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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이 청와대 간 까닭
토크 콘서트라는 게 뭔지는 모르지만, 레임덕 청와대 하는 짓 치곤 다소 엉뚱하다. 임기 초에는 청와대 안에 목사를 초치해 기독교 예배를 봤다 해서 구설에 오르더니, 임기 말에 이르러서는 또 불교승려를 초치해 토크 콘서트인지를 했다니 이건 또 그 나름의 구설에 오르지 않으려나?
청와대가 구설수에 휘감기든 말든 구경꾼으로서는 전혀 괘념할 바 아니다. 다만, 무슨 일을 할 때는 다 그만한 맥락이 이해돼야 보는 사람들도 고개가 끄덕여질 터인데 이건 어째 느닷없다. 왜 갑자기 청와대에서 토크 콘서트 운운 하는 생경스러운 이름의 행사를 했다는 것이며, 그 주인공이 왜 하필 꼭 법륜 스님이라야 했다는 것인지가 얼핏 수긍이 가지 않는다.
더군다나 법륜 스님은 안철수 현상과 더불어 상당히 정치화 돼 있는 인물이다. 대통령부(府)는 원래 ‘정치적’인 것과는 거리를 두려고 하는 게 통상인데, 그래서 설령 정치와는 무관한 것이라 해도 혹시 정치적으로 오해를 살 우려가 있다 하면 가급적 기피하는 게 보통인데, 왜 정계개편이다 뭐다 해서 아주 미묘한 국면임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그런 정치화 된 인물을 굳이 불러들여 한 장면 만든 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안철수 현상은 박근혜 씨와는 대척점에 있다. 대척점이 적절한 말이 아니라면 “박근혜 대세론을 흔든 현상” 정도로 해 두어도 무방하다. 어쨌든 박근혜 진영으로서는 썩 달갑게 환영할 리는 없는 현상이다. 법륜 스님은 그런 안철수 현상의 프로듀서 쯤 되는 캐릭터다.
그렇다면 법륜 스님은 박근혜 진영이 최소한 ‘우리와 한 통속’이라고 불러 줄 사람은 아니다. 나아가선 ‘우리와는 다른 길을 가는 사람’으로 여길 수도 있는 캐릭터다. 그런 그를 이명박 청와대가 뜬금없이 불러들여 쇼를 한다? 오비이락(烏飛梨落)? 아니면 의도된 연출? 어느 게 정답인지는 알 방도가 없다. 쉽게 속단하려 하지도 않는다. 다만 묻는 것뿐이다. 어딘가 좀 고개가 갸우뚱해져서.
류근일 /본사고문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