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캠프 출정식…정성진-심화진 공동선대위원장 위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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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김황식 전 총리가 3일 출정식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 이종현 기자
    ▲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김황식 전 총리가 3일 출정식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 이종현 기자


     

    김황식 전 총리가 빨간색 운동화 끈을 조여 맸다.
    양 옆에는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빨간 점퍼를 입은 정성진, 심화진 공동선대위원장이 함께 했다. 세 사람은 나란히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환하게 웃었다. 선거레이스는 지금 이 순간부터 라는 자신감이 배어났다.  
     
    김 전 총리는 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을 가졌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지 보름 만이다. 당내 경선 경쟁자인 이혜훈 최고위원은 줄곧 자리를 지켰고 정몽준 의원은 행사 시작 전 축하 인사를 건네고 먼저 자리를 떴다.

     

  • ▲ 김황식 전 총리가 자신의 선대위 출정식에 참석한 정몽준 의원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이종현 기자
    ▲ 김황식 전 총리가 자신의 선대위 출정식에 참석한 정몽준 의원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이종현 기자

     

    김황식 전 총리가 행사장에 입장하자 몇몇 참석자들은 일어선 채 박수를 보냈다. 중간 중간 [김황식]을 외치는 울림도 계속됐다. 휴대전화를 꺼내 그를 담으려는 사람들을 향해 김 전 총리는 가볍게 목례로 답했다.

    김 전 총리는 자신의 첫인상으로 운을 뗐다.

     

    요즘 처음 만나는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이 하는 말이 있다.
    티비에서 보는 것보다 실물이 젊다고 하신다.
    그보다 눈이 더 좋으신 분들은 [미남]이라고 한다.

     

    그가 “젊다”고 말할 땐 객석에서 박수가 쏟아졌고, “미남”이라 말할 때는 장내가 웃음바다가 됐다. 당내 유력 경쟁자인 정몽준 예비후보와 불과 3살 차이지만 더 나이 들어 보이는 [약점]을 웃음코드로 접근한 것이다. 실제 만나보면 다르다는 의미도 있다.

    김 전 총리는 시골인 전남 장성 출신에 집안의 배경도, 큰 재산도 없는 자신이 대법관과 감사원장, 국무총리를 지낸 데 대해 “기적과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곰곰이 생각해봐도 나라로부터 받은 혜택이 너무 크다는 게 제 솔직한 심경”이라고 했다. 

     

    출정식이었지만 당내 경선 경쟁자인 이혜훈-정몽준 후보를 겨냥한 공세는 펴지 않았다.
    재선에 도전하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원순 시장에 대해서도 [잘못된 시정]이라고 언급했을 뿐 공개적인 비난은 없었다.

    대신 자신의 성장과정을 이야기하고, 국무총리와 감사원장, 대법원장을 지낸 경험이 서울시정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는 [포지티브] 발언이 잇따랐다.


    김 전 총리는 어머니의 엄격한 훈육으로 [인간적인] 법관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어릴 때 시골집 툇마루에 앉아있는데 거지가 들어왔다.
    저는 어머니께 “어머니 거지와요”라고 크게 소리쳤다.
    거지가 들어왔을 때 어머니는 쌀을 한 움큼 잡아다가 거지에게 준 뒤
    저를 쥐어박고는 “우리집에 오는 사람은 다 손님이다.
    거지를 한 번 더 거지라고 하면 혼난다”고 말씀하셨다.

     

    김 전 총리는 “초등학교 4학년쯤이었는데 엄청난 충격이었다. 제 삶에 있어 중요한 교훈이자 지표가 됐다. 법관을 하면서 죄지은 피고인을 처벌하는 과정에서 인간적으로 대하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장이 되더라도 그와 같이 낮고 겸손하고 모든 시민들을 함께 어우르는 자세로 시정을 펴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 김황식 전 총리가 3일 선대위 출정식에서 시민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이종현 기자
    ▲ 김황식 전 총리가 3일 선대위 출정식에서 시민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이종현 기자

     

    그는 자신이 대법관, 감사원장, 국무총리 임명에 앞서 세 차례나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점을 언급하며 “제가 완벽한 사람이겠느냐만은 문제가 될 큰 흠이 없다는 것이 검증됐다. 가장 안심해도 좋을 후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또 국무총리 경험으로 중앙정부 행정의 맥을 알고, 감사원장 시절 지방자치 모든 문제를 감사해 행정의 메커니즘을 잘 안다고 밝혔다.

     

    6.4 지방선거에서 잘못된 시정을 이끌고 있는 시장을 교체해야
    서울시의 발전이 있고 대한민국의 발전이 있다.
    서울 시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앙정부와 뜻을 잘 맞추어 시정을 이끌어야 한다.

    중앙정부 행정을 알아야 맥을 찾아
    예산도 더 따올 수 있고 보전도 받을 수 있다.
    저는 맥을 알고 있다.
    총리로 2년5개월을 지냈고,
    감사원장 시절에는 지방자치 모든 문제를 감사했다.
    중앙정부의 메커니즘을 잘 알고 협조체계를 이끌
    가장 적합한 후보이다.


    김 후보는 “동서가, 강북-강남이 하나되고 잘사는 자와 못사는 자가 하나되는 사랑이 넘치는 서울시를 만들 것이다. 6.4 승리를 위해 힘차게 전진하겠다”고 외친 뒤 큰 절을 올렸다.

    이날 행사에는 6선 국회의원 출신인 이한동 전 총리를 비롯해 새누리당 김성태, 김회선, 강석훈, 심윤조, 길정우, 장윤석, 황인자, 김정훈, 강은희, 윤상현, 이한영 의원이 참석했다.

    서울시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여럿 모였다. 노원병 허준영, 구로갑 김승제, 노원을 홍범식, 동대문갑 허용범, 서대문갑 이성헌, 영등포갑 박선규 등을 비롯해 윤원중, 이강두, 오강석 전 의원들도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