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일본이 노골적으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한·일 관계가 경색국면에 처한 가운데 일본의 역사학자 등 지성인 4명이 부산에서 '반 다케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본의 역사학자 등으로 구성된 '다케시마를 반대하는 시민모임' 회원 4명은 21일 오전 10시 30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도 문제는 영토문제가 아니라 역사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모임은 지난 4월 일본 내 역사학자, 종교계, 시민단체 일부 인사들이 결성한 단체로 우리나라의 민족학교 독도 학당의 초청으로 방한했다.

    이날 회견에는 구보이 노리오(久保井 規夫) 모모야마(桃山) 학원대학 전 교수, 구로다 요시히로(黑田 伊彦) 오사카(大阪) 쇼인(樟蔭) 여자대학 전 강사, 사카모토 유이치(板本 悠一) 규슈(九州)국제대학 전 교수, 이치노헤 쇼코(一戶 彰晃) 아오모리(靑林) 운쇼(雲祥)사 스님 등 4명이 참석했다.

    구보이 노리오 전 교수 등 전직 교수·강사 3명은 모두 역사를 전공한 일본의 학자이자 현재 다케시마를 반대하는 모임 위원을 맡고 있고 이치노헤 쇼코 스님은 모임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구보이 노리오 전 교수는 "우리는 독도문제가 영토문제가 아니라 역사문제로 인식하고 시마네현의 '독도의 날' 지정을 재검토하자는데 뜻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러·일 전쟁 때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독도를 점령했으며 그때부터 일본은 일본땅으로 인지하고 있고 이 때문에 일본 정부가 독도문제를 영토문제로 간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토문제로 보면 상대국(한국)을 적대시하는 것이며 적대관계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일본 정부가 영토문제로 간주하려는 것은 반성은커녕 한국 침략을 미화하는 것이며 시마네현의 '독도의 날' 지정도 일본의 영토주의 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는 대립이 아니라 평화와 우호 속에서 우의를 다져나가야 한다"며 "독도문제를 역사문제로 볼 때 비로소 두 나라 간에 이야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린이를 비롯해 일본 국민을 위해 역사인식 문제에 대해 바르게 고쳐 나가야 한다"며 "일본 정부의 주장이 옳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래를 짊어지고 갈 바른 관계를 가르치기 위해 내년 3월까지 일본 정부의 독도와 관련된 잘못된 교재에 대항해 올바른 독도 역사를 담은 부교재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독도와 울릉도가 일본 땅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1770년대의 '일본여지로정전도'(日本輿地路程全圖)라는 고지도가 있다"며 사본을 공개했다.

    이들은 이 지도에 대해 "'나가구보'라는 인물이 1775년 제작했다가 당시 막부에서 다시 만든 지도"라며 "1775년 초판에 독도와 울릉도를 일본땅으로 표기했던 것을 막부가 '독도와 울릉도는 조선땅'이라며 회수해 1875년 개정판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을 초청한 김희로 민족학교 독도학당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독도문제, 우경화 문제에 있어 일본 민중들은 그들의 정치가와 인식을 달리한다"며 "아시아 평화를 위해 어려운 발걸음을 한 구보이 노리오 전 교수 일행의 방한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부산을 통해 방한한 구보이 노리오 교수 일행은 이날 기자회견에 이어 22일 오전 10시 일본 국민으로서는 최초로 배편을 이용해 독도를 찾을 예정이다.

    이들의 독도행에는 한국으로 유학을 온 중국 유학생, 그리스와 섬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터키의 유학생 등이 동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