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포기한 출세주의자들...민통당은 아예 진보당과 합당하라
  • 새누리당 민주통합당이 더 문제다


  • ▲ 류근일 본사 고문/전 조선일보 주필ⓒ
    ▲ 류근일 본사 고문/전 조선일보 주필ⓒ

      통합진보당도 문제지만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도 문제다. 아니,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진보당 당권파가 맨 얼굴을 드러내고 여봐란 듯 폭거(暴擧)를 일삼는데도 새누리당은 그런 사태의 엄중성에 대한 ‘엄중한 인식’ 표명이라는 게 없다. 강 건너 불구경인가, 이런들 어떠리 저런들 어떠리인가? 도대체 새누리당 위인들은 정치집단인가, 대기업 사원들인가?

      민주통합당 친구들은 통합진보당 폭력 난동 사태에도 불구하고 그쪽을 ‘동지’로 부르지를 않나, “야권연대는 불변”이라고 하질 않나, 도무지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이 어떻게 다른지를 알 수 없게 만든다. 다르면 왜 “야권연대는 불변”이고, 다를 바 없다면 왜 합당을 하지 않는가?

      새누리당 위인들이 그러는 이유는 자명하다. 그들이 정치집단다운 정치집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정치활동은 고사하고 공공활동을 한 적이 없다. 그저 공부 잘해서 박사하고 시험 잘 봐서 좋은 데 취직해 출세가도를 달리다가 더 출세하고 싶던 차에 용케 줄을 잡아 금배지 회사의 명찰을 받은 것뿐이다.

      이런 그들에게 투쟁이니 헌신이니 희생이니 ‘적과 동지’ 개념이니 분노니 선비정신이니 무인정신이니 시대적 고민이니 하는 게 있을 턱이 없다. 그들 사이도 생전 처음 만나는 ‘모래알’들이지, 동지가 아니다. 모두가 한 사람만 쳐다보는 ‘보이스카웃’ 단원’들일 뿐이다. 그들의 생각 역시 어쭙잖은 ‘좌파에 아첨하기’다. 그러나 그들은 실은 부루주아 1등석을 놓치면 큰일 나는 줄 아는 겁쟁이들이다.

      민주통합당은 예전의 민주당이 아니다. 중도개혁파가 떨려나고 NL 운동권 출신들, 386 NL들이 대거 입성했다. 그리곤 한명숙은 이정희와 얼싸안고 '원탁회의‘라는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공동정책합의문‘에 도장을 찍었다. 그렇다면 그 둘은 서로 다른 마음인가, 한 마음 한 몸인가? 민주통합당이 “그래도 야권연대는 불변”이라고 말하는 까닭이 절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안에는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은 소수다. 그 소수나마 귀한 인재들임엔 틀림없다. 그들이 분발하기를 기원한다. 그러나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정치는 ‘떼거지’가 주도하는 것이라.

      한국정치는 이제 완전히 대한민국 보전이냐, NL 변혁이냐의 첨예한 양자 직접대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변혁 운동가'들의 오랜 공작과 선전선동과 통일전선이 그 만큼 성공했다는 반증이다. 이 싸움에서 어정쩡한 부류가 어디로 쏠리느냐가 결정적인 관건이 될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이미 통합진보당으로 쏠렸다. 새누리당은 “경제정책만 하고 정치적 사고는 하지 않기로 한” 이상한 탈(脫)정치 집단으로 전락했다. 그래서 대한민국 진영에겐 어려운 싸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늘 하늘의 도우심이 있어 빈사상태에 몰렸다가도 기적적으로 살아나곤 했다. 그 기적을 또 믿는 수박에-.

     류근일 /본사고문/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