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당신들이 나가라” 기존 후보들과의 교통정리 안되면 반발만 심화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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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는 새누리당 지도부. ⓒ이종현 기자
    ▲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는 새누리당 지도부. ⓒ이종현 기자

    

     

    6.4 지방선거를 120여일 앞둔
    새누리당의 현재 상황은
    [혼란과 갈등의 연속]으로 요약된다.

    [선거의 여왕] 없이 치르는 첫 대국(大局)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매번 굵직한 선거 때마다
    [변화와 혁신]을 상징하는 카드를 들고 나와
    표심을 움직였다.  

    하지만 현재의 새누리당을 보고 있자면,
    답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엄밀히 말하면 갈팡질팡이다.
    기준과 잣대의 실종이요,
    핵심 전략의 부재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중진차출론이다.

    이는 곧 새누리당 지도부의 협상력이
    한계에 봉착했음을 의미한다.

    물론 주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승전보를 울려야만 하는
    당 지도부의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첫 단추부터 잘못 채웠기에 논란이 커진 상황이다.    

    황우여 대표를 인천시장으로,
    최경환 원내대표를 대구시장으로,
    홍문종 사무총장을 경기도지사로 차출하라고 하면
    과연 그들은 나설 수 있을까?

     

    차출론에 거론되는 중진급 인사들은
    대부분 비슷한 논리를 내세우며,
    지도부의 차출론을 반박하는 상황이다.

    당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그럼 지도부가 솔선수범해서
    먼저 출마를 결심해야 하는 게 아닌가?”


    누가 봐도 쉽지 않은 선거다.
    수도권은 물론이거니와 영남 지역까지 흔들리고 있는 정국이기에
    차출론에 거론되는 인사들은
    선뜻 결단을 내릴 수가 없다.

    지방선거에 나섰다가 패배할 경우,
    다시는 정치권에 발을 붙이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마저 팽배하다.

     

    그렇다고 당 지도부가
    마냥 손을 놓을 수는 없다.

    6.4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완패한다면
    집권 2년차인 박근혜 정부가
    조기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어찌됐든 이제 지도부가
    갈등을 봉합해야 할 때가 됐다.

    차출론에 대해 책임지고  
    그들에게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게
    새누리당 지도부의 몫이다.

    좋게 말해 차출론이지,
    사실상 전략공천으로 볼 수 있다.

    그런 중진급 인사들을 차출하겠다고 하더니 
    이제와선 시쳇말로,
    [총도 쥐어주지 않고 맨땅에 헤딩하라]는 게
    과연 앞뒤가 맞는 얘기인지,
    지도부가 본인의 입장에서 곰곰이 되새길 일이다. 

     

  • ▲ 경기도지사 차출설에 난감해 하고 있는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 ⓒ이종현 기자
    ▲ 경기도지사 차출설에 난감해 하고 있는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 ⓒ이종현 기자

     


    #. 그들은 왜 남경필을 두드리나?

     

    경기도지사 후보에
    5선의 남경필 의원을 차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5월에 열리는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친박(親朴) 진영이
    복잡한 셈법 계산에 들어갔다는 지적이다.

    누차 원내대표 출마를 강조했던 남경필 의원에게
    최근 경기지사 출마를 종용하는
    홍문종 사무총장의 속내를 두고 나오는 말이다.

    남경필 의원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기지사 출마가 적절치 않다고 본다]
    분명히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당 지도부의 계속되는 압박 때문에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남경필 차출론]
    계파 간 권력투쟁으로 비화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친박 일색인 당 지도부가
    원내대표 경선과 지방선거가 맞물린 상황에서
    남경필 의원을 찍어낸다면,
    비박(非朴) 진영의 반발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굳게 힘을 합쳐도 부족한 판이다.

    6월 지방선거에서 무너지면
    당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 오는데도,
    당권을 둘러싼 내부 권력투쟁이라니,
    정말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찍어내기가 아니라,
    중지에 의해 남경필 의원을 차출해야 한다면
    출마를 결정하고 뛰고 있는 다른 세 명의 후보를
    당이 어떻게 설득할 지가 관건이다.

    이도 저도 아닌,
    조건 없는 출마 종용은
    더 큰 화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 ▲ 제주도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새누리당 원희룡 전 의원. ⓒ연합뉴스
    ▲ 제주도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새누리당 원희룡 전 의원. ⓒ연합뉴스

     

    #. 제주의 아들 원희룡의 결정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이 내놓은 차출설 가운데,
    가장 적절한 카드를 꼽자면
    단연 원희룡 전 의원을 들 수 있다.
     
    2012년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유학길에 올랐다가 지난해 8월말 귀국한
    원희룡 전 의원은
    최근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집단소송을 주도하며
    한껏 주가를 올리고 있다.

    원희룡 전 의원의
    국민변호인단(http://cafe.naver.com/thecounsel) 카페는
    개설한지 엿새 만에,
    9일 현재 가입자 2만8,000여명을 돌파했다.

    원희룡 전 의원이
    제주지사 후보 하마평에 오른 까닭은
    우근민 현 지사를 둘러싸고 쏟아지는
    논란 탓이다.

    이에 차기 제주지사로 가장 적합한 인물을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원희룡 전 의원은 다른 후보를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역 언론도 원희룡 의원에 대해
    [상품성이 높고 개혁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
    [세대교체를 이룰 젊은 후보],
    [제주판 3金 시대의 종지부를 찍을 인물]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고심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최근 새누리당에 입당한 우근민 지사가
    재선 도전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굴러온 돌]이 직면해야 할
    생존 경쟁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 역시도 새누리당 지도부의 몫이다.

    교통정리가 수반되지 않으면
    차출설은 유야무야(有耶無耶) 돼 버릴 수 있다.

    우근민 지사를 설득해 후보 자리를 양보케 하고
    조직의 전폭적 지원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원희룡 전 의원이 나설 명분은 없다.

     

  • ▲ 브리핑 중인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 ⓒ자료 사진
    ▲ 브리핑 중인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 ⓒ자료 사진

     

     

    #. 이정현의 아름다운 재도전은?

     

    이정현 홍보수석이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청와대를 벗어나 광주시장에 출마해야 한다는 얘기도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이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결심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이정현 홍보수석의 거취를 놓고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

    앞서 지난 2012년 4월 총선에서
    김부겸 전 의원과
    이정현 홍보수석이
    각각의 불모지로 꼽히는 대구와 광주에 나란히 출마해
    전 국민들에게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특히 광주 서구을에 나선
    이정현 홍보수석은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정현 홍보수석의 득표율도 기록적이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얻은 720표에 비하면,
    무려 40배가 넘는 2만8,000여표를 얻은 것이다.

    이에 이정현 홍보수석이
    박근혜 대통령을 상징하는
    [변화와 혁신] 기득권 내려놓기의 일환으로,
    광주시장 출마를 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이제 4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칼을 뽑아 무를 썰 때가 아니다.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었다면
    어떤 결정을 내렸을지,
    새누리당 지도부가 되짚어 볼 대목이다.

     

  • ▲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근혜 대통령. ⓒ자료 사진
    ▲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근혜 대통령. ⓒ자료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