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 당시 왔던 북한 응원단. 맨 앞이 이설주다. [자료사진]
    ▲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 당시 왔던 북한 응원단. 맨 앞이 이설주다. [자료사진]

    북한이 7일 ‘공화국 정부 성명’이라며 남북관계 개선을 촉구하는 발표를 했다.
    북한은 이를 위한 조치의 하나로 오는 9월 열리는 인천 아시안 게임에
    응원단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성명 전체를 살펴보면 하나의 ‘떡밥’에 불과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북한은 늘 일방적인 주장만 하지 말고, 먼저 제대로 된 대화의 장에 나오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인천 아시안 게임에 응원단을 보내겠다며,
    이 조치가 냉각된 남북관계를 녹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리는 당면한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민족단합의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해
    남조선의 인천에서 진행되는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에
    우리 선수단과 함께 응원단을 파견하기로 하였다.
    이번 우리 공화국의 성의 있는 조치는
    냉각된 북남관계를 민족적 화해의 열기로 녹이고
    전체 조선민족의 통일의지를 내외에 과시하게 될 것이다.” 


    북한은 성명을 통해 남북 관계가 냉각된 것을 모두 한국 정부 탓으로 돌렸다.

    “남조선 당국은 시대착오적인 적대관념을 버리고 동족대결 정책을
    연북화해 정책으로 바꿀 대용단을 내려야 한다.
    진정으로 북남관계를 개선할 의사가 있다면 북남 수뇌분들에 의하여 마련된
    6·15, 10·4선언을 비롯하여 북남 공동의 합의들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길로 나와야 한다.”


    북한은 또한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거론한 데 대해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며,
    예의 ‘연방제 통일 방안’을 주장하는 것으로 성명을 마무리했다.

    “우리의 핵은 통일의 장애도, 남북관계 개선의 걸림돌도 아니며
    공화국의 핵 무력은 외세의 침략 야망을 억제하고
    자주통일과 민족만대의 평화와 안전·번영을 위한 확고한 담보다.

    북과 남은 6·15공동선언에서 북측의 낮은 단계 연방제안과 남측의 연합 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나가기로 합의했다.
    북과 남은 연방연합제방식의 통일방안을 구체화하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공존, 공영, 공리를 적극 도모해나가야 한다.”


    북한이 성명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에 필요하다고 주장한 조치는

    ▲무모한 적대와 대결상태를 끝장내고 대북 교류의 길을 열 것
    ▲한반도 문제에 외세를 끌어들이지 말고 모두 우리 민족끼리 해결할 것
    ▲북한 정권과 그 추종자들이 지지하는 연방제 통일을 지향할 것
    ▲5.24조치 해제 등 북한이 요구하는 교류협력 조건을 들어줄 것 등이었다.

    이처럼 북한의 일방적인 입장만을 담은 성명이
    국내 언론들을 통해 화제가 되자 정부는 즉각 공식적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는 7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은 일방적인 주장을 상대방에게 강요하지 말고 진짜 대화를 하라”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는 7.4 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 등
    남북 간 기존 합의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또한 남북 간 모든 현안 문제를 대화를 통해서 풀어 나간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하지만 이번 성명처럼 북측이 자신의 일방적인 주장을 상대방에게 강요하거나
    책임을 전가하려는 태도를 보인다면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통일부는 북한이 주장한 ‘핵무력 민족번영론’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이번 성명 내용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이미 누차 밝힌 바 있어
    일일이 지적하지는 않겠다.
    다만 북한 핵이 통일이나 남북관계 개선의 걸림돌이 아니고,
    오히려 민족의 평화와 번영을 보장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어렵다.
    북한은 비합리적인 주장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우리와의 진정한 대화의 장에 조속히 나와야 할 것이다.”


    통일부는 또한 북한이 ‘남북화해’라며 내건
    인천 아시안 게임 응원단에 대해서도 덤덤한 태도를 보였다. 

    “정부는 국제 체육경기인 인천 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응원단 파견과 관련해서는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등과 협의해
    북한의 선수단, 응원단 참여에 필요한 사항을 국제관례에 따라서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통일부는 하지만
    남북한 단일팀 구성이나 공동입장, 공동응원 등에 대해서는
    시일이 촉박하며 지금까지의 관례가 없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을 낮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