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의 횡령ㆍ배임 사건으로 한화가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다가 전격적으로 이를 모면하긴 했지만, 한화그룹주들과 함께 동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한화그룹 전반의 경영 투명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 탓이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는 1천800원(4.64%) 급락한 3만7천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화증권(-2.71%), 한화손해보험(-1.30%), 한화케미칼(-1.11%) 등 다른 한화그룹주도 하락했다.

    한화는 지난 3일 장 마감 후 김 회장 등이 한화S&C 주식 매각과 관련한 횡령ㆍ배임 혐의로 작년 1월 기소됐다는 내용의 공시를 뒤늦게 냈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한화 주식에 대해 거래정지 조치를 하고 한화가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인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화가 상장폐지될 경우 10대 그룹 계열사로는 최초의 사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한화는 신속히 경영개선 방안을 거래소에 제출했고 거래소는 휴일인 5일 긴급회의를 열어 한화를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화는 상장폐지 실질심사 회부와 거래정지 위기를 간신히 넘겼지만 이번 일로 한화그룹 전반의 경영 불투명성 문제가 부각됐다.

    김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기업을 마치 사유물처럼 다루고 있다는 우려가 다시 불거진 것이다. ▲이런 경영 행태로는 기업 이익이 주주에게 정당하게 분배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김 회장 등의 횡령ㆍ배임 사건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에 한화그룹 소속기업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김 회장 등이 작년 1월 말 횡령ㆍ배임 혐의로 기소됐을 당시 한화 주가는 한 달만에 25%나 급락한 바 있다.

    횡령ㆍ배임 사건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거래소의 결정으로 한화의 상장폐지 가능성이 사라진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한화가 마련한 경영개선 방안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화는 상장폐지를 면하고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하고자 내부거래위원회ㆍ감사위원회 강화, 준법지원인 제도 활성화, 공시업무 조직 확대 등을 포함한 개선안을 공개했다.

    유진투자증권 김장환 연구원은 "한화의 경영 시스템이 장기적으로 개선되고 그룹 경영진도 이번 일을 계기로 시장친화적으로 바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횡령ㆍ배임 사건으로 인한 한화의 거래정지 이슈는 단기적인 악재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는 23일 한화의 횡령ㆍ배임 사건 1심 판결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주가가 또다시 악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