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 “국내기업 초청계획 없다”5월 미국 순방때 동행하는 방식으로 만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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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이베이, 구글 등 외국인투자기업 12개사 대표단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함께했다. ⓒ 청와대 제공(뉴데일리)
    ▲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이베이, 구글 등 외국인투자기업 12개사 대표단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함께했다. ⓒ 청와대 제공(뉴데일리)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이베이, 구글 등 외국인투자기업 12개사 대표단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함께했다.
    북한의 안보위협에 따른 셀 코리아(Sell Korea)를 막고 새로운 [코리아세일즈]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이 지난 2월 25일 취임한 이래 기업 대표단을 따로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이건희,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총수들도 아직 대통령의 초대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외국계 기업인들에게 새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에 대해 설명하고 소통에 나선 점은 그 의미가 상당하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 만나 “국내 기업들을 청와대로 초청하는 일은 현재로선 예정에 없다”고 밝혔다.

    특히 박 대통령은 1시간 40분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 “외국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하고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겠다”고 자신 있게 약속했다.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대기업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들어간 데다 경제민주화 도입까지 겹치면서, 국내 기업들과 난기류를 형성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 외국계, 안정적 기업환경 약속에 '투자'로 화답

     청와대는 이날 외국인 투자기업과의 간담회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안보위기가 가중되자 외국기업의 투자심리 위축을 막겠다는 의지라는 설명이다.

    실제 청와대는 경제와 직결성이 떨어지는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을 간담회장에 배석시켜 안보논란을 해소시키겠다는 전략이었으나, 이날 간담회에서 [안보]는 핵심 논의에서는 빗겨갔다.

    핵심은 [투자]였다.

    외국인투자기업들은 박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줄줄이 거액의 투자계획을 밝히며 돈독한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오히려 김 실장과 주 수석에게는 단 한 개의 질문도 하지 않았다는 게 참석자들의 설명이다.

    알 마하셔 S-오일 대표는 “현재 한국에 최대 정유공장과 석유화학 공장을 갖고 있다. 앞으로 투자를 4배까지 확대해 수십억 불 투자를 지원할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하셔 대표는 “부지 확보에 문제가 있는데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바란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 ▲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이베이, 구글 등 외국인투자기업 12개사 대표단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함께했다. ⓒ 청와대 제공(뉴데일리)
    ▲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이베이, 구글 등 외국인투자기업 12개사 대표단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함께했다. ⓒ 청와대 제공(뉴데일리)

     김종각 지멘스코리아 회장은 한국에 발전엔지니어링 회사를 설립할 계획을 공개하며,
    국내 외국인 투자회사중 최고수준의 외국인 기술자를 가장 많이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새로 설립될 발전엔지니어링 회사는 아시아·태평양·중동지역을 관할해 본질적 의미에서 [지역본사](regional headquarter)가 될 것”이라고 했다.

    나카지마 <서울재팬클럽> 회장은 “일본기업의 한국 투자는 2배로 증가했고, 내년에도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산업통상부 윤상직 장관은 2013년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가 전년 동기 23억 5,000만달러 대비 43.7% 증가한 33억 9,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 '대규모 투자' 약속한 외국계, 국내 대기업은?

     이제 관심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내 기업인들과 언제 만나 무엇을 논의할 지에 쏠린다.

    박 대통령은 외국계기업로부터 [대규모 투자]라는 선물 보따리를 받고, [안정적인 투자환경]을 약속했다.

    대기업 총수들은 박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해 12월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방문했을 당시에도 중소기업 중심의 확실한 정책비전을 강조했다.
    대기업 총수들을 앉혀두고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재벌이 빵집을 하고 골목상권을 넘보며 소상공인의 살아갈 터전을 빼앗으면 안된다”고 했다.

    당시 한 참석자는 현장 분위기를 [살얼음판]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 기업 총수들이 안보·경제 위기 극복이라는 쌍두마차를 끌고 가야하는 새 정부의 짐을 덜기 위한 방안을 내놓을 것이란 기류도 감지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새 정부와 정책기조에 걸맞는 대규모 일자리 창출, 국내 투자 강화 등 무리를 해서라도 경기부양 카드를 꺼낼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했다.

  • ▲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0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경제 5단체장이 동영상 시청을 마친뒤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희범 경총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한덕수 무협회장, 허창수 전경련회장, 손경식 대한상의회장. ⓒ 연합뉴스
    ▲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0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경제 5단체장이 동영상 시청을 마친뒤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희범 경총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한덕수 무협회장, 허창수 전경련회장, 손경식 대한상의회장. ⓒ 연합뉴스

     회동 시점은 내달이 될 전망이다. 

    5월 상순으로 예정된 박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삼성·현대차·LG그룹, 풍산그룹 등 재계 총수들이 대거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 고위관계자는 “주요그룹 회장단에게 미국 방문 공문이 전달됐고, 이르면 다음주 참석의향서가 청와대에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이희범 경영자총협회, 손경식 상공회의소, 한덕수 무역협회,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등 경제5단체장도 동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도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