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은 위대한 역사’, 이것도 표현의 자유? 납북자 “北주민 북한 더 사랑하는 사람들…” 한숨
  • <한겨레신문>이 김정일ㆍ김정은 부자와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인터넷 종북 카페 '사방사'를 옹호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0분 무렵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로 해병대원 2명이 전사했고 16명은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온 나라가 공포에 휩싸였다.

    하지만 네이버 카페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이하 사방사)’에는 북한의 무력도발을 ‘위대한 당의 위대한 력(역)사가 완성되었다’며 북한과 김정일을 찬양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카페를 살펴보니 북한과 김정일에 대한 찬양 글 일색이었다.

    특히 2010년 9월 말 김정은이 김정일의 후계자로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후부터는 김정은에 대한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 ▲ 김일성 담은 모습을 의도적으로 연출하고 나타난 김정은ⓒ
    ▲ 김일성 담은 모습을 의도적으로 연출하고 나타난 김정은ⓒ

    김정은이 나타나자 사방사는 ‘기백의 장군 김정은 대장의 공식 출현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 합니다’라는 제목의 공지사항을 곧바로 띄웠다. 회원들은 다음과 같이 김정은의 등장을 열렬히 반겼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김정은 대장이 공식 출현하였으므로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입니다. 이제 다 죽었어.’

    ‘님을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 넘치는 기백과 풍모, 진정 하늘이 내리신 새 시대의 지도자십니다.’

    ‘김정은 대장님 오늘 사진으로라도 뵙게 되어 감사합니다. 우리민족을 위하여 조금 더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사방사 철기전사들은 김정은 대장님의 큰 뜻을 이루어지기를 위하여 가슴깊이 기원합니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통일된 조국에서 김정은 대장님 뵈었으면 합니다.’

    ‘아 이기쁜 마음을 글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만세!!’ ‘드디어 대장님 얼굴이 공개. 저도 만세입니다.’

    ‘정말 외모며 풍채까지 수령님을 그대로 닳으셔서 놀랬습니다. 조부님의 못 다하신 염원을 이루게 하신 추진력 감사드립니다. 하나 된 조선 만세입니다.’

    ‘이제 장군님께서 손만 올리시면 어서 오십시오.’ ‘김정은 대장님 만세!! 조국통일 만세!! 사방사 만세!!

    ‘불멸의 항일투사이셨던 할아버지(김일성)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성대국 조선의 기틀을 확고히 하신 아버지(김정일)의 정수를 물려받아 하늘이 내린 대업을 꼭 성취하시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만세. 조선노동당 만세. 김정일 위원장 만세. 김정은 대장 만세.’ ‘차분하게 냉정하게 기다립니다.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인민이 되는 날을.’

    ‘드디어 출현하셨다. ‘척척척’ 대장님 발소리. 눈 빠지게 기다립니다.’

    '사방사' 카페를 개설한 후 수 년 간 노골적으로 김정일 부자를 찬양했던 운영자 황길경 씨는 결국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황 씨는 기소 후에도 김정일 찬양을 멈추지 않았다. 심지어 자신을 놓고 열린 재판정에서도 ‘김정일 장군 만세’를 외쳤다.

    이런 '사방사'와 황 씨를 <한겨레신문>이 옹호하고 나섰다.

    지난 11월 28일 <한겨레신문> 송경화 기자는 "평범했던 그들은 왜 ‘김정일 만세’를 외치게 됐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황 씨 주장을 일방적으로 소개하고 정당화했다.

    송 기자는 기사 부제목으로 ‘정부ㆍ언론 발표 밖에 없는 북한 정보 제대로 알고 싶다’라는 문장을 선택했다. 공식 정보를 믿지 않는 사방사 회원들이 스스로 북한에 대해 알기 위해 이 카페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송 기자는 황 씨에 대해 “그의 신념은 한국 사회 다수와 분명히 구분된다. 다만 그 신념이 한국 사회를 실제로 위협하는지는 분명치 않다. 그들은 현실에서 평범하고 조용한 개인이었고, 온라인에서는 열성적이지만 고립주의를 즐기는 누리꾼이었다”고 적었다.

    송 기자는 또 “이들(사방사 회원) 중 북한이 펴낸 ‘주체사상 총서’ 등을 접한 이가 없다. 사상ㆍ이념에 특별한 관심도 없었다. 북한 당국과 연계를 맺는 일에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들은 온라인에 퍼진 북한의 군사ㆍ무기ㆍ외교 정보를 모으고 해석하는 데 집중해왔다”고 주장했다.

    송 기자는 북한의 ‘3대 세습 체제’에 대해서도 “1~2년도 아니고 60여년 동안 같은 체제로 유지되는 것은 강압이 아니라 합의에 의한 것 아니겠느냐?”며 사방사 회원들의 주장을 그대로 옮기기도 했다.

    이 기사는 인터넷 포털 네이버 등을 통해 금방 퍼졌다. 인터넷 안보감시단 ‘블루아이즈’는 이 기사를 찾아내 홈페이지에 공개, 비판했다.

    블루아이즈 게시판에 <한겨레신문>의 기사가 올라오자마자 네티즌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웅스클럽’이라는 필명의 네티즌은 “송 기자가 북한에 가서 고생을 좀 해봐야 ‘아 우리가 좋은 나라에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할 텐데”라고 비판했다.

    필명 ‘설송’은 “비록 우리사회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의식이 팽배해져 있으나 국가 안보만큼은 좌ㆍ우 할 것 없이 한마음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일부는 안보에 대해서도 항상 반대방향이니…”라고 한탄했다.

    필명 ‘애드워드’도 “이제는 우리가 나서야 할 때다. 정당한 대한민국의 권리와 자유수호를 위해 일하시는 분들이 전면에 나서 종북ㆍ좌파 세력들에게 경종을 울려야 한다”며 지적했다.

    경찰이 인터넷의 친북 불법 선전물을 적발해 수사한 뒤 삭제 조치한 건수는 2009년에만 1만 4,430건에 이른다. 선전물은 대부분 김일성ㆍ김정일 부자를 찬양하고 대남 혁명투쟁을 선동하는 내용이었다.

    이 같은 '사이버 친북 행위'는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현재는 폐쇄됐지만 황 씨의 사방사 또한 회원이 7,000명을 넘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

    이에 대해 납북자가족모임 최성룡 대표는 “북한 내에서도 김정일 친위세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김정은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오히려 남한에서 김정일, 김정은을 더 지지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북한 주민 대다수는 언젠가는 북한이 망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정확한 실상을 몰라 이 같은 기사나 카페가 나온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