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는 명동 상권 … 임대료·공실률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관광객 내쫓는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 논란서울시, 단속반 꾸려 집중 단속 실시
  • ▲ 서울 명동에서 구매한 노점 음식들.ⓒ뉴데일리DB
    ▲ 서울 명동에서 구매한 노점 음식들.ⓒ뉴데일리DB
    서울 명동 상권이 올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빠르게 늘면서 상가 임대료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등 '관광 1번지'로서의 옛 명성을 되찾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선 명동 거리 노점의 '바가지 요금' 문제가 불만으로 거론된다. 여행 웹사이트·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엔 명동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서울시도 명동에서 발생하는 각종 불법 상거래 행위에 대해 강력 단속에 나섰다. 서울이 세계적 관광 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이같은 불법행위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31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기업 존스 랭 라살 코리아(JLL코리아)의 '서울 리테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명동 상권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 임대료 대비 85% 가량 회복했다.

    명동 상권 임대료 상승률은 전분기 대비 1.5% 올라 서울 주요 상권 중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명동 상권 공실률 역시 7.6%로, 서울 6대 상권(강남, 홍대, 가로수길, 한남‧이태원, 청담 등) 가운데 가장 낮은 공실률을 기록했다.

    이를 증명하듯 명동에 새롭게 문을 여는 해외 브랜드 매장도 늘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 룰루레몬이 올해 세번째 단독 스토어인 '명동 타임워크 스토어'를 열었고 일본의 신발 편집 매장 ABC마트는 현재 명동에서만 매장 6곳을 운영 중이다. 

    서울시도 명동 되살리기에 분주하다. 시는 서울특별시관광협회와 함께 이달 초 '2024 서울 웰컴 위크(2024 SEOUL WELCOME WEEK)'로 정하고 '서울페스타 2024'를 명동에서 진행했다.

    JLL코리아 관계자는 "유동인구의 꾸준한 증가는 팬데믹 이후 전반적인 상권 회복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소였지만 올해는 트렌디한 상권들을 중심으로 회복속도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며 "특색 있는 오프라인 전략과 차별화된 체험형 컨텐츠를 연구하는 것이 상권 흥행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 ▲ 서울 명동의 한 노점.ⓒ뉴데일리DB
    ▲ 서울 명동의 한 노점.ⓒ뉴데일리DB
    다만 명동 노점 음식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명동 노점에서 판매되는 음식 대부분은 시세보다 비싸게 팔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명동 노점의 한국식 핫도그 가격은 5000원으로 프랜차이즈 핫도그(1800원) 대비 2배 이상 비쌌다. 중국 전통 과일사탕 탕후루 역시 5000원으로 프랜차이즈 탕후루(3000원)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다. 이 외에도 외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김치말이삼겹살 1만원 ▲크레페 9000원 ▲닭강정 7000원 ▲꼬마김밥 6000원 ▲닭꼬치 5000원 등으로 비교적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면서도 위생 상태는 불량이었다. 일부는 앞치마와 위생장갑 없이 음식을 조리하거나 노점 바로 옆에 서서 흡연을 한 뒤 다시 음식을 판매하기도 했다.

    외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명동을 찾은 내국인들도 바가지 물가에 혀를 내두른다. 친구들과 명동을 찾은 한 회사원은 "인스타그램에서 '명동 물가 근황'이란 게시글을 봤지만 이 정도로 비쌀 줄은 몰랐다"면서 "떡볶이와 닭꼬치 몇 개를 샀는데 2만원이 훌쩍 넘었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대신 현금이나 은행 계좌이체로만 결제를 유도하는 것도 논란이다. 실제 명동 거리의 노점상들은 "단말기가 없어 멀리 가야 한다"거나 "현금이 없으면 계좌이체로 하라"고 유도하는 등 카드 결제를 기피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27일 중구·서울경찰청과 합동으로 약 50명을 투입해 15개 단속반을 꾸렸다. 단속반은 명동 관광특구 내 화장품 판매업소 75개 점포를 대상으로 가격표시 이행 여부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음달 2일까지 명동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대상으로 바가지요금이나 상품 강매, 환불 거부 등 부당행위를 경험한 구체적인 사례를 대면 조사한다. 아울러 외국인 관광객 암행 요원(미스터리쇼퍼)을 실제 매장에 투입해 손님 응대와 가격표시, 호객행위, 강매 등의 실태를 파악한다. 

    김영환 시 관광체육국장은 "명동은 명실상부한 서울의 '쇼핑관광 1번지'"라며 "바가지요금이나 강매 등 불법행위가 서울의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도록 관광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