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 내정 첫 날 같은 사안 두고 '3번의 브리핑' 朴 "상임위원들 전국에서 올라오는데 예의지켜야"
  • ▲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27일 상임전국위원회에서 비상대책위원을 발표한다. ⓒ 양호상 기자
    ▲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27일 상임전국위원회에서 비상대책위원을 발표한다. ⓒ 양호상 기자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원 인선을 27일 열리는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최종 공개키로 했다.

    당초 상임전국위를 하루 앞둔 26일 주요당직 임명을 포함한 10명 안팎의 비대위원을 발표하기로 한 것보다 하루 미뤄졌다. 당 대변인에 내정된 황영철 의원은 이날 세 차례나 브리핑을 갖고 '인선 발표' 입장을 번복하기도 했다. 

    황 대변인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박 비대위원장이 오늘 중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 인선안을 전달한다. 주요 당직이 발표에 포함될 수 있는데 오후 5시 전에 인선안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통화 한 뒤 나온 발언이었다.  

    이에 따라 이혜훈 사무총장 직무대행이 비대위원의 인선배경 등을 적절한 방식으로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인선 발표는 없었다. 대신 “비대위원 인선은 내일 상임전국위원회에서 발표한다”는 브리핑이 뒤따랐다. 황 대변인은 “박 비대위원장께서 전국위 전 절차를 잘 지켜주려고 하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두어시간 시간만에 비대위원 발표가 하루 늦춰진 데 대해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은 것이냐, 전국위를 위해 하루 미룬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전국위 절차'를 위한 것임을 강조함으로써, 비대위원 인선이 마무리 됐음을 우회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당이 비대위원 발표를 두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자 이번에는 박 비대위원장이 입장을 내놨다. 황 대변인을 통해서다. 박 비대위원장은 황 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발표가 미뤄지는 뜻을 꼭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황 대변인에 따르면 박 비대위원장은 “내일 상임전국위원회는 전국에서 위원님들이 다 올라오기 때문에 언론에 미리 알려진 인선안을 내놓는 것 보다 회의에서 위원 명단을 전국상임위원들에게 내놓는 것이 그분들에 대해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비대위원과 당직임명 안은 내일 상임전국위원회에서 발표한다. 비대위원도 임명절차를 완료한 이후에 공개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발표는 내일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오는 27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비대위 인선안을 추인한다. 상임전국위원 과반 이상 참석에 과반 이상 찬성할 경우 비상대책위원 및 주요당직자들의 인선이 완료된다.

    이처럼 당의 쇄신을 이끌 비상대책위원 발표를 앞두고 당이 '오락가락'하는 듯한 행보를 보여 벌써부터 '손발이 안맞는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황 대변인은 “박 위원장이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인선내용을 밝힌다는 뜻을 제가 (발표로) 오해한 것 같다”며 진화에 나섰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인선을 언제 발표하는 게 파급력이 클 지 당내에서 여러 각도로 고려하는 와중에 혼선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박 비대위원장은 원칙대로 상임전국위원회에서 공개한다는 생각이었던 것으로 안다. 그 뜻에 내정된 비대위원들도 다 동의했는데 얘기가 어떻게 잘못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비대위원장은 당내 인사와 외부인사가 골고루 포진된 비대위를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이 당연직 비대위원으로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초선 쇄신파인 김세연, 홍정욱, 권영진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외부인사로는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과 보수논객인 이상돈 중앙대 교수가 거론되고 있다. 이외에도 대북외교안보 전문가, 2040세대를 대표할 만한 인물 등이 포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