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美 연합사단 창설해야

    한미 양국은 1971년~1992년 연합부대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미2사단이 서울북방에 주둔하고 한미연합사가 존속하는 한
    우리는 전쟁걱정 해결
  • 김성만(코나스)  
     
      스카파로티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은 취임 후
    처음 가진 2013년 11월25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연합사단(Combined Division) 창설 문제나
    한강 이북(카테고리 1구역) 미군전력 잔류문제 등을 언급했다. 

     사령관은 연합사단에 대한 검토가 초기 단계에서 이뤄지고
    있다 면서 개인적인 견해로 보면 연합사단이 창설되면
    한미동맹의 능력에서 추가되는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가 1구역이라고 칭하는 한강 이북지역의 작전적인 측면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미군이) 잔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도 아직 결심이 이뤄지지 않았고, 민감한 이슈라서 조심스럽게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는 지난 2003년 한강 북쪽에 있는 주한미군을 2016년까지 모두 한강 남쪽의 경기도 평택기지로 옮기기로 했다. 신임 주한미군사령관은 이 합의의 일부 수정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대상 부대로는 미2사단의 포병여단(210화력여단)과 제23화학대대가 유력하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연합사단은 한국 육군(사단)과 미2사단으로 구성되는 혼성부대를 말한다. 카테고리 1구역은 군사용어로 전투지역 전단(FEBA: Forward Edge of the Battle Area)이다. 지상전투부대의 주력이 전개된 일련의 최전방 한계선을 의미한다.

     이 방안은 우리가 먼저 제안한 것이다. 2012년 초 김상기 육군참모총장이 존슨 미8군사령관에게 의사를 타진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당시 김 총장은 주한미군이전계획에 따라 2016년 평택으로 옮겨가야 하는 미2사단을 경기북부 지역에 잔류토록 하자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미측에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한미연합사 해체)에 따라 유사시 미군 증원전력의 신속 전개가 보장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미2사단마저 한강 이북에서 완전히 빠지면 불안감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우리 육군과 미8군사령부는 연합사단 창설 방안을 논의할 때 주한미군 포병여단(201화력여단)이 동두천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데도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서먼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은 2012년 6월 12일 전작권 전환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미2사단의 전방지역 잔류와 연합사단 편성을 건의한 바 있다. 이후 진척사항은 알려진 바가 없다.

     이번에 미군사령관이 이런 제안을 한 것은 주한미군의 전면철수 가능성을 염려해서다. 미군은 그간 전·평시 한반도 방어에 필수적인 주한미군 10대 군사임무를 수행하면서 전쟁억제력을 유지해왔는데 이것을 한국의 요구에 따라 2004년 8월~2008년 9월간 한국군에 모두 인계했다.

     후방지역 제독작전 임무(2004.8),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경비와 지원임무(2004.10), 공대지 사격장 관리(2005.8), 신속 지뢰 설치임무(2005.8), 대(對)화력전 수행본부 지휘와 통제임무(2005.10), 주보급로 통제(2005.10), 해상 대(對)특작부대 작전임무(2006.1), 근접항공지원 통제(2006.8), 기상예보 임무(2006.12)와 주·야간 탐색구조 임무(2008.9)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주한미군의 주둔명분이 약화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2사단이 평택으로 가면 철수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2사단을 지원하는 미7공군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지금 국방비와 지상군을 대규모로 감축하고 있다. 유사시 미국은 주일미군으로 한미상호방위조약 이행이 가능하다.

     우리 정부는 스카파로티 사령관의 제의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미국의 자동 참전이 보장되고 북한의 전면전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 북한 김정은은 3년 내 무력적화통일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공격전력도 증강했고 전방전개도 완료했다.

     북한은 2010년 4월에 전쟁계획을 수도권 점령후 협상으로 변경했다. 2012년 9월에는 전시사업세칙을 개정했다. 이런데 우리 군사력은 북한에 비해 열세다.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2013년 11월 7일 국회 비경제부처 질의에서 김광진의원(민주당)이 남북간 국방력 격차를 묻자 우리나라 전력은 북한의 대개 80%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것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핵무기, 화학무기, 생물무기)를 제외한 계산이다. 1990년대는 90% 수준이었다. 현 국방비로 격차를 줄이기는 어렵게 보인다. 미국의 도움이 절실(切實)하다.

     그러나 한미상호방위조약에는 미국의 자동 참전 조항이 없다. 미국은 헌법에 따라 의회 승인을 받아 파병이 가능하다. 그런데 미2사단이 서울북방의 북한 침공로(侵攻路)상에 있으면 인계철선(Trip Wire) 역할을 하게 된다.

     인계철선이란 사람이 건드리면 폭발물이 자동으로 터지는 폭발장치를 뜻한다. 주한미군의 인계철선은 북한군 공격 시 전방에 있는 미군이 공격을 받아 미국이 한반도 분쟁에 자동 개입하게 된다는 의미다.

     인계철선으로 인해 미국 대통령은 의회 승인없이 최대 90일간 전투와 파병이 가능하다. 그래서 미국의 참전을 아는 북한이 감히 전면전을 시도하지 못하는 것이다. 미2사단은 그동안 전투력과 상징성 등으로 전쟁억제력의 중추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미2사단이 평택으로 이전하면 우리 군은 전력보완을 위해 3개 사단을 보강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고 전쟁이 억제되지 않는다. 전면전 수행준비에 돌입해야 한다.

     김정은은 미2사단과 용산기지의 후방이전, 전작권 전환(한미연합사 해체) 등을 기회로 판단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과 전방지역 주민들의 안보 불안감도 걱정해야 한다.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한미 연합사단 창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미2사단의 현기지에서 이전이 불가피하다면 우리 군 주둔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면 될 것이다.

     한미 양국은 1971년~1992년 연합부대(한미1군단, 한미야전사)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미2사단이 서울북방에 주둔하고 한미연합사가 존속하는 한 우리는 전쟁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konas)

    김성만 예비역해군중장(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