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북 선군영도-북미대결전 승리 결정적 전환에 전사로서 어떻게 화답?"
  • ▲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통합진보당 해산 2차 전문가 간담회을 열고 울산 민노당 주사파 비밀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통합진보당 해산 2차 전문가 간담회을 열고 울산 민노당 주사파 비밀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2일 "통합진보당 비밀 교육자료에 이어 이번엔 울산 RO(혁명조직) 문건을 입수했다"며 비밀 자료로 추정되는 문건을 연이어 폭로했다.

    하 의원은 이날 오후 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오늘은 울산 RO문건을 공개하겠다. 울산에서 입수한 민노당(통진당 전신) 지도부 문건"이라며 "경기동부연합에 이어 울산에도 통진당 RO가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라고 밝혔다.

    이날 하 의원이 공개한 <2005년 자주통일 사업을 위한 운영위 토론용 기획(초안)>이라는 A4용지 7쪽 분량의 문건에는, '선군영도', '전사'라는 등의 다소 충격적인 표현으로 북한을 노골적으로 두둔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문건 3페이지에 <단계별 사업전개와 내용-핵식일꾼 태세의 재정비>에서 '이북의 선군영도에 의해 북미대결전 승리의 결정적 전환이 이루어 지고 있는 지금, 전사로서 나는 어떤 태세로 화답할 것인가? 북미대결전의 종국적 승리를 일구어 내기 위해 나는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태세를 재정비'라고 기술돼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군대를 혁명의 기둥으로 내세워 혁명과 건설의 모든 문제를 풀어나간다는 북한 김정일의 선군영도 사상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전사'라는 표현은 RO 모임에만 나온다"며 "북한의 핵 보유를 지지할 뿐만 아니라 미국을 향한 적대적 노선을 채택한 것인데 이는 북핵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면 종북으로 몰리니, 미국 적대를 명분으로 내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건의 <대중의식화 중심기조 확정 및 대중단위 교양 시작> 구절에선 '북의 핵무장의 불가피성과 정당성, 북의 핵무기가 한반도 평화를 담보하고 있다는 주장을 결합한다'고 명시돼 있다. 북핵을 노골적으로 두둔하겠다는 것이다.

    문건에는 또 "북한의 핵실험 당시 모두가 북한을 비난했을 때 민노당은 비난하지 않았다"는 식의 자화자찬도 기록돼 있다.

    주한미군기지 철수 및 평택 미군기지 확장이전과 관련해선 '평택 지킴이 조직 및 참가 조직'을 구성하고 반미 투쟁 조직하라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 ▲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통합진보당 해산 2차 전문가 간담회을 열고 울산 민노당 주사파 비밀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하 의원은 통진당의 구조에 대해 "꼭대기에 RO조직이 있고, 그 중간에 활동가 조직, 그 외피에 통진당 혹은 민노당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하 의원이 공개한 문건에는 '자주통일 사업을 중심으로 분회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당을 강화한다. 문예, 청년, 학생을 중심으로 소규모 기동선전대를 다양한 형식으로 꾸려낸다.

    사업과 활동은 반전평화 선언서명으로 총화하고, 선언총화방식은 플랜카드 걸기 등 특색있는 방식으로 총화한다. 부문역량을 중심으로 지구당 자체를 강화하는 사업을 전개한다'라고 쓰여져 있다.

    또 '연합운영위는 전체 목표를 설정하고 각 부문단위는 자기 목표와 계획을 분명히 제출하여, 해당 성원 개인에 이르기까지 명확히 분공을 조직하고 총화한다'라고 쓰여져 있다.

    하 의원은 이에 대해 '부문'이라는 단어는 통진당의 학생-노동자-여성 등을 말하는 것이고, '성원'이라는 단어는 지하조직인 RO조직원들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특히 하태경 의원은 이 문건의 제목 등에 '운영위'로 기술돼 있는 것과 관련, "과거에 이들은 민혁당을 동창회로, RO를 동문회로 불렀는데, 이 단어의 뜻이 공개돼 쓰지 못하게 되자 운영회라는 말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문건 2쪽에 기술된 '분회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당을 강화하라. 구체적인 동네로 들어가고 특정 동과 아파트를 선정하여 집중 돌파한다'는 표현에 대해선 "민노당의 하부 단위까지 상세한 지침을 내려 배후조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놀랍게도 구체적 지침을 민노당 울산지부에서 똑같이 따라했다"며 "2005년 민주노총 울산시당 강연회를 두고 '이 강연회를 통해 최대한 홍보하라'는 지침이 있었는데 실제로 언론사인 <오마이뉴스>를 통해 그대로 다 보도됐다"고 밝혔다.

    하태경 의원은 그러면서 "통진당 해산심판과 관련해 '일부 당원의 일탈'이라는 일각의 주장이 있는데, 이렇게 보면 경기동부연합에 이어 부산, 울산의 일탈이 연이어 드러난 것"이라며 "결국 전체적으로 민노당 혹은 통진당 일탈이라는 얘기가 맞다"고 역설했다.  

    문건 입수경위에 대해 하 의원은 "민노당 울산시당에서 입수했다"며 "최근 저의 '실전운동론' 폭로를 보고 예전에 민노당원이었던 분이 통진당 해산에 도움이 될까봐 제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 문건을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진보당) 위헌정당 해산 심판에 활용하도록 법무부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진당 홍성규 대변인은 "당의 공식 문서도 아닌 것을 꺼내 놓고 흠집을 내려는 불순한 음모, 파렴치한 행각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자신이 '과대망상 소설가'가 아니라 국회의원임이라는 것을 분명히 깨닫고 처신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7일 "북한의 주체사상에 기반을 둔 통진당의 비밀 교육자료를 입수했다"며 한 220페이지 가량의 <활동가를 위한 실전운동론>이라는 비밀 문건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통진당 홍성규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하태경 의원이 달랑 정체불명의 책자 하나를 내놓더니 막무가내로 진보당(통진당) 핵심 활동가를 위한 비밀 교육 교재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하 의원을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하지만 부산 일대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활동가를 위한 실전운동론>이라는 문건을 갖고 있다가 공안당국에 압수당한 것으로 알려져 하 의원의 주장에 신빙성이 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