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산5일장 페스티벌에 참여해 노래를 부르고 있는 상인밴드 모습ⓒ 한산5일장
    ▲ 한산5일장 페스티벌에 참여해 노래를 부르고 있는 상인밴드 모습ⓒ 한산5일장

    “어쩌다 마주친~ 그대 모습에~ 내 마음을 빼앗겨 버렸네~”

    시장 한 귀퉁이에서 구창모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 음악이 흘러나왔다. ‘쿵짝 쿵짝’ 흥겨운 드럼소리와 기타, 베이스, 보컬 등이 한데 어우러져 흥을 만들어냈다. 지나가던 이들도 어깨를 들썩이며 귀 기울인다. 시골 장터에 웬 밴드소리?  

    한산5일장 상인밴드가 연습하는 소리다. 한산면 축제에서 빠지지 않는 상인밴드는 시장 알리기에 1등 공신이 된지 오래.

    상인밴드는 지난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 ‘문전성시 사업’의 지원을 받아 결성됐다. 올해로 3년차 베테랑 밴드다. 

    한산5일장은 지난 2009년부터 시작해 지난해까지 총 3단계의 과정으로 문전성시 사업을 추진했다. 그 중 지역의 문화적 역량을 높이고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된 것이 밴드 동아리. 당시엔 상인밴드와 엄마밴드(한산초등학교 학부모) 등 몇 개의 동아리가 생겼지만 지금까지 운영되는 것은 상인밴드 뿐이다. 

    한산5일장 신효진 부PM(Project Manager)은 “시골 시장은 도심 시장에 비해 활력을 많이 잃어버렸다. 밴드 동아리로 상인들이 서로 공동체적인 가치를 느끼게 되면서 시장이 활력을 되찾고 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밴드를 구경하러 일부러 오는 손님들도 많다고 한다. 

    그는 “문전성시 지원이 끝났지만 밴드 동아리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회비를 걷어 운영 하고 있다”며 “시장 축제나 타 지역 행사에 참여해 한산5일장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연습 장소는 한산면에서 제공해준다. 밴드가 지역을 알리는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밴드는 상인과 직장인을 포함해 총 여섯 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기타와 드럼, 보컬, 베이스로 나눠 주로 ‘7080세대’ 노래를 연주한다.

    기타를 맡고 있는 김주찬(음식점 운영) 상인밴드 대표는 “원래 기타를 조금 치는 정도였는데, 문전성시 선생님들이 나와서 기초를 알려줬다”고 했다. 그는 “조용필이나 송골매 등 예전 그룹사운드 노래를 위주로 한다. 지난해는 한산오일장 밴드 페스티벌에 참여했는데 주민들 호응이 너무 좋았다”고 했다.  

    보컬을 맡은 공진호(빵집 운영) 씨도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상인들끼리도 사이가 좋아지고, 공연을 통해 한산면과 한산오일장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밴드 회원들은 “지금은 아마추어지만 앞으로 밴드활동을 계속해서 프로 못지않은 실력파 밴드로 거듭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