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총회 결과…이한구 등 원내지도부 '복귀' 설득작업 들어가
  • 새누리당은 13일 정두언 의원에게 '체포동의안' 부결에 따른 해법으로 7월 임시국회 안에 불체포 특권포기에 준하는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

    '방탄국회'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출당이 아니라 검찰에 나가 수사에 협조하는 확실한 모습을 보여 달라는 뜻이다. 새누리당은 탈당은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출당과 같은 '물리력 행사'를 예고하면서 정 의원을 압박하고 나섰지만 현실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검찰이 재청구 계획이 없다고 밝힌 데다가 '구속에 준하는 이상의 수사 협조를 보이는 것'을 구체적으로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3시간여 의원 총회…"정두언 자진 결단" 결론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부터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정두언 의원과 원내대표단의 거취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 황우여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국민이 노(怒)하고, (우리가)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고 밝혔다.

    그러면서 체포동의안의 허점 보안과, 원내대표단의 재신임 여부, 정두언 의원의 거취 문제에 대한 허심탄회한 토론을 요구했다.

    정 의원은 이에 '신상발언'에서 "이번 임시국회가 끝나는 즉시 검찰이 영장을 다시 청구하면 바로 법원에 출두하겠다"며 자신의 입장을 밝힌 뒤 의원들의 자유로운 토론을 위해 먼저 자리를 떴다.

    이후 3시간가량 진행된 의총에서 원내대표단의 재신임 여부와, 정 의원의 거취에 대해 20여명의 의원들이 자유의사 발언이 이어졌다. 정 의원의 문제를 언급한 의원들 중에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과 탈당해야 한다는 의견이 비등하게 나타났다.

    탈당을 해야 한다는 논리로는 그동안 정치행보를 볼 때 당을 위해서 이러한 희생을 감수하는 것이 본인의 정치과 장래를 위해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뒤따랐다고 한다.

    결국 이러한 뜻이 종합해 7월 임시국회 전에 '자진결단'을 내려달라는 데 의견이 모여졌다는 게 김영우 대변인의 설명이다.

    "정 의원이 검찰수사 등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한 만큼 7월 임시국회가 끝나기 전에 가시적으로 (행동) 그런 것을 보여달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것이 잘 안됐을 때는 당으로서 어떤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은 '정 의원의 결단'을 촉구하는 과정에서 탈당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자진 결단'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당 차원의 조치로 출당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박근혜 뜻대로 '수습'

    정두언 의원에 대해서는 법 논리를 넘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의총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정두언 의원이 이 사태를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론은 제시하지 않아 당론까지 현실성이 떨어지게 됐다는 지적이다.

    "탈당이 문제가 아니라, 이 부분에 대해서 평소 신념답게 자신이 책임지고 앞장서서 해결해야 한다."

    "정두언 의원은 평소에 쇄신을 굉장히 강조해온 분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 법 논리를 따지거나 국회에서 부결됐다는 것을 넘어서 평소 신념답게 당당하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말하던 대로 하겠다고만 하면 방법이 있다. 정신이랑 자세가 중요하다."

  • 사태 수습을 위해 황우여 대표는 대국민 사과를 택했다. 약 1분 간 대국민사과문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두 차례나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당 대표로서 다짐과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 국민 여러분 앞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저희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참 많이 잘못했다."

    의총에서 원내지도부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4.11 총선 공약실천과 원활한 당정 협의 등을 위해 연속성을 갖고 일을 해야한다는 의견과 사퇴를 번복하는 일이 사태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고 한다.

    다만 임시국회가 진행 중이고, 사태 수습에 원내대표단의 사퇴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한구 원내대표를 포함한 원내지도부에 대해서는 황 대표가 직접 설득에 나설 전망이다.

    황 대표는 "이번 주말까지 설득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한구 원내대표와 진영 정책위의장 등은 사퇴와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쉽사리 복귀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두 사람은 이날 의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만일 이들이 황 대표의 설득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새누리당은 대선 경선을 앞두고 원내대표 선거를 치르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