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의 참담한 全大 흥행 실패 이후>
투표율 14.1%, 이게 새누리당이 오늘 전당대회를 하루 앞두고 전국 251개 투표소에서 실시한 당원·청년 선거인단 투표율! 20만6천182명 가운데 2만9121명이 참가했다는 집계. 평균 투표소 한 곳에서 110여명이 투표한 셈이다. 이걸 선거라고?
헛웃음이 나오게 하는 참담한 흥행 실패! 이미 박근혜계(系)가 결재 끝낸 당대표 경선에 당원조차 ‘관심 없음’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친박계는 애초부터 ‘국민을 상대로 한’ 흥행엔 관심도 없고, 오로지 ‘친박계 친정 강화’에만 몰두했다. 국민이 관심이야 있든 말든 일단 공고한 친박계 체제를 한치의 빈틈도 없이 만들어 다가오는 대선 후보 경선에선 반드시 박근혜 후보를 만들고야 말겠다는 철옹성의 의지. 원내대표 경선을 시작으로 지금 착착 실현 중. 이번에야말로 5년 전 MB에게 당했던 쓰라린 패배를 다시는 겪지 않겠다!
이대로 가면? 친이계에서 대선후보로 나선 주자들은 숫자만 많았지 민심이 공감하기 어려운 어젠다 세팅으로 세간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하고 있다. 민심 탐방한다고 돌아다니며 박근혜를 야당보다 더 공격해대고, 박근혜가 ‘킹’이 되지 말고 ‘킹메이커’가 되라는 별별 희한한 ‘돌발 제안’을 내놓는 걸 보면 안쓰럽기까지 하다. 지금 어느 국민이 개헌에 관심이 있다고 입을 모아 개헌 타령하는지. 친이계 ‘마이너 리거’들에 대해 여론조사를 해보면 경선 출마 선언 전이나 후나 마찬가지일 것.
친박계의 독주가 계속되고, 공감 없는 친이계 대선 주자들의 헛발질이 이어진다면?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 경선 대회도 뻔한 결과가 나올 게 틀림없어 보인다. 당대표 경선보다는 투표율이나 관심도가 다소 높겠지만 흥행 참패!
2002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이 떠올려진다. 이회창이 대선 후보로 확정될 걸로 국민도 알고, 당원들도 다 알고 있는데도 최병렬, 이상희…다른 후보들과 함께 전국 순회 유세하며 돌아다니고 TV 토론을 했지만, 딴 후보들이 이회창 부를 때 총재님! 총재님! 하면서 한 수 접고 들어가는 우수꽝스러운 장면들-오히려 이회창 스타일만 다 구기게 만들었던 경선 대회.
이번에 새누리당 ‘마이너 리거’들은 당시 비(非)이회창 후보들보다는 좀 그악스러운 인물들이지만 별반 달라질게 없을 것 같다.
새누리당이 경선 흥행 참패로 죽 쓰고 있는 동안? 야당에선 기를 쓰고 대선 후보 단일화 드라마를 만들어 내고야 말 것. 박근혜와 친박계가 이번 새누리당 전대(全大)를 계기로 그야말로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에 들어가지 않으면, 단언컨대 정권재창출에 실패!
친박계가 모델 케이스로 삼아야 할 추억의 장면들이 있다. 1997년 ‘김대중 동교동계 모델’-DJ가 국민회의 안에서 난공불락의 대선 후보가 될 밋밋하고, 재미없는 상황에서 동교동계는 온갖 이벤트를 만들어 가면서 국민의 관심을 모아 갔다.
첫째, 친박계는 모든 기득권을 포기한다는 대국민 선언이 절박해 보인다! 동교동계가 그랬었다. 빠르면 빠를수록 바람직하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다 해도 이상득, 최시중, 박영준…친이계처럼 권력을 차고 들어가지 않겠다는 대담한 탈계파 선언이 나와야 한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새누리당 지도부에 들어간 친박계부터 기득권 포기 선언을 하라! 이들이 박근혜 미래권력에 맨 먼저 밥그릇 들고 달려가는 모습이 한 장면이라도 포착되는 순간, 그게 눈꼴시려 엄청난 저항과 반발이 나오게 돼있다.
둘째, 자기 개혁! 썩은 보수우파가 아님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감동적인 자기 헌신, 자기 개혁의 의지를 담은 대결단이 나와야 한다. 지금 국민들은 MB 정권의 부패상에 넌더리를 내고 있다. 친박계가 정권 잡아도 썩은 건 친이계와 똑같을 것이라는 소리가 국민의 입에서 나오는 순간, 친박계가 정권을 잡을 가능성은 멀어지기 시작한다.
그게 무엇인가? 박근혜부터 정수장학회를 아예 국고에 환수시켜 완전 정리하라! 처분하라! 더 이상 법적으로 무관하니 어쩌니 구질구질하게 들리는 소리 하지 말고.
DJ는 자신이 깨끗한 인물, 알고 보면 부드러운 인물(알부남)임을 보여주기 위해 숱하게 이벤트를 이어갔다. 쇼인 줄 훤히 알면서도 관심이 가는 게 표심!
셋째, 새누리당 밖에 있는 보수우파 시민세력을 완전히 포괄하기 위해 당에서 새 자리를 만들어서라도 영입하라! DJ는 김종필과 DJP 연합을 시도하면서도 재야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지금 보수우파 시민세력은 철저히 분열돼 있다. 오히려 박근혜가 같은 편 같으면서도 무관심하고 냉랭하게 보여 더 미워하는 보수우파 시민세력이 상당히 존재하고 있다. 내부의 적에 의한 방해와 증오가 더 파괴적!
넷째, 그러면서 당쟁이 아닌 정책 경쟁의 시동을 걸어라!
그래서 친박계가 빠른 시간 안에 ‘수권세력’이라는 확신을 국민 절대 다수에게 심어주지 못하면 새누리당의 정권재창출은 뜬구름처럼 훨훨 날아가게 된다.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정치평론가 /전 문화일보논설실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