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기업들 가치 급속 하락…세계 10위권에서 '전멸'
    경제 경착륙 우려로 중국 저물고 '미국 전성기' 부활
    SK하이닉스와 네이버 세계 500대 기업 안에 새로 진입



    중국 경제를 둘러싼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의 가치가 하락해 세계 기업가치 순위 10위 안에서 모두 밀려났다.

    23일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가총액 기준 세계 500대 기업 순위에 따르면 미국 기업이 1∼10위 중 9개를 휩쓴 가운데 중국 기업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 4위에 오른 중국석유(페트로차이나)는 이제 15위, 10위인 중국공상은행은 21위로 밀려났다.
    이에 따라 20위 안의 중국 기업도 1년 전 4곳에서 이제 중국석유 단 한 곳밖에 남지 않게 됐다.

    500위 안에 든 중국 기업 숫자도 27곳에서 23곳으로 줄었다.

    이는 지난해 중반 이후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관측 속에 부채 팽창, 부동산 거품 등에 따른 경제 경착륙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 증시가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 기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2.05% 떨어졌다.

    다만 대다수 중국 기업들의 순위가 하락한 것과는 달리 인터넷·게임업체 텅쉰(騰訊·텐센트)이 131위에서 42위로, 인터넷 포털 바이두(百度)가 319위에서 179위로 훌쩍 뛰어올라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월가는 기업공개(IPO)에 착수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기업가치도 세계 20위권인 2천억 달러(약 216조원)까지 이를 수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빠져나간 자리는 미국 기업들이 채웠다.

    애플·엑손모빌·구글이 1년 전과 마찬가지로 1∼3위를 지킨 가운데 10위권 안의 미국 외 기업은 스위스 제약사 로슈(7위) 한 곳에 그쳤다.

    같은 기간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2.34%,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19.89% 각각 상승했다.

    한편 한국 기업들은 삼성전자가 22위에서 26위로, 현대차가 204위에서 209위로, 현대모비스가 384위에서 414위로, POSCO가 393위에서 488위로 각각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455위, NAVER는 470위로 500위 안에 새롭게 진입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가는 36.75%, 네이버 주가는 86.54% 각각 치솟았다.

    특히 네이버는 '라인'을, 중국 텅쉰은 '위챗'을 각각 내세워 주가를 크게 끌어올려 최근 세계 IT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인 모바일 메신저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이에 따라 500위 안 한국 기업은 1년 전 4곳에서 6곳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