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린다고 해놓고 해 바뀌면 말 바꿔”
  • ▲ ⓒ잠실 롯데백화점 전경
    ▲ ⓒ잠실 롯데백화점 전경

    #아무래도 백화점의 높은 수수료율이 가장 큰 문제죠. 저희 같은 경우는 지금 백화점 납품을 십수년간 해오고 있는데 계약할 때마다 수수료 인상을 요구했지, 상황이 어려우니 낮춰주겠다고 한 적은 한 번도 없었거든요. 수수료인상에 응하지 않는다고 하면 계약을 안하겠다고 나오는 경우도 있어요.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백화점 납품업체 불만 사례 중>

    지난해말 중소업체에 과도한 판매수수료를 요구해 논란이 되자 수수료를 인하하겠다고 했던 백화점들이 최근 또 다시 수수료를 인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수료실태조사 직후 롯데, 현대, 신세계백화점은 중소납품업체 중 500여개 업체에 대한 판매수수료를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대외적인 발표와는 달리 올해 초 해가 바뀌자마자 롯데백화점은 탠디, 소다, 바이네르, 미소페 등 국내 구두․잡화 회사에 수수료를 02%~0.5%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롯데·신세계·현대 빅3로 대변되는 국내 백화점들의 횡포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국내업체에 부과하는 수수료와 추가비용은 외국 브랜드와 달랐다. 국내업체의 입점 매장 62%가 30%~40%의 수수료율을 부담했으며 신규입점은 물론 매장변경시의 인테리어 비용도 개별매장에서 지불했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평균 수수료율이 30.87%로 빅3 중 가장 높았다. 매년 조금씩 인상하는 방식으로 90년대 25% 수준이었던 수수료가 30%까지 치솟았으며 ▲1991년 25.98% ▲2001년 28.23% ▲2008년 30.21% ▲2009년 30.59% ▲2010년 30.89% 등으로 해마다 올라갔다.

    롯데백화점 측은 이에 대해 “판매수수료 인상에 대한 계획을 브랜드에 통보했으며 현재 협의 중이다. 지난해 말 중소 800개 업체에 대해 수수료를 인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탠디, 소다, 바이네르, 미소페 등은 발표한 중소업체에 포함되지 않는다. 수수료 마진은 시장상황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에 납품하는 A중소업체 측은 “수수료 인상 기간이 공식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매장 위치변경, MD의 의견에 따라 달라진다. 규모가 큰 편에 속하는 납품업체는 공문으로 수수료인상을 통보받지만 더 작은 업체들은 상황이 다르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납품업체의 상황은 더욱 어려웠다.

    롯데백화점에서 진행하고 있다던 수수료 협상절차에 대해 묻자 B중소업체 관계자는 “이번 통보안은 확정된 것이다. 수수료체계는 기준이 매년 동일한 것이 아니라 오락가락한다. 공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도 있지만 문서를 남기지 않고 영업사원과 MD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 협상이라기보다는 백화점 측이 절대적인 ‘갑’이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