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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취업걱정, 청와대 직원들의 '한숨'

지위고하 막론 대부분 휴식과 재충전 계획이력서 박힌 MB타이틀 본업 복귀도 힘들어

입력 2013-01-14 08:25 수정 2013-01-14 11:59


“일단은 여행 좀 다니고…”
“낚시 한번 원 없이 해봤으면…”
“근처에 식당이나 내볼까?”


최고 권력기관 ‘청와대’에서 국가 정책을 좌지우지 했던 고위 공직자들.
항상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던 그들의 표정이 최근에는 시원섭섭함을 감추지 못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오래된 정치 명제처럼, 이 대통령을 보좌했던 비서진들이 업무를 마무리 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MB라는 타이틀이 고스란히 박혀 있는 이들의 이력서 특성상 계속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것은 쉽지 않다.

과거 DJ-노무현 대통령으로 정권이 이양됐을 때만 하더라도 이들 비서진의 고용승계(?)는 어느 정도 열려있는 편이었다.

다시 청와대에 근무하는 비서관이나 행정관들도 있었고, 이른바 낙하산이라 불리는 공기업으로 이동하는 인사도 종종 눈에 띄었다.

하지만 오는 2월25일 새로 출범할 ‘박근혜 정부’에서는 이런 모습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수위 초기부터 “공공기관에 낙하산으로 사람을 보내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못을 박은 박 당선인의 ‘경고’때문이다.
내심 기대하고 있었던 ‘청와대 직원’들도 사실상 기대를 접은 모습이다.

대신 오랫동안 정력을 쏟았던 국정 운영의 ‘전쟁터’에서 벗어나, 고갈된 체력을 재충전하기 위한 계획을 준비 중이다.

 

▲ 신년 통화하는 이명박 대통령 ⓒ 자료사진


√ 최금락 대통령 실장 外 수석들


하금열 대통령실장은 최근 자신의 첫 시집 ‘江이 끝나는 山 너머로’라는 책을 저술했다.

“달빛을 좇아 고향에 돌아갈 날을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다.”


시집 첫 머리에 적은 글처럼 그의 계획은 고향으로 낙향해 저술 활동을 계속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 실장의 고향은 경남 거제다.

MB정책의 기초 공사를 담당해 온 김대기 정책실장도 본격적인 저술 작업에 몰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공직생활 중 틈틈이 해둔 메모를 바탕으로 현 정부가 추진한 정책의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을 집대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최금락 홍보수석비서관은 부인과 함께 여행을 준비했다.
기자들의 등쌀에 시달린 휴대전화를 놓고 지리산 종주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이다.

천영우 외교안보수석비서관도 재충전의 시간을 갖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퇴임하면 낚시나 원없이 하면서 세월을 낚겠다”는 게 천 수석의 입버릇이라고 한다.

장다사로 총무기획관·이동우 기획관리수석·김명식 인사기획관·노연홍 노동복지수석·김상협 녹색성장기획관 등 그 외 ‘수석급’도 당분간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수석급 인사들은 이후 이 대통령이 계획 중인 녹색에너지에 관련된 재단 설립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 비서관·행정관 등 중하위급 참모진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를 확보한 고위급 인사에 비해 중하위급 참모진들의 향후 진로는 더 불투명한 측면이 많다.

비서관-행정관 급에서는 여행과 휴식 외에는 특별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부터 함께 해 온 임재현 제1부속실장 정도가 퇴임 이후 이 대통령의 법정비서관으로 발령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대 동문에다 이 대통령을 직접 수행까지 했던 한 비서관은 청와대 인근에 냉면집을 차리는 계획을 밝힐 정도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국내외를 누비며 인맥과 경험을 쌓은 인사들이 이제는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시절이 온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기업 낙하산 인사는 없어져야 할 악습이지만, 전문성과 이해관계 조정의 값비싼 노하우를 가진 인재들을 ‘여론의 시선’ 때문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비경제적이라는 얘기다.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였던 그들이 퇴직금조차 없는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한 뒤 다시 본업으로 돌아갈 길조차 막막해진 부분도 있다.

“인수위가 한창 활동 중인데 당장 공개적으로 구직활동을 하는 것도 쉽지 않다.”

“청와대 근무 기간 동안 집이 멀어 주말 부부까지 마다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밥벌이를 걱정하게 됐다.”


한 청와대 선임 행정관의 하소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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