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문 열고 나가면 녹지 즐기는 '정원도시 서울' 만들 것" 정원박람회, 닷새 만에 100만 넘어…"최단·최다 기록" 최대 규모 면적, 올 가을까지 한강변에 펼쳐지는 76개 공원"힐링되지만…유아 공간 없어" "안내판 부족" 등 시민 불편도
  • ▲ 지난 23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린 '정원도시' 토크콘서트에서 오세훈 시장이 발언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지난 23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린 '정원도시' 토크콘서트에서 오세훈 시장이 발언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잘 안 풀릴 때나 스트레스가 있을 때, 여유 있게 녹지를 걸으며 도시 생활을 지혜롭게 풀어나갈 수 있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정원인 도시 서울을 만들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3일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뚝섬한강공원의 '정원도시 서울 토크콘서트'에서 세계적 녹색도시로 발돋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스스로를 가드너(정원사)라고 칭한 오 시장은 "집 앞에 문만 열고 나가면 녹지를 즐길 수 있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는 갈망에서 '정원도시 서울'의 정책적 아이디어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나의 정원처럼 변모할 서울의 상징적인 공원이 이곳 뚝섬한강공원이 되겠다. 어떻게 서울을 꾸며갈 것인지 그 미래를 지켜봐달라"고 공언했다. 

    이번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2015년부터 시작된 서울박람회를 국제 행사로 처음 확대해 열렸다. 비움·연결·생태·감성이라는 4대 핵심 전략을 바탕으로 '정원도시 서울'의 미래상을 구현했다. 오 시장은 앞으로 영국의 첼시 플라워쇼, 프랑스의 쇼몽 국제가든페스티벌처럼 서울을 대표하는 정원 축제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국제정원박람회는 흥행몰이에도 성공했다. 지난 16일 개막한 이후 닷새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가장 짦은 시간, 최다 관람객을 기록한 것. 서울 시내 자치구는 물론 세종, 대구, 대전, 경기, 충북, 경북 등 여러 지자체에서도 정원 트랜드와 행사 운영 등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박람회 현장을 찾았다. 

    박람회는 역대 최대 규모인 1만460㎡부지에 국내외 작가를 비롯해 학생, 시민, 외국인, 기업·기관 등이 참여한 76개 정원을 담고 있다. '서울, 그린 바이브(Seoul, Green Vibe)'를 주제로, 한강 수변을 정원으로 재탄생해 시민들에게 강과 정원이 어우러진 여가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 ▲ 그늘막 공간에서 텐트를 치고 있는 모습.ⓒ강세영 기자
    ▲ 그늘막 공간에서 텐트를 치고 있는 모습.ⓒ강세영 기자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관람객들의 발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미세먼지 없이 눈부신 봄날이었던 지난 28일, 시민들은 가족과 친구 단위로 형형색색의 다채로운 꽃을 구경하며 정원을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장미터널에서 만난 70대 어르신은 "박람회 전후가 천지차이"라면서 "집이 근처인데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아 자주 오고 있다. 정서적으로도 아주 좋은 것 같다"고 즐거워 했다. 

    강남구에서 온 50대 부부는 "학생들이 만든 작품들이 소박하고 순수한 느낌이 있어서 미소가 띄어졌다"며 "맨발 황토길, 편백나무 숲이 좋으니 자꾸 걷고싶어 진다"고 말했다. 

    그늘막 텐트 구역에서는 한강을 바라보며 즉석라면과 도시락을 즐기는 시민들이 둘러앉아 있었다. 경기도 파주에서 회사 워크샵을 온 20대 양모씨는 "라면을 끓여먹게 환경 조성이 잘 돼 있고, 사진 찍을 곳도 많았다"면서 "날씨에 맞춰 잘 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다만 일부 시민들은 편의시설 부족 등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은평구에서 온 30대 김씨 부부는 "집에서 육아로 너무 힘들었는데 모처럼 꽃을 보며 힐링하는 게 너무 좋았다"면서도 "18개월 아기가 기저귀 갈 곳이 마땅치 않아 다시 주차장으로 가서 해결했다"며 영유아 동반 가족을 위한 편의시설 개선을 지적했다. 

    가드닝 카페를 둘러본 한 20대 시민은 "자양역에서 박람회 입구가 2번인지, 3번 출구인지 표시가 없어 조금 헤맸다"며 "정원 안내도 정확하게 없고, 조형물 등도 블로그에서 봤던 것과 다소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식물을 지나치지 못해 화분 파는 곳을 구경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가격대가 있었다"면서 "친구가 말려서 구입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