의 도시>
    와 다를 게 하나도 없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국가원수를 모독해 얻을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박근혜 대통령을 깎아내리고 원색적인 욕설들을 쏟아내면, 메르스가 사라지는가?

    자위(自慰)도 지나치면 병이 될 수 있다.

     

  • ▲ 메르스 사태로 인해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는 의료진과 가족들. ⓒSBS 방송화면
    ▲ 메르스 사태로 인해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는 의료진과 가족들. ⓒSBS 방송화면


     

    심지어 일부 세력은 열악한 상황에서 밤낮 없이 땀을 흘리며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소방관 가족마저 마녀사냥 하고 있다.
    그 중심에 [광우뻥 폭동] 당시 광화문에 등장환 [유모차 부대]가 있다.
    지 자식 귀하다고 남의 자식 마음에 대못 박는 부류들이다.
    과학적 상식엔 눈 멀고, 주술적 믿음엔 솔깃하는 헛똑똑들이 그들이다.

    이런 상황은 [박원순 스타일 선동에] 휘둘린 결과 일 수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격리대상자들의 신상을 공개한 이후, 일부 네티즌이 "박원순 시장님처럼 모든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며 병원 의료진과 가족들의 신상 정보를 SNS에 공개한 것이 단초가 됐다.

    이에 아무 증상도 없는 의료진과 소방관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학교에서 왕따 당하고 있다.
    심지어는 가족 전체가 아파트 방송을 통해 이웃 기피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
    암흑 중세시대엔 선량한 사람을 [마녀]로 몰아 산채로 불에 태워 죽이는 [마녀사냥]이 마구잡이 자행됐다.
    [의료진-소방관 가족 왕따 현상]은 중세 유럽판 [마녀사냥]의 한국판 형질변경이다.


    메르스 공포가 불러올 경제혼란도 잠재적 복병이다.

     

    "박근혜는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며 초등학생에게는 메르스가 중동감기니까 걱정하지 말란다.
    그런데 메르스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는어느 간호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면 두려움에 떨고 있어 가슴이 아픈데 두려워 말라고?"

       - 트위터 아이디: 종편아웃!(TV조선 채널A 아웃), @tgs43XXXX

     

     

    전형적 [깡통진보]식 논리다.
    그저 나라가 망하길 바라는 [저주의 굿판]이다.

    이번 메스르 사태의 영향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사스(SARS)나 세월호 때를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메르스 사태의 경제적 효과분석>이라는 보고서에서, 메르스 사태가 3개월가량 지속될 경우 드는 사회적 비용이 20조 922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조원은 우리나라의 전체 SOC 예산과 비슷한 규모다.
    도심 번화가에 위치한 상점가는 텅비었다.
    메르스 환자가 다녀간 병원은 공황상태에 빠져 도산 위기에 처했다.
    소상공인들은 위축된 경기로 인해 경제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사태가 장기화될까 두려워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하루빨리 사회가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점점 일자리가 줄어들게 될 것임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광우뻥 떼촛불 폭동>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광우병으로 과연 몇 명의 시민이 사망했을까?
    [메르스 공포 선동]도 [광우뻥 폭동]처럼 언젠가는 진정될 것이다.
    메르스만 문제가 아니다.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 불안과 공포는 대한민국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가장 큰 악재(惡材)다.  

    좌우 이념(理念)이 전염병 퇴치보다 먼저일 수는 없다.
    당장은 메르스를 하루빨리 종식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경시하는 풍조가 지속될 경우, 메르스 퇴치 동력은 급격히 힘을 잃게 된다.
    또한 환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뒤돌아 웃음을 짓는 이는 따로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