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중·북부 지역이 대규모 홍수로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가운데 방콕 돈므앙 공항이 25일 강물 범람으로 폐쇄되는 등 방콕 침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태국 정부는 상류 지역의 강물이 유입되는 시기와 바닷물 만조 때가 겹치는 28∼31일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방콕 전역이 물에 잠기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27∼31일을 임시 공휴일로 선포했다.

    태국 공항당국은 이날 오후 돈므앙 공항의 활주로가 침수됨에 따라 공항을 11월1일까지 폐쇄키로 했다.

    방콕 북단에 위치한 돈므앙 공항은 하루 100여편의 비행기가 이용하는 태국 최대의 국내선 공항이다. 국제 공항인 쑤완나품 공항은 아직까지 홍수의 영향을 받지 않아 정상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돈므앙 공항 내에 설치돼 있는 홍수구호지휘센터(FROC)는 현재까지 출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지 않기로 했다. 돈므앙 공항내 임시 보호센터에 있는 수재민들은 다른 지역으로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또 만조 때인 28∼31일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평일인 27일과 28일, 31일을 임시 공휴일로 선포했다.

    임시 공휴일 지정으로 주말인 29일과 30일을 고려하면 5일 동안 행정서비스가 중단된다. 금융기관들도 임시 공휴일 기간 휴업 여부를 검토중이다.

    상류 지역의 강물이 계속해서 방콕 지역으로 유입되면서 방콕 북부, 동·서부 지역에서는 홍수 방지벽 유실 등으로 침수 지역이 속출하고 있다. 상업지구 등이 밀집해 있는 방콕 도심은 아직까지 직접적인 홍수 피해를 입지 않고 있다.

    방콕 북부의 방쁠랏 지역에서는 이날 오후 홍수방지벽이 붕괴돼 이 일대 주민 3만여명에게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방콕 시 당국은 북부의 돈므앙과 락시, 동부의 7개 구역 등 9개 구역에 대해 홍수 경보령을 이미 내려놓았다.

    차런 파사라 방콕시 수도청 청장은 수돗물 상황이 예상보다 악화하고 있다면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방콕 시민들에게 수돗물 비축을 당부했다.

    쑤쿰판 빠리바트라 방콕 주지사는 "방콕 동·북부 등에서 88개 지점이 이미 침수된 상태"라면서 "방콕 도심과 외곽 모두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침수 지역의 물은 펌프 장비 등을 이용해 최대한 빨리 배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국은 지난 7월25일부터 중·북부 지역에서 계속되고 있는 대규모 홍수로 366명이 숨졌고, 피해 규모가 최대 5천억바트(18조3천6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