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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깼다]는 표현에 청와대가 코웃음을 치고 있다.
3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정원 의혹을 또다시 언급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과 언론의 반응을 향해서다.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전 회의를 주재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홍원)국무총리께서 강조했듯이
현재 재판과 수사 중인 여러 의혹들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확실히 밝혀 나갈 것이다.개인적으로 의혹을 살 일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국가기관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그 의혹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국민들께 정확히 밝히고
책임을 물을 것이 있다면 물을 것이다.
이를 두고 대부분의 언론은
[오랫동안 <침묵모드>를 유지해온 박 대통령이
그간 제기된 의혹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가감없이 밝혔다]고 보도했다.또 [전날 치러진 10.30 재보선에서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화성 갑) 등 2개 지역 모두에서
새누리당이 낙승해 정국 운영에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
- ▲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는 박근혜 대통령 ⓒ 자료사진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말은
그동안 고수 해왔던 <국정원 사태에 대한 입장>에서
한치도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자세히 살펴보면
언론이 해석한 [방어]의 의미보다는
[공세의 시작]으로 볼 여지가 더 크다.오늘부터 종합감사를 끝으로
새 정부 첫 국정감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말을 시작으로
이제는 정치권이 민생을 살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이
진정한 경기회복은 경기회복 심리가 확실하게 자리 잡고
국민들이 살림살이가 나아졌다는 것을 체감할 때 이루어질 것이다.""그런데 거시지표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취약계층의 가계부채 상환 부담도 큰 상황이다.""청년층 고용도 지난달 증가세로 반등했지만
향후 추세가 불투명한 상황이다.민생경제가 한시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정책의 최우선을 체감경기 개선에 두고
경기회복의 온기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미칠 수 있도록
각별히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약 2조3천억 원 규모의 투자와
1만4천 여 명의 일자리가 걸려 있는
외국인투자촉진법안과약 2조원 규모의 투자와
4만7천 여 개의 고용이 달려 있는
관광진흥법안,그리고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한 소득세 법안과 주택법안 등
국가 경제 및 국민경제를 위해 시급히 처리돼야 하는 만큼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각 수석들은 비장한 마음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해 주기 바란다."
국정감사가 무난히 마무리되는 만큼
이제는 민생 법안 통과를 위해 국회를 압박하겠다는
일종의 [공격 명령]인 셈이다."순방기간 동안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내각도 긴밀히 협의해서
국정운영에 한치의 차질도 없도록 해주기를 바란다."
이번 주말 떠나는 대통령 유럽 순방 동안
확실히 전세를 뒤집어 놓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
- ▲ 해외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박근혜 대통령 ⓒ 자료사진
야당인 민주당은 더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국정감사가 끝나고 이제는 자신들이 수세로 몰렸다는 점을 애써 부정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모처럼 밝힌 입장이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를 너무도 뒤늦게 한 말씀 하셨다.그러나 입맛이 씁쓸하다. 더군다나 동문서답이다.
이제 그만 근두운(筋斗雲) 타기는 그만 했으면 한다."-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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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 ⓒ 자료사진
반면 청와대는 찾아온 공세의 기회에 단단히 준비하고 있다.
"새정부 출범 후 민생법안에 대해 많은 설명을 해왔고,
국감 끝나고 나면 예산 부수법안 및 예산안 국회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다.""지금까지 해온 것 훨씬 이상으로
대(對) 국회 설명이나 협조 호소들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 청와대 관계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