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조 강봉균 실각이 뜻하는 것

  •   ‘애초 이 논란은 영어로 기록된 논문에 대한 좌파진영의 악의적 왜곡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영어로 기술된 저의 논문에서 사용된 revolt, rebellion이라는 용어는 가치중립적이며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것으로 이는 민중항쟁, 민중봉기라는 표현이지 5.18민주화운동과 제주 4.3사건에 대해 폄훼하는 표현이 결코 아닙니다.“ 공천을 취소당한 새누리당 이영조 씨의 입장표명.

    “민주당은 지금 좌파(左派) 이념 정체성에 맞지 않는 소리를 하면 무조건 배척한다. 나도 그 피해자다” 공천을 못 받고 밀려난 통합민주당 강봉균 씨의 은퇴 소감.

     여야를 막론하고 숙청이 한창이다. 이영조 씨도 강봉균 씨도 한국 정치지형 전체의 좌향좌 재편성의 희생타인 셈이다. 새누리당도 좌로 이동했고 통합민주당도 ‘더욱 좌’로 이동했다. 이제 보수주의 당도, 자유주의 당도, 중도개혁 당도 사라지고 있는 것일까?

     새누리당은 조전혁 같은 우파 전사(戰士)를 숙청하더니, 이영조 같은 “가치중립적이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용어를 쓴 인사까지 ‘논쟁적’이라는 이유로 실각시켰다. 이영조 씨가 죄가 없다 해도 “겁나서 안 되겠다”는 식이다. 일종의 공포정치 시대인 셈이다. 새누리당은 지금 떨고 있다. “저쪽에서 또 뭐라고 야단치면 어쩌나...” 하고.

      민주당은 본래 애국적 보수주의-자유주의 야당이었다. 김대중 때에 이르러선 중도개혁 정당이라 자임했다. 386 NL 운동권 세대를 ‘새피 수혈’이라며 대거 영입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 김대중은 “민주주의의 위기...”라며 “민주당, 민노당이 민주연합을 해서...” 싸워야 한다고 독려했다. 민주당 본연의 정체성이 386적인 NL 좌파 물살에 급속히 침식당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침식이 끝나 민주당 터줏대감들과 비(非)좌파 인사들이 집을 아예 빼앗기고 말았다. 그리고 “너의 정체성이 뭐냐?”는 사상 시비를 받았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쫓아낸 모습이다.

      이런, 한국 정치지형의 ‘좌로의 대이동’은 장차 어디까지 갈 것인가? 진검우파가 무력화 된 좌파통일전선 시대가 제1 종착역일 것이다. 통합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연대와 정책합의가 그 한 모델이다. 그리고 제2, 제 3 종착역의 청사진이 아마 착실하게 준비돼 있을 것이다.

     한국정치는 금년을 고비로 결정적인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다. 단순한 여야 정쟁 시대가 가고 이제부터 는 체제유지냐 체제변혁이냐가 주전선(主戰線)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대치(對峙)에서 대한민국적 가치를 누가 대표하고 지킬 것인가?

     류근일 /본사고문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