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월화드라마(밤 10시) <신의 선물>(연출 이동훈, 극본 최란) 10일 방송에서 가수 바로는 지적장애인 기영규 역을 맡아 진짜 지적장애인처럼 연기해 감동을 준다.

    지적장애인 영규(바로 분)는 바가지 머리에 트레이드 마크처럼 늘 노란색 츄리닝 웃도리를 입고 추위에도 구멍 난 양말에 슬리퍼를 신고 벌벌 떨며 움크리고 다닌다. 

    영규는 늘 수현(이보영 분)네 아파트 입구에서 벌벌 떨고 있다. 수현이는 어린 딸 빛나(김유빈 분)가 영규와 어울려 다니는 게 못 마땅해 영규를 구박했다. 빛나가 유괴당해 죽고 나서야 빛나 일기장을 보며 영규와 딸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

    영규는 아파트 입구에 움크리고 앉아 떨고 있다가 수현이가 나오자 "빛나 안 만났어요!" 지레 겁을 먹고 말한다. 수현은 딸을 잃어보고서야 영규에 대해 마음이 열려 영규의 떨어진 양말과 슬리퍼를 내려다보고 가슴이 메인다.   



    영규를 데리고 신발가게에 가서 영규가 고른 신발을 신겨주며 "이 신발 신고 누가 빛나 데려가면 데려가지 못 하게 막아야 돼." 간절하게 애원하며 정성껏 신발끈을 매준다. "아줌마가 미안했어!" 수현은 눈시울을 붉히며 영규에게 사과한다.

    영규는 지적장애인이라는 것 외에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영규의 모습이 인상 깊게 각인되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영규는 중요한 시점에 혜성처럼 나타난다. 
    영규의 모자라는 표정은 드라마 분위기에 심상치 않은 으시시한 분위기를 던져준다. 그런 영규가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거 같다. 영규에게서 사건의 실마리가 풀려나가게 되는 것 아닐까?   
      
     '영규를 빼놓고는 얘기를 하지 말라'는 말이 생각날 만큼 영규가 빠진 '신의 선물'은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어느새 영규는 드라마 중심에 서 있다. 수현이 말처럼 영규에게 조그마한 선물 신발 사주고 딸 지키주는 되로 주고 말로 받는 대박을 쳤으면 좋겠다. 

    긴장해서 잔뜩 몸을 움크리고 있는 몸짓이나 어늘한 말투의 외형적인 모습 뿐만 아니라 지적장애인 속으로 들어 간 것 처럼 백치미와 순수미를  뿜어내어 지적장애인을 연기하고 있는 것조차 잊게 한다.

    바로야말로 신의 선물이 되지 않을까?

    [사진출처=SBS 드라마 <신의 선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