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라의 단합과 한국의 분열 
      
     민족사 2000년 최고의 정신력을 보여준 김유신, 신라를 극찬한 蘇定方
    趙甲濟   
     
     김부식은 삼국사기에서 金庾信을 ‘자주정신의 化身’으로 그렸다. 당시 신라 지도부가, 세계최대강국이던 唐의 힘을 빌어 백제,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唐마저 한반도에서 축출하여 민족통일국가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김유신은 엄청난 말들을 내뱉는다.
      “대장군이 황산벌의 싸움을 보지 못하고 늦게 왔다고 죄를 주려 하는데 나는 결코 죄 없이 욕을 당할 순 없다. 먼저 唐軍(당군)과 싸워 결판을 낸 다음 백제를 부수겠다.”
      (唐將 蘇定方이 김유신의 副將을 벌 주려 하자 김유신이 반발하면서 한 말)
      “개는 그 주인을 두려워하지만 주인이 그 다리를 밟으면 무는 법입니다. 우리가 어려움을 당하였는데 어찌 스스로를 구원하지 않겠습니까?”(백제 멸망 후 唐將 蘇定方이 신라를 공격하려 하자 태종무열왕에게 對唐결전을 건의하면서 한 말)
     
      신라공격을 포기한 소정방은 귀국, 당 고종에게 보고를 하니 고종은 “왜 내친 김에 신라마저 치지 않았느냐”고 묻는다. 金富軾은, 이 질문에 소정방이 이렇게 답하였다고 三國史記에 기록하였다.
      “신라는 임금이 어질고 백성을 사랑하며 그 신하가 충성으로 나라를 섬기고, 아랫사람은 윗사람 섬기기를 父兄과 같이 하니 비록 나라는 작지만 함부로 도모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 말은 唐의 최고 장수가 신라에게 바친 찬사인 셈이다. 1352년 전 신라지도부의 정신력이 민족사 2000년 가운데 최고였으며, 지금 대한민국 지도부의 정신력은 그 발밑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신력은 물질적 발전과 비례하지 않는다. 임금, 신하, 백성들이 自主의식으로 일치단결한 나라가 신라였고 대통령, 공무원, 국민들이 서로 불신하는 나라가 한국이다.
     
      나는 三國史記를 읽으면서 삼국통일기의 신라 지도부가 지녔던 정신력에 감탄하였다. 태종무열왕, 김유신, 문무왕 같은 사람들의 무서운 自主정신이 있었기에 우리가 지금 중국인이 아니라 한국인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기 668~670년 사이 문무왕과 김유신이 이끄는 신라 지도부가 對唐결전을 선택하지 않고 唐 지배체제 아래서 순응하는 자세를 취하였더라면 韓民族은 존재할 수 없었다. 이 점이 오늘날의 우리에게 삼국사기가 전하는 가장 큰 교훈이 아닐까 생각된다. 한국인들이, 對中결전을 각오하지 않고는 남북통일을 이룰 수 없고, 평화공존이란 명분하의 分斷고착을 선택하면 자주와 독립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경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