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세월호 유가족과 ‘4.16국민연대’ 결성…민노총 참여 가장 많아
  • ▲ 세월호 '추모'라고 쓰고 '폭동'이라 불러야 할까. 이걸 '추모'라고 할 정상인은 없어 보인다. ⓒ뉴데일리 DB
    ▲ 세월호 '추모'라고 쓰고 '폭동'이라 불러야 할까. 이걸 '추모'라고 할 정상인은 없어 보인다. ⓒ뉴데일리 DB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사고 1주년’이 되는 날부터 18일까지 서울 광화문 인근은 ‘마비’ 상태였다. 수십여 명의 경찰이 다치고, 서울시내 교통은 완전히 마비됐다. 경찰 가운데 일부는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이날 시위를 연 사람들을 ‘세월호 유족과 시민사회단체 회원’이라고 부른다. 정말 언론의 보도를 믿을 수 있을까. 


    18일 시위 주도한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주요 참가자들


    지난 18일 서울을 마비시켰던 시위는 ‘세월호 국민대책회의’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월호 국민대책회의’는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800여 개의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 마련, 피해자 지원 등의 활동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세월호 국민대책회의’는 2014년 5월 초 구성된 ‘세월호 참사 대응 각계 원탁회의’로부터 ‘지도’를 받는 것처럼 되어 있다. 이들 스스로는 ‘세월호 참사 대응 각계 원탁회의’가 대책회의의 준비위원회 성격이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원탁회의’ 참여자들이 세월호 국민대책회의의 조직 구성, 사업계획 등을 논의했고, 5월 22일 단체를 공식출범했다고 밝히고 있다.

  • ▲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홈페이지 메인 화면.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홈페이지 캡쳐
    ▲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홈페이지 메인 화면.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홈페이지 캡쳐

    ‘세월호 국민대책회의’에는 낯익은 단체들이 많이 보인다. 사실 “800여 개의 단체가 모였다”는 주장은 ‘허수’를 포함한 것이다. 각 단체의 지역 지부 등을 별개의 단체로 계산한 것이다.

    이런 ‘허수’를 제외했을 때 '실체가 있는 단체'는 민노총, 민예총, KYC(한국청년연합), YMCA, YWCA, 진보연대, 건강한 사회를 위한 의사회, 6.15공동선언실천본부,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전교조, 전공노, 노사모, 인권운동사랑방, 다산인권센터,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 환경운동연합, 경실련, 민변, 민언련, 녹색연합, 민주민생통일주권연대, 전국빈민연합, 전국농민회(전농), 언론노조, 진보연대, 민권연대, 이주노동자인권센터, 코리아연대, 노동자 연대 등으로 압축된다.

    이들 가운데 민노총과 전농, 한대련, 민언련과 언론노조, 6.15공동선언실천본부, YMCA, YWCA 등이 ‘참가 단체 수’로는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18일 현장을 지켜본 사람들에 따르면, 시위대 가운데 가장 많이 보이는 깃발은 ‘노동당’과 ‘노동당 학생위원회’, ‘민노총’, ‘전교조’ 등이었다고 한다.

    2014년 4월 29일, ‘가만히 있으라’는 표어를 내세운 침묵시위를 주창, 세월호 시위 진영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용혜인 씨(경희대 정경대, 26세) 또한 노동당 학생당원이다. 18일 저녁, 광화문 앞에서 태극기를 불태우고 경찰 버스에 올라가 시위를 벌이던 ‘방화범’ 또한 노동당 학생당원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 지난 18일 광화문에서 태극기를 불태운 20대 남성. 그 또한 노동당원으로 추정된다. ⓒ뉴데일리 DB
    ▲ 지난 18일 광화문에서 태극기를 불태운 20대 남성. 그 또한 노동당원으로 추정된다. ⓒ뉴데일리 DB

    노동당은 과거 민주노동당에 참여했던 PD(민중민주) 계열 좌파들이 NL(민족해방) 계열 종북 세력과 결별하면서 따로 만든 ‘진보신당’의 새 이름이다. 2013년 4월 창당했고, 2014년 7월 당명을 ‘노동당’으로 바꿨다.

    ‘진보신당’이 ‘노동당’으로 이름을 바꾸게 된 이유는 사실 지지율 때문이다. 2012년 4.11 총선에서 단 한 명의 후보도 당선시키지 못한 데다 ‘정당 등록요건’인 지지율 2%를 채우지 못해(지지율 1.13%)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등록취소 처분을 받았고, 2016년까지는 ‘진보신당’이라는 당명을 사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4.16 세월호 시위로 뜬 ‘노동당’과 ‘청년좌파’


    대한민국 유권자들에게는 인기가 없는 ‘노동당’이지만, 이들은 각 대학에서 ‘한대련(한국대학생연합, 이적단체 한총련의 후신)’ 보다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전국 곳곳의 대학에는 노동당 학생위원회가 설치돼 있다. 용혜인 씨나 ‘태극기 방화범’ 등을 보면 노동당 학생당원들의 성향을 엿볼 수 있다.

    이들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고 하지만, 2014년 4월 세월호 사고 이후 이름을 알린 좌파단체도 있다. 바로 ‘청년좌파’다.

    ‘청년좌파’는 2013년 1월 27일 준비위원회를 창립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의 연혁을 살펴보면, 2013년 한 해 동안에는 참가자 확대와 내부 결속, 참가자들의 이론무장에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때 ‘청년좌파’의 캠페인 주제는 ‘후쿠시마 원전 사태’나 ‘병역거부’, ‘최저시급 1만 원 요구’ 등 좌파 진영의 시각에서는 ‘평범한 주제들’이 위주를 이뤘다. 2013년 10월 경남 밀양 송전탑 시위에도 참여한 것으로 보이지만, 크게 주목 받지는 못했다.

  • ▲ 2013년 가을, 밀양 송전선 건설 반대시위를 벌이는 청년좌파 회원들. ⓒ청년좌파 홈페이지 캡쳐
    ▲ 2013년 가을, 밀양 송전선 건설 반대시위를 벌이는 청년좌파 회원들. ⓒ청년좌파 홈페이지 캡쳐

    ‘청년좌파’가 본격적으로 눈에 띠게 된 것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 이후부터다. ‘청년좌파’ 참가자들은 세월호 추모 시위를 막는 경찰에 반발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2015년 들어서는 세월호 추모 시위의 선봉에 나서는 등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태극기 방화범’을 잘 안다는 페이스북 이용자나 ‘가만히 있으라’ 침묵시위를 주도하는 용혜인 씨의 후원자들 다수가 이 ‘청년좌파’ 회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미있는 점은 이 ‘청년좌파’ 참가자들과 노동당 학생당원들이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이다.

    ‘청년좌파’나 노동당 학생당원들이야 ‘성인(成人)’이니까 그렇다 치자. 우려되는 부분은 노동당 청소년 위원회다. 현재 노동당은 10대 청소년들도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며 ‘청소년 당원’을 꾸준히 모집하고 있다. 문제는 이 ‘노동당 청소년 당원들’이 세월호 추모를 빌미로 시위에도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월호 단원고 유가족’만 내세운 ‘4.16 연대’


    민노총에다 전교조, 노동당 등이 아무리 ‘세월호 추모’를 떠들어 봤자 그들의 과거 행동 때문에 국민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이라는 걸 세월호 국민대책회의는 어느 정도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 창립한 단체가 있다. 바로 ‘4.16연대’다.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참가자들은 지난 2월 ‘4.16연대’ 창립을 제안했다. 이들은 광화문 천막에서 1년째 농성을 벌이던 세월호 단원고 유가족들을 ‘가족 운영위원’이라는 명목으로 끌어들였다.

    하지만 여기에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104명의 유가족, 승객들을 구하려다 숨진 5명의 의인 유가족, 세월호 구조작업 중 숨진 민간 잠수사의 유가족 등은 철저히 배제돼 있다. 

    ‘4.16연대’가 공개한 ‘가족운영위원’ 명단에는 스스로를 ‘공인’이라 부르는 김영오 씨(일명 유민아빠) 등 10여 명의 유가족 이름이 들어 있다. 모두 ‘단원고 학생 유가족’이다.

  • ▲ 세월호 국민대책회의가 세월호 단원고 유가족을 끌어들여 만든 '4.16연대'의 가족운영위원 명단. 일반인이나 의사자 유가족은 단 한 명도 없다. ⓒ4.16연대 홈페이지 캡쳐
    ▲ 세월호 국민대책회의가 세월호 단원고 유가족을 끌어들여 만든 '4.16연대'의 가족운영위원 명단. 일반인이나 의사자 유가족은 단 한 명도 없다. ⓒ4.16연대 홈페이지 캡쳐

    이런 ‘4.16연대’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이들은 바로 ‘상임위원’이다. 상임위원 명단을 보면 박래군, 이태호, 최종진, 염형철, 권영국, 김은진, 미류, 최영준, 김한성, 윤희숙, 용혜인 등 공안 관계자들의 눈에 익은 이름들이 다수 보인다.

    운영위원인 정세경 ‘엄마의 노란 손수건’ 대표는 통진당 안산 단원고 지역위원회 소속 당원이다.

    박래군 씨는 2009년 용산 사태 당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1년 동안 수배를 받다 자수했다. 법원에서 징역 3년 1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통진당 해산반대 원탁회의에 참여했고, ‘종북콘서트’로 물의를 일으킨 황 선 씨의 구명위원회 발족에도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목회자 정의평화협의회 박승렬 목사는 대북전단 살포와 김포 애기봉 등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활동을 쳘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연대 사무처장인 이태호 씨나 민변 변호사인 권영국 씨, 민노총 수석 부위원장 최종진 씨,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염형철 씨, 천주교 인권위원회 사무국장 김덕진 씨,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미류 씨, 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 김은진 씨, 노동자 연대(舊다함께) 운영위원이자 ‘레프트 21’ 필진인 최영준 씨, 한대련 의장인 김한성 씨, 한국청년연대 윤희숙 씨 등도 ‘아는 사람은 아는’ 유명한 좌파 성향 인사들이다. 


    “4월 18일은 전초전, 4월 24일 끝장 보자!”


    “자식을 잃어 물불 가리지 않는다”고 호언하는 세월호 단원고 유가족들에다 지난 15년 동안 수많은 과격 시위농성에서 이름을 알린 좌파 성향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 ‘4.16연대’는 세월호 사고 추모만을 하는 곳이 아니다. 오는 4월 24일 민노총이 주최하는 ‘총파업’에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월호 국민대책회의’와 ‘4.16연대’ 홈페이지에는 “4.24 민주노총 총파업, 전 지역에서 함께 해요” “썩은 정권 시행령 폐기, 4.25 진실과 추모행진”이라는 공지가 붙어있다.

  • ▲ 4.16연대 공지사항에 있는 '4.24 민노총 총파업' 참여 촉구 글. 세월호 추모와 민노총 총파업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4.16연대 홈페이지 캡쳐
    ▲ 4.16연대 공지사항에 있는 '4.24 민노총 총파업' 참여 촉구 글. 세월호 추모와 민노총 총파업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4.16연대 홈페이지 캡쳐

    ‘4.24 민노총 총파업’은 민노총이 “정부가 노동법을 개악하려 한다”며 몇 달 전부터 추진하던 파업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 자살과 이완구 前총리 전격 사퇴 등으로 인해 ‘노동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은 상태여서 ‘명분’이 사라진 상태다. 민노총 금속노조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단위노조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파업에 불참을 선언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민노총은 ‘4.24 총파업’을 조급하게 서둘고 있다. 다른 좌파 진영의 움직임도 그렇다. 지난 21일 ‘민중의 소리’는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보도했다. 민노총의 ‘4.24 총파업’을 지지하는 단체들의 기자회견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단체를 보면, 전농(전국농민회총연맹),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범민련, 빈민해방실천연대 등 ‘파업’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단체들이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진보연대 대표였던 박석운 민중의 힘 상임의장도 참석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1,00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민노총의 총파업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전교조, 전국교수노조, 학교비정규직노조 등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민노총 총파업에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 ‘장애인차별철폐 연대 공동 투쟁단’도 민노총 총파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노동법 개악’을 내세워 총파업을 하려는 민노총을 적극 지지하며, 총파업에 참여하려는 이유는 대체 뭘까.

  • ▲ 4.16연대 공지사항에 있는 '4.25 행진시위' 참여촉구 글. 이 행진시위로 25일 서울 도심이 마비될 것으로 보인다. ⓒ4.16연대 홈페이지 캡쳐
    ▲ 4.16연대 공지사항에 있는 '4.25 행진시위' 참여촉구 글. 이 행진시위로 25일 서울 도심이 마비될 것으로 보인다. ⓒ4.16연대 홈페이지 캡쳐

    지난 21일 전의경 부모모임 회원들이 인터뷰에서 했던, “18일 시위가 마무리될 무렵, 시위대 가운데 일부가 ‘희망을 봤다. 이제 끝장을 보자’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증언이 중요한 ‘힌트’였다.

    ‘세월호 국민대책회의’와 ‘4.16연대’ 홈페이지의 공지를 보면, 오는 4월 24일 민노총은 지지 단체들과 함께 서울 시청광장, 춘천역, 청주 상당공원, 천안 야우리 광장, 대전 샘머리 공원, 경주역, 포항 형산로터리 협력회관 앞, 경산시청 맞은 편, 구미 노동지청, 전주 한국은행 사거리, 대구 반월당, 울산 태화강역, 창원 중앙대로, 광주 舊도청 앞 민주광장, 부산역 광장, 여수시청, 제주시청 등에서 동시다발적인 시위를 열 계획이다.

    4월 25일에는 서울 성신여대 입구역 CGV앞, 청량리역 광장, 용산역 광장, 홍익대 정문에서 출발한 시위대가 광화문 광장으로 모이는 대규모 행진시위가 열린다.

    이 두 시위에 민노총과 그 지지단체는 물론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4.16연대’ 측에서도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민노총과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측이 함께 움직이면 24일부터 25일까지 전국적인 혼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울의 경우, KTX 호남선 주말 좌석이 매진됐다는 소리가 나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주말에는 차라리 집에서 나가지 않는 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이들이 지난 18일 서울시청 광장 앞에서 광화문으로 진출하면서 보여준 ‘폭력’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폭력’이 또 한 번 재현된다면, 이제는 끝이다.

    지난 18일 태극기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로 이미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많이 잃은 ‘세월호 추모단체’와 ‘귀족노조’로 불리는 민노총이 또 다시 ‘불법폭력’ 시위를 전국 곳곳에서 벌인다면, 이들은 물론 ‘세월호 단원고 유가족들’까지 국민들로부터 받았던 동정과 연민을 완전히 잃어버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 ▲ 시위에 참가한 한 단체 회원들이 지난 14일 '박근혜 퇴진' 피켓 시위를 한 장면을 네티즌들이 합성한 '박혜진 퇴근' 사진. SNS와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됐다. 이 사진을 합성한 사람의 마음이 진짜 국민정서에 가까워 보인다. ⓒSNS 유통사진 캡쳐
    ▲ 시위에 참가한 한 단체 회원들이 지난 14일 '박근혜 퇴진' 피켓 시위를 한 장면을 네티즌들이 합성한 '박혜진 퇴근' 사진. SNS와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됐다. 이 사진을 합성한 사람의 마음이 진짜 국민정서에 가까워 보인다. ⓒSNS 유통사진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