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보좌관 경력 대부분 야권, 나 후보와는 1년 미만강성만, "정치공작, 김대업 떠 오른다"
  •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함께 일했던 전 보좌관이 올린 “저는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를 반대합니다”라는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건의 주인공은 김학영 씨. 그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나 의원이 서울시장이 되는 것에 반대하는 이유는 너무 많지만 우선 첫 번째가 판단능력”이라며 비판했다.

    나 후보가 의원 시절 보좌관을 했던 사람이 선거 국면에서 갑자기 비판적 의견을 제기한 것만으로도 해당 글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 ▲ 김학영 전 보좌관 블로그ⓒ
    ▲ 김학영 전 보좌관 블로그ⓒ

    문제는 김 씨가 ‘왜 이런 시점에 이 같은 글을 올린 것이냐’다.

    김 씨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그냥 개인의 의견을 밝힌 것일 뿐”이라고 했지만, 현재 박원순 후보 캠프의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나 후보 측은 “김 씨가 정치공작을 벌이고 있다”는 눈초리다. “과거 ‘김대업’이 떠오른다”며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나 후보 선대위 강성만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 후보측이 시민단체의 순수성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공작정치까지 하고 나선 것 같다”며 “김씨가 스스로 밝힌대로 민주당 추천을 받아 박 후보 캠프에 간 사람이 과거 자신이 모셨던 나 후보를 공격하는 것은 그 모양새가 공작정치의 냄새가 나고 횡설수설하는 내용 또한 신뢰하기 어렵다. 과거 ‘김대업’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 선대위 관계자는 “개인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선대위(박 후보)에서 특별한 활동을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씨의 페이스북엔 박 후보 캠프에서 일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과 박 후보 캠프 안에서 창밖을 찍은 사진 등이 게재돼 있다.

    취재결과 김 씨는 나 후보가 17대 초선 의원 시절 약 6개월 가량 함께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올해 7월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기획 본부장 직책을 맡으며 나 후보와 함께 일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씨가 그동안 했던 정치쪽 일은 대부분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에서 일을 했다. 김 씨는 14대 손세일 국회의원 시절 비서로 시작해, 15대에는 김민석 의원과 함께 일을 했다.  김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를 출마하면서 역시 함께 일을 했고, 임창렬 전 경기도지사가 도지사 선거를 출마할 때도 힘을 보탰다.

    이후 김 씨는 사업차 러시아를 오가며 정치권 보좌직 일을 잠깐 쉬다, 17대 나경원 의원의 보좌관으로 6개월 가량 일을 했다. 다음에는 다시 통합민주당 이상경 의원의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다시 러시아 부동산 사업 쪽으로 눈을 돌렸던 김 씨는 올해 나경원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서면서 다시 합류했다.

    하지만 나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검토하는 시점에 김 씨는 돌연 민주당 정무위원회 금융관련 전문위원으로 지원했다가 떨어졌다.

    당시 전문위원 발탁에 관계했던 민주당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김 씨의 과거 이력이 정당을 자주 옮겨다녔고, 신뢰할 없는 부분이 많았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나 후보 측 관계자는 “김 씨를 나 후보 서울시장 선거 캠프로 영입하자는 말도 있었지만, 결국 취소됐다. 나 후보도 ‘더 이상 김 씨를 믿지 못하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서울시장 선거 나 후보 캠프 영입 제안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내가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이번 블로그 글은 철저히 저의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