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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성 변호인, 김일성 지령 받은 간첩 만나서는

왕재산 간첩사건 관모봉 "김일성 접견교시 받았다" 장경욱 "묵비해달라"

입력 2014-04-02 14:34 수정 2014-04-03 10:41

▲ '왕재산' 조직의 충성 맹세문. 이들은 북한 김정일 정권으로부터 훈장까지 받았다. ⓒ 검찰청 제공

#. 2011년 8월 = '왕재산 간첩사건' 중요 참고인 '관모봉(간첩 암호명)'은 장경욱 변호사를 만났다. 관모봉은 왕재산 조직 결성 이전에 연락책으로 활동하다가 이탈한 인물이며, 장경욱 변호사는 현재 '화교남매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씨를 변호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관모봉은 장경욱 변호사에 "93년 8월 밀입북해 김일성 접견교시를 받았다"며 "국정원 조사에서 북한에 갔다 온 이야기를 역사적으로 밝혀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접견교시란 김일성 또는 김정일과 직접 면담을 통해 공작지령을 수수하는 행위다. 간첩에게 접견교시를 통해 지령받은 내용은 목숨을 걸고 수행해야 한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장경욱 변호사는 "묵비권을 행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 변호사는 "국정원 수사에 협조하면 변절자로 낙인 찍힌다"며 "다른 피의자들이 잘 묵비하고 있으니 묵비해달라"고 했다. 전향한 '관모봉'에게 오히려 장경욱 변호사가 묵비권을 종용하며 협박성 발언을 한 것이다.
'관모봉'은 이 같은 사실들을 2011년 12월 23일 1심 21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했다. 관모봉은 법정에서 "묵비권을 행사하는 초라한 모습이 오히려 젊은이들을 죽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폭로 이유를 밝혔다. 관모봉은 "무조건 조작이라고 우기는 변호인들 질문에 답변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도 했다.
2013년 7월 26일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된 김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7년과 자격정지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같이 기소된 임 모 씨 등 3명은 징역 4∼5년형을 확정받았다.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유 모 씨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항소심 형량이 유지됐다.

▲ 2014년 3월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민변 사무실에서 열린 '보위사령부 직파간첩 홍모씨 간첩 조작 변호인단 긴급기자회견'에서 장경욱 변호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4.3.27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2012년 7월 =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해외반탐(反探·대간첩) 요원으로 일한 바 있는 이 모 씨도 장경욱 변호사를 만났다. 이 씨는 김책공대, 김일성종합대를 잇따라 졸업한 엘리트 출신으로 중좌(한국 중령급) 계급까지 오른 인물이다.
이 씨는 장경욱 변호사에 "지난 날 한 일(보위부 지도원)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다"며 "북한을 배신한 부분부터 변호를 잘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장경욱 변호사는 "국가보안법은 폐지되어야 하고, 중국에서 위폐 거래를 한 사실로 검사가 5년형을 내릴 수 있으니 보위부 문제를 모두 거짓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이 씨는 변호인 선임을 취소한 뒤 국정원장 앞으로 편지를 보냈다. 그는 편지에서 "북한의 세습체제를 미화하는 미몽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현실을 파악하지 못하는 분이 나를 변호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이미 북한을 버렸는데 마음을 보여줄 수 없어 전향서를 작성하였으며 국정원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 나누고 싶다"고 했다.
2013년 8월 2일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부장판사 윤성원)는 이 씨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5년, 자격정지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진술의 임의성과 신빙성이 인정돼 유죄 판단은 정당하다. ○○○의 범행은 대한민국의 존립과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로 위험성도 높다. 2007년 이후 공작행위를 중단하고 이탈한 점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량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 유우성씨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변호인들과 함께 출석해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전달한 후 건물을 나서고 있다. (사진 =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2012.10 = 유우성씨의 동생 유가려씨는 탈북자로 신분을 위장해 국내에 입국한 후 중앙합신센터에서 신원과 입국경위 등에 대해 계속 거짓 진술을 했다. 폴리그래프 검사 결과, 허위 반응이 나온 것이다. 계속되는 조사 과정에서 신문관이 북한 동향출신 탈북자 증언내용과 북한 체류당시 행적 등에 대한 자료를 제시하자 유가려씨는 결국 유우성의 간첩활동 사실을 실토했다.

당시 그는 "오빠(유우성)가  처벌받더라도 사실을 밝히는 것이 가족 모두가 보위부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살아가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여 사실대로 진술하겠다"며 "지긋지긋한 북한 보위부와 관계에서 벗어나 그동안의 잘못을 뉘우치고 새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이후 유가려씨는 유우성씨가 북한 보위부 공작원으로 활동한 사실과 밀입북한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이는 당사자가 아니면 절대 알 수 없는 생생한 증언"이라는 게 검찰과 국정원의 입장이다. 유가려씨는 국정원과 검찰의 조사과정에서도 이를 일관되게 진술하고 형사소송법상 '증거보전절차’까지 마쳤다.

#. 2013년 4월 = 장경욱 변호사 등 유우성 변호인단은 유가려씨 인신구제 심리에서 "당신의 증언으로 오빠 유우성이 중형을 받게 될 것"이라며 유가려의 감성을 집요하게 자극했다. 유가려씨는 대성통곡했다. 유가려씨가 그동안의 진술을 번복하며 유우성씨의 범죄사실을 부인한 것은 바로 이 때부터였다.
 
이후 유우성 변호인단은 기자회견을 갖고 '화교남매 간첩사건'에 대해 "국정원에 의해 조작된 사건"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들은 유가려씨가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회유·협박·폭행을 당한 끝에 허위 자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에서도 수사관들의 폭행ㆍ협박, 회유사실은 인정되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
"유가려가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수사관들로부터 폭행, 협박 및 가혹행위를 당하였거나 세뇌 또는 회유를 받지 아니한 상태에서 자유롭게 진술을 하였던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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