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주민의 비교능력을 키워라

     일본으로 표류했다가 한국으로 들어온 탈북동포들의 진술에 따르면 최근 3대 세습이 진행되고 있는 북한 현실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갈수록 점증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 당국도 그런 동향에 극도로 긴장하고 있으며, 주민에 대한 통제도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했다. 일본 산케이 신문의 보도였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의 마음에도 이제는 어느 정도 비교 능력 같은 것이 생기고 있다는 이야기일까?
    비교 능력이야말로 인간이 인간적 속성을 회복하는 첫 걸음이다.
    저기는 저런데 우리는 왜 이런가? 이런 회의가 들수록 허위의 철옹성엔 금이 가기 시작한다.
    둑에 바늘구명이 생기면 그것은 언젠가는 바람구멍으로 커지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의 핵심이 잡힌다. 그 비교 능력을 계속 키울 방도를 취하는 것이다. 어떻게 키우나? 정치 경제 이론 이전에 넓은 의미의 한류를 계속 침투시키는 것이다.

    남한의 일상적인 생활상을 담은 비디오를 왕창 들여보내는 것이다. 일요일 날 한강 고수부지에 나온 가족들이 즐겁게 뛰어노는 모습, 일반 가정집의 명절 풍경, 대학생들의 캠퍼스 정경, 재래시장의 활기 찬 모습, 고속도로와 ktx, 연휴 기간의 인천공항 출국장 풍경...

      비교 능력이 커질수록 북한은 2중구조가 될 것이다. 껍질과 알맹이가 따로 놀 것이다. 껍질이 얇아지고 알맹이가 두터워질 것이다. 인위적으로 어찌 하려고 하지 말고 그 상태가 계속 심화 되도록만 하면 된다. 그러면서 불안한 권력자가 대남도발로 위기를 탈출할 유혹에 기울지 않게끔 압도적인 억지력과 보복능력을 확충하는 것이다. 이보다 더 확실한 대북정책이 또 어디 있을까?

      외국 가서 공부깨나 했다는 자칭 북한 전문가들, 대북정책으로 먹고 사는 관련 정치인들과 당국자들은 자기들의 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되지도 않을 대북 보따리를 자꾸 펴놓고 싶어 한다. 이 호사가들의 호사(好事) 취미가 문제다. 좀이 쑤셔 좀 가만히 있을 줄을 모른다. 그들은 대북정책을 실험삼아 하거나 정치상품화 함으로써 대북 정책을 곧잘 도로(徒勞)에 그치게 만들곤 해 왔다.

      가만히 있는 게 가장 적절한 또는 불가피한 방도일 때가 많다. 그러면서 가만히 있지도 말아야 한다. 바로, 북에 한류를 더 많이 퍼뜨려 주민들의 마음을 이쪽으로 돌리는 것이다. 그거야 김정일인들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류근일 /본사고문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