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30일 신공항 입지로 부산의 가덕도에 힘을 실어준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 정상윤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30일 신공항 입지로 부산의 가덕도에 힘을 실어준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가덕도를 동남권 신공항 입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데 따른 '맞불' 성격으로 해석된다.
공식선거운동 나흘째를 맞은 박 후보는 이날 부산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문가들이 가덕도가 최고의 입지라고 한다면 당연히 가덕도로 할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부산 가덕도의 신공항 유치를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
신공항 논란은 이명박 정부가 17대 대선에서 '동남권 신공항' 건설공약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3월 '전면백지화' 선언으로 막을 내리는 듯 했으나 지역갈등은 오히려 더 심화됐다.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가 최종 관문에서 맞붙자 영남권이 PK와 TK(대구경북)로 양분되는 유례없는 사태가 빚어졌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입지전쟁이 끊이질 않았고 다시 선거철이 다가오자 공약전쟁으로 확대되는 형국이다.
박 후보는 "신공항에 걸고 계신 부산 시민들의 기대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부산의 신공항은 당초 김해공항이 2016년에 포화되기 때문에 그 확장 문제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서 최고 전문가들이 객관적인 평가를 내릴 것이다. 부산 가덕도가 최고 입지라고 한다면 당연히 가덕도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의 마음이 가덕도로 기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자 당내에서는 수습에 나섰다. 자칫 'TK 소외론'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지역적인 표현에 연연하지 말아달라.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용역 기관에 맡겨서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부산을 지역구로 둔 서 총장은 "입지로 봐서 부산쪽에 위치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박선규 대변인은 "박 후보의 말 그대로 봐 달라.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평가'가 선행된 뒤 결정하겠다는 뜻"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동안 당 내부에서는 PK 의원들을 중심으로 박 후보가 부산·경남 표를 잡기 위해서라도 신공항에 대한 입장을 구체적으로 내놓아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정치공학적으로 영남권이 전체 유권자의 25%가 몰려있고, 대구·경북에는 지지세가 공고한 반면에 부산·경남이 '텃밭'에서 접전지로 변모하자 이를 붙잡기 위한 '선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TK에서 양보를 해줬으면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기존의 김해공항을 이전 확대하는 측면에서 지역사회에서 이해를 많이 얻고 있는데. 박 후보가 어느 한 쪽을 공약으로 하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TK표를 포기한 문재인 후보는 가덕도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박 후보는 TK표와 PK표를 다 받아야 하는 특수한 입장이다. 애매하게 약속해도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신공항 유치로 대구-부산 간 이 전쟁나기 일보직전까지 갔다. 얼마 전 대구·경북·울산 시민단체들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공항을 꼭 밀양으로 고집하지 않겠다'고 했다. '가덕도 공항 건설을 반대하지 않겠다'고 했다. 반드시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약속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