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 을 출마선언 했다 부산 북·강서을 예비후보 등록새누리 전략공천 검토.. "낙동강 벨트 지켜달라""난 부패한 기득권 보수 아니다. 그리고 부산사람이다"
  • ▲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가 4.11총선에서 부산 북강서을 출마를 선언하고 2일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 뉴데일리
    ▲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가 4.11총선에서 부산 북강서을 출마를 선언하고 2일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 뉴데일리

    “부산으로 갑니다.”

    열린북한방송 하태경 대표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 있었다. 당초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가 출마하는 서울 관악 을(乙)에 출마한다고 기자회견까지 했던 그였다.

    그런데 갑자기 부산으로 간다고 했다. 지난달 입당한 새누리당에서는 아직 하 대표의 공천 발표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그는 부산 북·강서을(乙)에 출마한다고 했다.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하냐는 질문에 “그건 당이 결정할 일”이라고 했다. “당에서 가라고 하든 말든 이제는 스스로도 마음을 굳혔다”는 연이은 그의 말에서 이번 총선에서 어떤 목표를 단단히 정했다는 의지가 보였다.

    하 대표를 만난 것은 지난달 29일이었다. 인터뷰를 마친 하 대표는 곧바로 부산으로 향했다. 이후 이달 2일 그는 ‘부산 북강서을’에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궁금했다. 부산 출신이라고는 하지만, 출마 선언까지 했던 서울 관악 을 지역구를 포기하고 다시 부산으로 발길을 돌린 이유에 물음표가 찍혔다.

    부산 북강서을은 4·11 총선 최대 쟁점지역으로 민주통합당 문성근 최고위원이 출마한다. 하 대표는 출마 지역 변경의 가장 큰 이유로 이를 내세웠다.

    “종북세력을 청산하고 정치를 개혁해 대한민국을 바꾸는 일에 진력하고자 한다.”

    하 대표는 “당에서 ‘서울도 중요하지만 부산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하태경 대표가 낙동강 벨트를 지켜달라’고 해서 고민을 참 많이 했었다”고 설명했다. 많은 고민 끝에 부산 행(行)을 결정했다고 했다.

    “문성근은 제1의 정당이 될 수 있는 민주통합당의 2인자다. 이정희보다 (국가와 민족에)부정적인 영향력이 더 크다고 봤다.”

    그는 새누리당 공천위원회의 면접에서 "문성근과 싸웠을 때 내가 가진 3가지 경쟁력에 대해 주로 이야기 했다. 내가 문성근보다 민주화 운동을 더 열심히 했고, 나는 민주통합당이 타겟으로 삼는 부패한 기득권 보수도 아니다. 그리고 난 부산사람이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에 대해서는 “구시대적 마인드가 남아있다. 미국과의 FTA만 문제를 삼고, 북한 인권은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객관적인 천안함 조사 결과도 부정한다. 이런 점들을 집중적으로 거론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공익보다 사익을 추구하는 낡은 관행 때문에 위기에 처했다. 보수가 혁신하는 모습을 실제로 보여줘야 한다.”

    다음은 하태경 예비후보와 일문일답

    ㅡ 새누리당에 어떻게 입당하게 됐나.

  • ▲ 하태경 대표는 “당에서 연락이 오길 ‘서울도 중요하지만 부산이 당 전략적 지역으로 중요하다. 하태경 대표가 낙동강 벨트를 지켜달라’고 했다
    ▲ 하태경 대표는 “당에서 연락이 오길 ‘서울도 중요하지만 부산이 당 전략적 지역으로 중요하다. 하태경 대표가 낙동강 벨트를 지켜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뉴데일리

    “지난 1월 25일 출마 선언을 했다. 근데 출마 선언하고 이틀 뒤 당 인재영입분과 위원장에게서 입당하겠느냐고 연락이 왔다. 당시 새누리당은 쇄신 과정에 있었고 쇄신 결과가 나하고 안 맞을 수도 있어서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뉴데일리>에 칼럼으로도 쓴 적이 있는 '한나라당의 7가지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당 혁신에 밑거름이 되고, 북한 인권 문제에 주도적 역할을 해달라’며 긍정적인 답변을 해줬다. 그래서 입당했다”

    ㅡ 당초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가 출마하는 ‘관악 을’ 출마를 선언했었다. 최근 민주통합당 문성근 최고위원이 출마하나는 부산 북-강서을 출마로 변경한 이유는?

    “당에서 연락이 왔다. ‘서울도 중요하지만 부산이 당 전략적 지역으로 중요하다. 하태경 대표가 낙동강 벨트를 지켜달라’

    그래서 이정희와 문성근을 비교해봤다. 우리나라에 부정적인 영향이 지금 상황에서는 문성근이 훨씬 더 크다.  이정희는 작은 정당에 있지만 문성근은 제 1당이 될 수 있는 정당의 2인자다. 영향력이 훨씬 더 크다.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문성근 후보를 잡는게 상대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더 크다. 물론 둘 다 잡았으면 좋겠지만..."

    ㅡ 민주통합당 문성근 최고위원의 부친인 문익환 목사와의 인연이 눈길을 끈다. 어떤 인연이 있었나?

    "93년 6월쯤 문익환 목사가 설립한 ‘통일맞이’란 단체에 들어가 정책연구원으로 2년간 일했다. ‘통일맞이’는 문 목사가 통일문제와 관련한 싱크탱크로 키우기 위해 만든 단체다.

    문익환 목사는 정말 용기있고 대단한 분이고 지금도 존경하는 분이다. 젊은이들보다 오히려 생각이 유연하고, 외국인들과도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정도다."

    ㅡ  문성근 후보와 싸웠을 때 경쟁력은 무엇인가.

  • ▲ 하태경 대표는 자신의 경쟁력에 대해
    ▲ 하태경 대표는 자신의 경쟁력에 대해 "민주통합당이 내 흠을 잡을데가 없다"고 말했다. ⓒ뉴데일리

    "3가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첫번째는 그 쪽이 정신을 계승했다며 민주화 운동의 대표성을 주장한다. 하지만 내가 (민주화 운동) 더 열심히 했다. 내가 문성근 후보 아버지(문목사)와 민주화 통일 운동도 하고 그 과정에서 감옥생활도 2년 이상을 했다. 그 때 문성근은 역사 현장에 있지도 않았었고, 영화에 매진했었다.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서 전혀 뒤지지 않는다.

    두번째는 민주통합당이 내 흠을 잡을데가 없다. 현역 의원이 나오면 'MB심판', '기득권 부패 보수' 등 공격받을 수 있는데 사실 난 보수적인 것보다 시민인권운동가로 알려져 있어 부패한 보수라고 그쪽에서 규정짓기가 힘들 것이다.

    세번째는 난 부산사람이다. 부산에서 초·중·고를 나왔고. 부산대 대학원도 다녔다. 그쪽에서 부산 통번역협회장도 2년동안 했고 부산에 부모님도 살고 계신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ㅡ 북-강서을 현역인 새누리당 허태열 의원의 공천이 유보됐다. 친박계 의원이 공천에서 유보된 것을 두고 이런저런 설들이 많다. 공천심사위원회와 부산 북-강서을 공천에 대해 어느 정도 협의가 이뤄졌나?

    "공심위와는 면접 볼 때 만난 것이 전부다. 난 새누리당에 지지기반이 전혀 없다. 친박도, 친이도 아니다. 그리고 오히려 민주통합당 사람들을 더 많이 안다.

    그저 새누리당 변화의 흐름에 맞는 후보를 선택하지 않을까. 새누리당이 새롭게 태어나려고 하고 있어 새로운 인물들이 많이 필요할 것이다. 기존 한나라당 중진 의원들도 새로운 인재들을 영입하고 받아들여 힘을 합칠 때, 힘있는 개혁이 가능하다.

    민통당 공천은 전현역 의원들 나눠먹기 식이다. 다양한 세력들이 권력을 위해 야합한 느낌이고, 기득권들이 자릴 나눠먹는 공천이다. 새누리당은 이것과 달라야 한다."

    ㅡ 허태열 의원은 튼튼한 지역기반을 가진 자신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분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고, 그 분을 내가 깎아내릴 이유도 없다. 당이 혁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 결과가 공천에서 나올텐데 당이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다. 내가 안되더라도 결과에 승복할 것이고. 최종 후보가 누가 됐건 그 사람을 도와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

    ㅡ 당내 계파 싸움이 치열하다. 최근 새누리당에 입당한 사람으로서 친이계 학살이라는 반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계파 싸움하는지조차 잘 모르겠다. 친박 중심이었으면 난 영입도 안됐다. 박근혜가 리더쉽을 확보했고 친이계가 힘이 없으니까 그런 이야기가 나오나보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가장 관심있는 것은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재오 의원의 공천을 결정하기도 했다. 친이건 친박이건 쇄신하고 선거 승리할 수 있는 의원이 무조건 나와야 한다. 그렇게 될 것이다."

    ㅡ 최근 탈북자 북송을 두고 중국과의 갈등이 깊다. 적절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나?

    "북한 문제는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이다. 이번 탈북자 문제는 결국 외교 문제고, 인맥 문제다. 중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으면서 쌓은 중국 내 정ㆍ관계 지인들이 많이 있다. 그 채널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지금 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ㅡ 한미FTA, 제주해군기지, 특히 북한인권법 등에 대해 반대하는 민주당에 대한 자신의 입장은?

    "민주당이 반미이념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칠레와의 FTA는 괜찮고 미국과의 FTA만 그런식으로 몰아가는데 중국도 그렇게 안한다. 중국도 FTA를 한다. 국가 중대사는 이념적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닌데 아직도 그렇게 한다는 것은 구시대적 마인드가 있다는 것이다.

    인권 문제도 외국인 노동자 인권은 이야기하면서 탈북자 문제는 침묵하거나 주저한다. 이는 친북이념이 남아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인권 문제는 동일한 잣대로 판단해야 하는데 민주당은 북한 인권에 대해선 절대 말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천안함 조사결과는 객관적 팩트인데도 이를 부정한다. 역시 친북이념 때문이다. 그렇게 보고 싶으니까 그런 것이다. 아직 이념적 잔재를 떨쳐 버릴지 못했다고 본다."

    ㅡ 새누리당이 많이 어렵다고 한다.

    "새누리당이 힘든 것은 분명하다. 거대정당이 위기에 처해있다. 가장 큰 이유는 공익보다 사익을 추구하고, 당보다 개인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기존 낡은 관행때문이다. 이번에 완전히 바꿔야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민주당도 공천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과도한 경선과정에서 사람이 죽고 그랬다. 구태를 못벗어났다.

    새누리당은 상대방을 비난하기에 앞서 보수 우파의 자체 내부문제들을 개선하고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보수가 혁신하는 모습. 우파가 혁신하는 모습을 실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새누리당은 충분히 국민들의 지지를 되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