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부단, 위선, 욕망을 사랑이란 포장지로 덮었지만...
  • KBS2 수목드라마 '착한남자' 의 강마루(송중기 분)는 바보같은 남자이다. '착한남자'가 아니라 지저분한 남자, 위선적인 남자이다.

    무엇이 그를 괴물로 만들고 있는가?

    착한남자의 결정적인 바보같은 부분은 거절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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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여자 저 여자 자기를 좋다고 하면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부나비처럼 달려든다. 그것이 욕심이든지 아니면 분간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인지 아니면 자기를 원하는 사람을 뿌리치지 못하는 우유부단인지는 모르지만, 착한남자의 가장 큰 비극은 바로 노(No)라고 하지 못하는 데서 온다.

    그렇다면 마루는 왜 No라고 하지 못하는 것일까?

    다음과 같이 유추해 볼 수 있다.

     

    1. 남자의 성적 욕망을 사랑으로 포장한 위선

    남자의 여러 못된 성격중 으뜸은 본능적으로(라기 보다는 동물적으로) 종자를 퍼트리려는 관성이 있다. 되도록 많은 상대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 더 많은 자녀를 낳으려는 속성이다. 이것이 성적 욕망과 합쳐져서 여자만 보면 다 OK하면서 그것을 사랑이라고 포장하지만, 이게 더럽고 추잡한 욕망이 아니고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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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우유부단

    이런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판단력이 흐리다. 아니,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일이든지 질질 끌려 다닌다. 결국 착한남자는 치마 폭에 끌려 다니는 노예와 같은 수컷일 뿐이다. 아니 사실은 결정을 하려 들이 않는다. 왜냐고? 결정하는 순간, 자기 손아귀에 들어온 여자 중 한 둘은 놔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우유부단에 방치함으로써 얻을 것이 많다고 자기 스스로를 속이면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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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어리석음
     
    어리석은 사람은 아무 물이나 들이킨다. 그 물이 자신을 시원하게 해 줄 샘물인지, 혹은 겉만 번지르르하게 맛있어 보이지만, 들이키는 순간 죽을 수 밖에 없는 바닷물인지, 혹은 깨끗해 보이지만 독이 들어 있는 쓴 물인지 알 수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고 그냥 이번엔 이 물 마시고 설사가 나고 내일엔 저 물 마시고 배탈에 시달린다. 그러면서도 자기는 사랑에 목숨을 걸었다고 합리화한다.
     
     

    그렇다면 마루는 누구에게 무엇을 No라고 말해야 하는가 

    1.남의 부인이 된 한재희(박시연 분) 에게 NO라고 말해야 한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한재희에 대한 사랑? 무슨 말도 안 되는 사랑....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파멸이다. 그 사랑이라고 포장된, 마치 생수같이 시원하고 꿀같이 달콤할 것 같은 그 한재희는 생수가 아니라 그 안에는 치명적인 독소가 들어있는 오염된 물이다. 그러니 결코 마시지 말아야 한다. 마시는 순간, 너는 정녕 죽으리라....

    2.서은기(문채원 분)에게 NO 라고 말해야 한다.

    왜냐고? 마루는 은기를 사랑하기 보다는 이용하려는 복수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못되고 더럽고 추잡하고 악마 같은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리고는 서은기를 이용할 만큼 이용하려 든다. 서은기는 애정결핍이므로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잘 해 준 남자, 이성을 느끼게 해 준 남자 마음의 푸근함을 한번이라도 맛보게 한 남자에게 맹목적으로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정서적인 결함을 가진 처녀이다.

    마루같이 닳고 닳은 남자로서는 그것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너무나 잘 안다. "나에게서 도망가라"고 물리치려 하는 것은 오히려 서은기의 도전정신을 자극해서 더 도망가지 못하게 만든다. 이 같은 말도 고도의 심리전에 의한 발언이다.

    이렇게 보나 저렇게 보나 마루는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서은기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 그러므로 마루는 당연히 서은기에게 No라고 해야 한다. 정상적인 남자라면 말이다. 사랑을 가장해서 처녀가슴에 못을 박으려 들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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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돈에 NO라고 말해야 한다.

    사랑에 모든 것을 바치는 척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돈에 흔들린다. 결국 위선으로 빠질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돈에 No라고 해야 한다.그에 대해 No라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제비가 될 수 밖에 없었다.

     

    4. 섹스에 NO라고 말해야 한다.

    한재희가 달려들 때, 서은기가 달려들 때 자신의 몸뚱아리를 무기 삼아 달려들 때 그것이 바로 사랑이라고 헛된 신기루에 사로잡혀 물불 못 가리고 달려들 때 바로 그 달콤해 보이는 육체의 쾌락에 No라고 해야 한다. 그럴 때 그는 섹스의 노예, 몸뚱아리의 노예에서 탈피해서 자기가 진정 원하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이 여자와 스킨십하고 저 여자와 스킨십하고 그렇게 흙탕물 속에 자기의 몸을 굴리면서 어떻게 온전하기를 바라는가.

     

    [사진출처=KBS2드라마 '착한남자'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