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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식 대권출마 선언을 앞두고 20~30대 '청년 껴안기'에 나섰다.
오는 12월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2030세대 청년층의 표심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박 전 위원장의 핵심 측근인 유정복 의원은 18일 국회에서 '2030 청년 세대 정치세력화를 위한 대안과 전망' 토론회를 열었다. 사단법인 한국청년유권자연맹이 공동주최한 자리였다. 당내에선 유 의원이 정치적으로 중립성을 띠고 있는 청년단체와 호흡을 맞추면서 2030세대와의 교감에 첫 단추를 끼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19대 국회 개원을 앞둔 시점에서 큰 목적을 두지 않고 토론회를 여는 일은 드문 일이다.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이재오 의원이 14일 ‘개헌’을 주제로 자리를 마련한 것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이날 행사의 주최자가 유정복 의원이지만 박근혜 전 위원장을 위한 자리로 보이는 것은 유 의원이 박 전 위원장의 최측근인 탓이다. 다만 박 위원장은 토론회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다.
◆ 2030세대 전체 유권자 40%…"놓칠 수 없다"
2030세대는 전체 유권자의 40%가량을 차지한다. 지난 총선에서 전체 투표율이 50%대에 머물렀지만 국민적 이목이 집중되는 대선에서는 이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야당이 '정권교체'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젊은 유권자들의 표를 대거 끌어올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2030세대의 투표율이 높아지면 야당의 득표율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볼 수도 있다. 결국 젊은층의 '친야(親野) 성향'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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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장이 대권 출마 공식 선언을 앞두고 휴식기에 들어갔다. ⓒ 뉴데일리
유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청년들을 둘러싼 경제·사회적 환경은 정말 어렵다. 취업 문턱이 높아지면서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람마저 생기는 고단한 처지에 놓여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19대 총선에서 그 어느 때보다 청년 세대들의 정치권 진입을 위한 욕구와 시도가 강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들의 '희망'을 논하기 전에 현실문제 타개를 먼저 논의해야 한다. 정치는 사회문제를 해결해주는 장이 돼야 한다. 청년들이 정치참여를 통해 이를 해결한다면 두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께 토론회에 참석한 이한구 원내대표는 '지속가능한 관점'에서 청년 정치 참여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판은 용광로다. 유명 인사들이 이 동네에 와서 무덤을 만들고 사라진 분이 한 두분이 아니다. 청년 정치도 그런 가능성이 있다"고 충고했다.
"예전처럼 웅변식으로 (연설하고) 모임을 잘 따라다니는 스킬(Skill)식 정치보다 이제는 생활정치나 전문성이 더 중요하다. 청년 정치인들에게 기대하는 점은 기성세대가 덜 관심갖는 미래 이슈에 대한 공부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2030세대가 체감하고 있는 정치권의 '유리장벽'은 매우 높았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조용술 청년연합 36.5 대표는 "청년정치진술의 열쇠를 쥔 기성집단은 파이를 청년에게 나눠줄 의향이 없어보인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인재영입위원회를 통해 청년비례대표 선출에 공을 들였고, 민주통합당은 이른바 '락파티'를 통해 비례대표를 선출했지만 정작 19대 국회에서 30대 당선자는 전체 의석의 3%인 9명에 불과했다. 20대 당선자는 전무했다.
토론자로 나선 부산 사상구에 출마했던 손수조 전 후보도 "청년이 정치에 많이 참여해 우리의 문제를 우리 손으로 해결하는 일이 시급하다. 여성의무공천제와 같은 특별한 레드카펫을 청년을 위해 깔아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유 의원은 "청년들의 정치참여에 어떤 현실적인 제약이 있는지 정확한 문제 의식을 통해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해 나간다면 이들이 앓고 있는 문제를 정치권에서 소화해 나가는데 기능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새누리당, 청년층에 인기가 없으니까 노력해야"
대선을 7개월 앞두고 '청년문제'에 접근하는 데 대해 이한구 원내대표는 "젊은 세대들이 등록금, 취업 등과 같은 이슈를 제기하고 정치권이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다가가 (생활정치에) 관심을 갖도록 리드를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인기가 없으니까 (이제라도) 노력해야 한다"고도 했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은 새 지도부 선출 이후 대선 출마선언까지 ‘재충전’에 들어간 상태이다. 당분간 공식적인 일정은 자제하며 대선 공식출마 전까지 휴식을 취하고 부족한 점은 보완하며 공약을 가다듬겠다는 계획이다.
그의 대권가도에 약점으로 수도권, 2030세대, 호남 등이 꼽혀왔다. 4·11 총선 이후 수면 위로 올라선 장애물을 넘어서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단 수도권에서는 뚜렷한 효과가 나오고 있다. 4·11 총선 승리와 야당의 부정경선 파문이 맞물리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위원장은 안철수·문재인 등 야권주자들을 제치고 선두자리에 올라섰다.
호남을 향한 화해의 제스처도 연일 강렬해지고 있다. 지난 11일 전주·광주를 연달아 방문, 민생탐방을 한데 이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는 참배를 다녀오기도 했다.
야권성향이 짙은 2030세대를 끌어안기 위해 박 위원장과는 별도로 당내에서도 복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에 대한 반감을 줄이고, 살갗에 와닿는 정책으로 접근하는 방향으로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핵심관계자는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젊은세대의 지지확보가 필수적인 만큼 당에서도 등록금·취업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차근차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