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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 30대 남성이 무단침입해 '브리핑'을 한 해프닝이 벌어졌다.
자신을 '박근혜 당선인의 청년위원장'이라고 소개한 이 남성은 20여분 간 횡설수설 한 뒤, 인수위 관계자들의 제지를 받아 경찰에 인계됐다.
인수위 측은 신분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은 이 남성이 기자실로 들어와 브리핑을 마칠 때까지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을 30대라고 밝힌 이 남성은 22일 오전 9시 40분쯤, 단상 위에 올라서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처음 인사드린다.
이XX다.
이 자리에서 여러분께 말씀전할 기회주신 높은 분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국민 모두가 믿어주고 성원해주신 데 대해 제 한몸 으스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모든 걸 다 바치겠다. 모든 것으로부터 모든 악재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우산이 되겠다."
이후 이씨는 같은 건물 3층에서 뒤따라온 기자들과 만나 자신을 "신설된 대통령직속기관 청년위원회에서 일을 맡게 됐다"고 주장했다.
잠시 뒤에는 자신의 핸드폰을 다시 보더니 청년위원회 위원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했다.이씨는 어떻게 들어왔느냐는 질문에 "주민등록증을 보여주고 왔다. 막는 사람 없이 ‘패스’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씨는 브리핑 전에 인수위 대변인실 측의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인수위 경비실에는 이씨의 출입기록이 존재하지 않았다.임종훈 인수위 행정실장은 "별도의 신분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에 잘못된 것이다. 어떻게 출입을 하게 됐는지 경위를 파악 중이다. 나중에 해명을 해드릴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씨가 두 달 근무했다고 밝힌 중소기업체 관계자는 "이씨가 초기에는 맡은 역할을 잘 했지만, 올해 초부터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행동을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러다가 갑자기 짐을 싸서 회사를 나갔다. 사표를 내는 정식 절차를 밟으라고 연락을 계속 취하고 있는데 계속 연락이 안되고 있다"고 했다.
이씨가 이처럼 별다른 제지없이 인수위 기자실까지 출입해 버젓이 브리핑까지 한 사실을 두고 인수위 보안이 허술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인수위 대변인실 측은 "절차대로 (신분을) 확인해보겠다"며 인수위의 신고로 대기해 있던 경찰차량에 태웠다. 경찰차를 발견한 이씨는 주머니에서 검정색 선글라스를 꺼내 별다른 저항없이 경찰차에 올라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