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본회의 당일 입 닫아…정국 불리해 지자 "여론조사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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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국회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을 두고 부산하게 돌아가던 지난 12일 문재인 대표는
    ▲ 국회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을 두고 부산하게 돌아가던 지난 12일 문재인 대표는 "원내대표부가 알아서 할 것"이라고 했다. 대표는 ⓒ 뉴데일리DB

     

     

    국회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을 두고 부산하게 돌아가던 지난 12일 문재인 대표는 "원내대표부가 알아서 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표는 같은 날 의원총회에서도 이완구 후보자 인준과 관련한 일절 언급이 없었다. 연이어 찾은 상임고문단 오찬, 유승희 최고위원의 토론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문 대표는 인준안은 '원내에서 알아서 할 일'로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지만 가이드라인은 명확했다.

    그는 청문회 이튿날인 11일 최고위에서 처음으로 '인준 불가'를 공식화 했다. 문 대표는 "이번이 세번째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넘어가려 했으나 더 이상 그럴 수 없게됐다"고 말했다. 김영란법·언론외압 등이 담긴 녹취록 파문으로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된 뒤 나온 발언이다.

    새정치연합 내에서는 12일로 예정됐던 본회의 불가론이 빠르게 확산됐다. 여기에 여야 합의를 중시하는 정의화 국회의장까지 나서면서 새누리당의 단독처리에도 제동이 걸렸다.

    문재인 대표가 일찍이 '인준 불가' 뜻을 명확히 밝히면서 야당의 의사일정도 보이콧으로 치닫지 않게됐다.

    문제는 16일로 순연된 본회의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사실상 야당이 불참하더라도 본회의를 열겠다고 강조하면서 새누리당의 단독처리가 유력해진 상황이다. 새정치연합 내에서는 이미 한 번 미룬 본회의를 또다시 보이콧하기도 어려워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상황이 야당에게 불리하게 돌아가자 문 대표는 또 다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문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급기야 "여야 공동으로 여론조사를 해볼 것을 청와대와 여당에게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완구 총리 후보자에 대한 여론을 보고 인준안 처리를 판단해 보자는 주장이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어제까지 (16일 본회의) 원내대표 간 합의를 존중하겠다고 분명히 말했는데 야당의 대표가 하루 만에 말을 바꾼 점에 대해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반발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에서는 이완구 총리 후보자에 대한 적합도를 조사,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총리 후보자로 적합하지 않다는 응답은 41%였다. 적합은 29%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문 대표가 진짜 여론조사를 실시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더 높은 점을 강조, 인준에 참여하지 않을 만한 '명분'을 만들기 위한 조치였다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50대 자영업자, 주부 등과 점심을 함께했다. 또 대한상공회의소를 예방하는 등 물밑에서 진행 중인 여야 간 논의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비춰진다.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야권의 키는 문재인 대표가 쥐고 있다. 취임 한 지 얼마 안되어 외부 활동을 줄줄이 소화하면서 실제 방향을 잡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