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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칼럼세상>
새누리당, 우파의 뗏목에 중도(中道) 동승시켜 강 건너라
정치의 속성은 원래 야합(野合) 행위다. ‘원칙 박근혜’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친박계에 몰입하고 있는 ‘계파 수장’ 박근혜가 새겨듣기 바란다.
5년 전 박근혜가 이명박한테 대선 후보 경선에서 진 이유? 다수파(多數派)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몸부림치며 공작을 벌이는 게 정치, 이런 본질에 대한 이해가 이명박보다 절절하지 않았기 때문! 대권(大權)은 세(勢)를 더 많이 모으는데 성공하는 쪽으로 간다.
박근혜는 김영삼의 3당 통합과 김대중·김종필의 DJP 연합에 대해 야합이라고 혹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의 성격상. 그러나 그게 사실이라면 이번 경선에서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확정된다해도 정치의 속물적 메커니즘을 모르다가 패배를 거듭하는 이상주의자로서 정치 인생을 마감할 수 있다.
만약 3김이 3당 통합을 했는데도, DJP 연합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정권 잡는데 실패했다면 그건 야합이라는 혹독한 평가를 면할 수 없다. 하지만 야합은 패자가 하는 자기 위안의 소리에 불과하다.
정치의 이런 비정함을 잊은 듯 박근혜 경선 캠프의 공동선거위원장인 김종인과 정치발전위원인 이상돈이 하는 소리들은 한가함의 극치!
김종인, “(비박을 포용해) 대선 캠프가 궁궐같이 된다고 해서 표가 많이 모이는 것은 아니다”? 우선 묻고 싶다. 그러면 박근혜 캠프처럼 친박들만 옹기종기 모여 대선 치르면 표가 모인다?
박근혜와 결별했던 김무성을 캠프에 영입하는 문제에 대해서조차, 김종인이 하는 말은 더 기가 막힌다. “솔직히 (김무성이) 캠프에 들어와 특별히 대선을 위해 무슨 엄청난 일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는 것은 과도하다.” 1997년, 2002년 이회창 캠프가 대세론에 만취해 김종필과 연대하는 것은 물론, 밖에 있던 인사들 영입하는 문제에 대해 그토록 인색했던 것, 그런 오만한 발상들과 어쩌면 그렇게 똑같은지.
새누리당이 대선에 승리하는 길은 우선 보수우파의 외연을 확대하는 길 밖에 없다. 친이계든 김무성처럼 딴 살림 차렸던 인물이든 모두 끌어 안아야한다! 왜 그럴까? 보수우파의 외연을 100% 확장하는데 성공한다해도 전체 유권자의 30%밖에 얻지 못해 패배하고야 만다!
지금 대한민국의 유권자는 보수우파 30%, 종북까지 포함된 진보좌파 30%, 그리고 중도(中道)가 40%로, 두부 잘라 놓은 듯 명확하게 나눠져 있다.
그런데 지금 새누리당 친박계는 보수우파 진영조차 통합하지 못하고 있다. 그게 지난번 총선에서 그대로 나타나 의석에선 이겼지만 표에선 패배한 근본 이유! 어구구구, 이런데도 대권을 잡아?
특히 새누리당엔 이미 부산·경남(PK)의 아성이 붕괴했다. 안철수·문재인·김두관 중 누가되든 이인제와 노무현이 빼앗아갔던 표 이상으로 ‘반(反) 새누리당 표’가 터져 나올 개연성이 폭풍처럼 다가오고 있다. PK가 무너지면 새누리당의 정권재창출은 신기루처럼 순식간에 사라진다.그럼 누가 PK 지역을 사수한다고 배척하는지. ‘김무성 대안’이 있으면 그거라도 내놓고 반대해야지. 새누리당은 지금 PK 지역에서 쑥대밭 되고 있다.
중앙대 교수 이상돈의 말은 밑도 끝도 없이 더 황당하게 들린다. 공동선대위원장 홍사덕이 “1층(보수층)부터 짓고 2층을 짓자”며 ‘선(先)보수대연합 후(後) 중도 포용’을 주장하자 말을 비틀어 “거리를 가는 사람은 1층을 보지 2층은 보지 않는다. 보수층은 지하층으로 내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층’은 지하에 묻어버리고 중도와 20~40대를 공략해야 한다는 것.
완전히 새누리당이 보수우파의 정체성을 포기해야 중도와 20~40대를 끌어들여 이길 수 있다는 건 보수우파 세력은 언제든 새누리당을 지지하게 돼있다는 안이한 발상. 그럴 것 같으면 보수우파층이 왜 새누리당을 찍겠는가? 안철수 찍지!
이런 극단주의적 발상으로는 새누리당이 패배한다. 틀림없는 정답!-보수우파 표만 똘똘 뭉쳐도 패배하고, 보수우파 표 멀리하고 중도로만 가도 패배하고, 그렇다고 종북좌파 흉내낸다고 해서 이기는 것도 아니다.
해답이 나오는 것-박근혜가 보수우파 대연합이라는 ‘빅 텐트’를 치고 여기에 중도세력을 끌어 들이고, 돌아선 20~40대를 향해 집중적으로 다가서고, 특히 부산경남 지역을 상대로 발군의 포용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박근혜는 어깨가 무거운 것-그 복잡하고 거대한 구상이 이번 8·20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터져 나와야 한다. 그러하지 않고 또 조물럭거리다가 시간 다 허송하면? 민주당이 안철수와 최종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는 순간 그걸로 ‘게임’은 종식될 수 있다. 속수무책! 그때 야합이라고 외쳐보았자 모든 게 끝난 상황이 된다.
새누리당은 보수우파의 뗏목만으로는 강(江)을 건널 수 없다. 뗏목을 확확 넓힌 자리에 중도를 동승시켜야 대권의 강을 건널 수 있다.
‘중도 동승론’!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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