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특별감사·국회 청문회…축구협회 책임론 확산고발 8건 서울청 이관…업무방해·배임 법리 검토"확정된 사실관계, 형사사건에도 영향 미칠 순 있어""축협, '혼란 수습' 주장 땐 업무방해 인정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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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지난달 7일(현지 시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이 열리는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에 위치한 베이스캠프 훈련장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하는 손흥민을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책임론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팬들의 비판은 단순한 성적 부진을 넘어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의 공정성 논란과 대한축구협회의 운영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정부는 특별감사와 조사위원회 구성을 예고했고 국회는 청문회 추진에 나섰다. 경찰도 2년 가까이 진행 중인 '홍명보 감독 선임 의혹' 관련 고발 사건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로 이관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다만 법조계는 행정법원이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상 위법성을 인정한 것과 형사처벌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고 본다. 업무방해와 업무상 배임 혐의를 인정하려면 절차상 하자를 넘어 범죄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객관적 증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
- ▲ 홍명보 당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2024년 9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서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월드컵 참사에 다시 주목받는 '홍명보 선임 의혹'한국 축구대표팀은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승 2패를 기록하며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체코전 승리 이후 개최국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이어 패하면서 축구협회를 향한 책임론도 다시 거세졌다.귀국 현장에서는 "홍명보 나가" "연봉 반납하라"는 야유가 쏟아졌다. 경찰이 경호에 나설 정도로 팬들의 분노가 거셌다.홍명보 감독은 대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모든 책임은 감독인 제게 있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다만 준비한 입장문을 읽은 뒤 질의응답 없이 회견장을 떠나면서 실패 원인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이번 월드컵 실패는 단순한 경기 결과를 넘어 2024년부터 이어진 감독 선임 논란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홍 감독 선임은 당시 전력강화위원회 운영과 최종 선임 절차를 둘러싸고 공정성 논란이 제기됐고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와 행정소송으로까지 이어졌다.문체부는 감독 선임 과정에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며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 등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했다. 축구협회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4월 서울행정법원은 축구협회의 청구를 기각했다.월드컵 참사 이후 정부는 축구협회 특별감사를 지시했고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조사위원회 구성도 예고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역시 축구협회 청문회를 추진하고 있다.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홍명보 전 감독은 국민에게 월드컵 결과를 설명할 의무가 있다"며 청문회 출석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
- ▲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인천=서성진 기자
◆ 서울청 이관한 경찰 … 형사처벌 입증이 수사 핵심홍 감독 선임 의혹과 관련한 고발 사건은 현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가 맡아 수사하고 있다.앞서 시민단체와 일반 시민들은 2024년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과 이임생 당시 기술총괄이사 등을 업무방해와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관련 고발 사건은 모두 8건이다.경찰은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와 행정소송 판단 등을 토대로 감독 선임 과정에서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서울행정법원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상 위법성을 인정했지만 경찰 수사의 핵심은 절차상 하자가 아니라 업무방해와 업무상 배임이 실제 성립하는지를 입증하는 데 있다.특히 경찰은 사건을 종로경찰서에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로 이관하면서 경제범죄 성격을 중심으로 법률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과정과 관련한 고발 사건도 함께 수사할 예정이다.결국 이번 사건의 쟁점은 감독 선임 절차가 적절했는지가 아니라 형사처벌이 가능한 수준의 위법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다. -
- ▲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대표팀의 32강 진출이 무산된 뒤 지난달 29일 인천 연수구의 한 식당 창문에 '홍명보 출입금지' 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 "행정상 위법≠형사처벌" … 형사책임 입증이 관건법조계는 감독 선임 과정에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형사처벌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고 보고 있다.경찰 출신인 장훈 법무법인 연 변호사는 "행정소송과 형사소송은 판단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행정상 위법이 곧바로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행정소송에서 확정된 사실관계는 형사사건에서도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고 말했다.장 변호사는 "업무방해 혐의는 전력강화위원회에 부당한 위력이 행사됐는지가 핵심"이라며 "행정소송에서 인정된 절차상 위법성과 부당성이 위력으로 평가된다면 업무방해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감독 연봉이 통상적인 수준을 현저히 벗어났는지, 어떤 근거로 보수가 책정됐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며 "현재 단계에서 배임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경찰이 사건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로 이관한 데 대해서는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인 만큼 서울청 차원에서 보다 면밀하게 수사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중요 사건으로 보고 더욱 신경 써 처리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반면 한병철 법무법인 대한중앙 변호사는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관계만으로는 형사처벌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한 변호사는 "업무상 배임이 성립하려면 재산상 손해가 명확하게 특정돼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한 것이 곧바로 재산상 손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이어 "축구협회도 당시 최선의 판단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업무상 배임이 인정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누가 어떤 업무를 어떤 방식으로 방해했는지가 특정돼야 한다"며 "전력강화위원회 운영 과정에서 회장이 권한을 행사했고 당시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판단이었다고 주장할 경우 이를 곧바로 업무방해로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국민적 관심과 비판이 크다고 해서 곧바로 형사처벌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결국 수사 과정에서 객관적인 증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사건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