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치 데뷔 실패 후 “대통합! 대통합!”

“야권 대통합만이 유효적절한 대안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박근혜의 벽’을 실감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쓰린 속내를 털어놨다.

10.26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에서 민주당 이해성 동구청장 후보를 총력 지원했다가 쓴 맛을 본 문 이사장은 26일 “새로운 정치에 대한 희망을 주고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으려면 (통합이 아닌) 선거연대를 통한 후보단일화로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최근 높은 지지율을 얻으면서 ‘대선 가도’를 달리는가 싶더니, 공식적인 정치 데뷔 무대에서는 낙제를 면치 못한 문 이사장이다.

그는 이날 “야권정당과 시민사회가 함께 하는 대통합을 통해 새 정치에 대한 희망을 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자신이 총력지원했던 부산 동구청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배한 것에 대해 “동구를 다니면서 변화를 바라는 시민의 마음을 거듭거듭 확인할 수 있었지만 힘이 모자라 동구 주민의 열망을 다 감당하지 못해 송구스런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달리 동구는 야당 간 선거연대를 통한 후보단일화에 그쳤다. 결국 선거연대를 통한 후보단일화만으로는 시민의 지지를 받기에 충분히 않은 것같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번 재선거는 부산에서 민주당이 갖는 한계를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부산 지역에서 민주당의 지역적 한계는 민주당만의 힘으로는 넘어서기 힘든 게 현실이다. 그것조차도 대통합으로 함께 극복해내야 하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문 이사장의 이러한 발언은 ‘박근혜 대 문재인’의 대결이라고 불려온 동구청장 선거의 패배를 인정하지만, 광범위에서 야권통합이 이뤄졌을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야권 대통합 추진기구인 ‘혁신과통합’의 상임대표인 문 이사장은 “서울시장 보선 자체가 통합의 정신에 기반한 선거로 치러졌고, 당선된 박원순 시장도 함께할 것을 약속한 만큼 통합 행보에 한층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제 정당과 협의하고 설득하고 중재하면서 대통합을 위한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을 제외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다른 야당이 대통합에 부정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진보정당 간 통합노력이 뜻대로 되지 않아 지도부가 당원을 통합으로 끌고가는 것이 힘든 분위기가 됐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진보정당도 후보단일화의 한계를 인식하고, (통합 후) 독자성과 정체성을 충분히 보장하는 방안을 제시하면 입장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