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팍스코리아나의 産痛 
      
     자유 속에 잉태된 한국은 자유를 향해 전진할 수밖에 없었다. 
    金成昱   
     
     ‘역사를 만드는 자들은 공간을 만들려 길을 넓혀간 자들이며 역사의 나그네들은 그들이 만드는 공간과 길에서 떠도는 자들이다.’
     
     많은 전문가가 지적하듯 김정일 사후 김정은 정권은 코너에 몰렸다. 2012년 대선에서 이른바 ‘햇볕정책’이라는 이름의 북한정권 살리기가 반복되지 않는다면 60년 분단은 끝으로 갈 것이다. 남북한 반동(反動)세력의 마지막 발악이 거센 것 같지만 뒤집어보면 자유통일과 북한구원의 기회도 더욱 커지는 것이다.
     
     통일한국은 갑갑하게 살아가던 한국인에게 대륙과 해양과 초원의 길을 터줄 것이다. 열린 공간, 이어진 길은 준비된 자에게 기회를 준다. 강자(强者)라 해도 방심하면 한순간에 무너져 버리고 약자(弱者)라 해도 실력만 있다면 성공의 확률이 커진다. 자유·시장·개방은 본질적으로 특권과 반칙, 부패(腐敗)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부패척결’ 구호가 아니라 공간이 열리고 길이 연결될 때 한국은 선진국 수준의 공정한 사회로 도약할 것이다.
     
     통일한국이 만들어 낼 유라시아 소통은 동북아시아의 평화, 팍스코리아나(Pax-Koreana)를 만들어 낼 것이다. 팍스로마나(Pax-Romana), 구시대 제국주의가 진화된 형태다. 폭력과 무력이 찍어 누른 일시적 평화가 아니라 북한의 가련한 동족을 향한 연민이 만들어 낼 자유통일 이후 지속적 평화다.
     
     자유의 가치로 건국된 대한민국이 통일을 성취해 낸다면 팍스코리아나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폭력과 무력이 아니라 북한해방의 선하고 의로운 마음을 일으켜 평화적으로 강대국을 만들어 낼, 역사상 전무후무한 사변이다.
     
     5천년 역사에 1000번 가까이 시달린 겨레의 고난은 팍스코리아나의 충전베터리였다. 많이 당해온 처지라 당하는 백성의 아픔을 알 수 있었다. 통일강국은 그래서 무력과 폭력이 아니라 사랑과 연민에 터 잡은 평화적 수단을 통해 만들어 질 것이다. ‘한(恨)’은 슬픈 도약력이 돼 민족을 연단시켰다. 자유통일·북한해방·통일강국을 이뤄낼 날이 훈련을 마치는 날이다.
     
     ‘25시’의 작가 게오르규는 “빛은 동방에서 온다”며 이렇게 풀었다.
     
     “베들레헴 소촌(小村)에서 태어난 예수가 세상을 빛으로 비췄듯, 아주 작은 나라 한국에서 내일의 빛이 나올지 모른다. 왜 그럴까? 이처럼 고난을 당한 민족이 없고 이처럼 고통을 번번이 이겨낸 민족이 없는 탓일까? 한민족은 성서의 욥과 같은 백성이다. 빛은 동방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오게 될 미래를 그려 본다”
     
     게오르규는 한반도를 아시아 대륙의 귀고리, 보석에 비유했다.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달려진 귀고리, 보석처럼 정교하게 만들게 하려고 가꿔진 3400개의 섬, 레이스처럼 수놓은 1천800km의 칠보·자수·보석”이라는 것이다.
     
     63년 전 우리 선조들은 한반도에 새로운 나라를 세웠다. 자유 속에 잉태된 이 나라는 태생적(胎生的)으로 자유를 향해 전진할 수밖에 없었다. 대한민국은 그래서 박정희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자유의 방파제가 아니라 자유의 파도이다.
     
     링컨의 50만 노예해방은 전세계 ‘노예해방’의 러시를 이끌어 냈다. 2400만 동족(同族) 노예해방은 수많은 버림받은 종족과 백성을 자유케 할 여명(黎明)이 될 것이다. 새벽이슬 같은 이 땅의 청년이 열방을 치유할 위대한 vision을 품고 평양을 지나 베이징, 케라코럼을 거쳐 사마르칸트, 아랄海와 카스피海, 볼가강을 지나 파리와 마드리드 그리고 예루살렘을 향해 행진할 영광의 그날을 상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